증권업계에 차세대 시스템 구축 바람이 일면서 곳곳에서 시끌벅적하다. 이미 차세대 프로젝트를 완료해 한숨 돌리고 있는 곳도 있고 한참 진행 중인 곳도 많다. 또 이들이 프로젝트를 완료하고 난 뒤 진행할 곳도 적지 않게 있다. 차세대는 새로운 비즈니스 전략에 맞춰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는 만큼 말도 많고 탈도 많다. 

어떤 개발방법론이 자사에 적합한 것인지, 추진 방향성은 어디에 초점을 둬야 하는 것인지, 빅뱅으로 가야 하는 것인지 등 고려해야할 요소들도 많다. 대신증권, 우리투자증권, 삼성증권, 대우증권, 신영증권, 신흥증권, CJ투자증권 CIO를 만나 차세대에 대한 의견과 개선 사항 그리고 향후 계획들에 대해 들어봤다.  
          

“장기적으론 J2EE 기반 바람직” 

신영증권은 3, 4년 전부터 자산 관리와 증권 서비스 업무에 초점을 두고 관련

대신증권이 차세대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여러 도전적인 모험을 진행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은 국내 처음으로 J2EE 기반 환경으로 기간계 시스템을 재구축한다는 점이다. 증권사들 대부분 TPM(TP 모니터)를 적용해 코어 업무를 처리하고 있는 반면, 대신증권은 주문 체결 시스템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모두 J2EE 기반의 자바를 채택할 예정이다. 

대신증권 김병철 상무는 “현재 추세를 살펴보면 신규 개발 솔루션들의 대부분이 자바로 개발되고 있으며, 국내 개발자들 또한 자바 환경에 익숙해져가고 있다”며, “향후 10년을 내다보고 하는 차세대 시스템인 만큼 이런 추세를 적극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대신증권이 이번 프로젝트에서 자바 엔터프라이즈 환경으로 구현하는 것은 분명 ‘차세대’ 시스템 구축이라는 명분을 뒷받침하기에 충분한 요소임에 틀림없다. 기존 금융권에서 J2EE 기반 자바 환경을 쓴 곳이 없었을 뿐더러 코스콤이 지난 2005년도에 자바 환경으로 구축하려다 내부 현업의 반발이 심해 진행하지 못한 점을 미뤄 업계 측면에서도 획기적인 변화로 평가받고 있다.  

김병철 상무는 “자바를 단순히 기술서만 보고 결정한 것이 아니라  자체 기술검증(PoC) 테스트를 한 결과 기존 TPM과 비슷한 성능을 보이는 등 J2EE의 성능이 예전보다 많이 향상됐다”며, “자바의 경우 매년 두 배 이상의 성능 개선이 이뤄짐에 따라 내년이면 더욱 고성능의 시스템을 채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특히 자바는 하드웨어와 미들웨어 벤더에 독립적으로 운영된다는 것이 강점”이라며, “신속한 상품 개발과 개발된 프로그램의 재사용성에 무게 중심을 뒀다”고 강조했다. 

대신증권의 경우 코어 업무에 전사적으로 자바를 적용하지만, 이 중에서 주문 시스템은 제외된다. 속도가 중요한 주문 업무는 이미 충분히 검증을 받은 기존의 TPM을 그대로 구현할 예정이다. 즉, 주문 업무와 코어 업무가 독립적으로 운영되도록 시스템을 이원화해 서로 유기적인 연계를 통해 성능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대신증권은 주문 체결 시스템 또한 시스템이 안정화되면 빠르면 1년, 늦으면 3년 내에 자바 환경으로 모두 전환할 계획이다. 

“차세대, IT만의 잔치로 끝날 수 있다”
  

유용환 우리투자증권 신시스템구축 TF팀 상무

신영증권은 3, 4년 전부터 자산 관리와 증권 서비스 업무에 초점을 두고 관련

차세대 시스템 구축에 있어 가장 핵심 사항 중 하나가 증권사의 향후 비즈니스 방향과 함께 이를 지원하는 IT 전략 방향이 일치돼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선진 투자은행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유닉스 기반 개방형 IT 시스템 구축에 들어갔다. 

시스템 구축 전 사전 준비 단계를 철저히 진행했던 우리투자증권은 시스템 구축에 앞서 PI(프로세스 이노베이션) 단계를 수행한 것이 특징으로 꼽힌다. 조직 내 모든 프로세스를 분석하고 재설계해, 차기 시스템과 관련 업무에 이를 적극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우리투자증권 신시스템구축TF팀 유용환 상무는 “이번 차세대 시스템은 영업점이나 본사에서 이뤄지고 있는 개선 업무 요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PI의 경우 업무 프로세스가 개선되는 것이 눈에 보인다. 사전에 발생하는 오류를 미리 방지할 수 있으며, 정해진 틀에 의해서 진행되는 만큼 보다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덧붙여 “사용자 입장에서 실질적으로 개선되는 효과가 없다면 차세대 프로젝트는 IT만의 잔치로 끝날 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이번 차세대 시스템 구축을 통해 7년 이상 사용해 왔던 기존의 노후화된 시스템을 개선해 진정한 고객 중심, 사용자 중심의 시스템으로 탈바꿈하길 기대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마케팅 활동이나 새로운 상품 개발에 있어 현업 요구에 대한 대응 속도를 단축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용환 상무는 “IT도 현업의 비즈니스와 함께 운영돼야 한다”며 “마케팅이나 영업 마인드를 이해할 수 있는 자세로 시스템 개발에 나서야만이 투자한 만큼의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 설명했다. 현재 우리투자증권은 변화관리 계획을 세워 현업과 의사 결정을 마무리 하는 단계에 있다. 별도의 변화관리 인력을 구성하는 등 무엇보다 현업과의 협업에 초점을 맞춰 진행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장기적으론 J2EE 기반 바람직”      
 

신영증권은 3, 4년 전부터 자산 관리와 증권 서비스 업무에 초점을 두고 관련 비즈니스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삼성증권의 차세대 시스템이 지난 9월 가동에 들어갔다. 2005년 10월부터 시작해 2년 동안 추진해온 이번 프로젝트는 삼성증권의 차세대 경영 전략을 뒷받침하는 핵심 인프라 스트럭처를 구현했다. 특히 삼성증권의 차세대는 여러 가지 상품들을 통합 관리 할 수 있는 종합 계좌를 도입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의 경우 상품별로 계좌가 하나씩 만들어진데 반해 종합계좌를 통해 하나의 계좌에서 모든 상품의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증권 정보시스템팀 김정태 고문은 “하나의 계좌에서 펀드나 주식, 선물 거래, 파생 상품 등에도 투자할 수 있다”며, “기존의 시스템 구조가 상품별로 나열돼 있었다면 이젠 고객 중심으로 구현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일부 증권사에서 이런 서비스를 표방하고는 있지만 그것 자체가 통합 상품으로 나왔을 뿐 시스템 전체의 구조가 바뀌는 것은 처음”이라며, “향후 추세는 이런 방향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2020년까지 세계적으로 10위권 안에 드는 투자은행이 되는 것이 목표다. 이번 차세대는 이런 장기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기본 인프라 스트럭처를 구현한 셈이다. 글로벌 대형 투자은행의 경우 투자은행(IB)부문과 자산 관리 및 증권 서비스부문, 그리고 자기거래부문으로 크게 3가지 업무로 나눌 수 있다. 이런 세 업무가 모두 균형적으로 이뤄질 때 대형투자은행이라 볼 수 있다. 

김정태 고문은 “같은 회사이더라도 세 가지 업무가 따로 운영돼야 한다. 때문에 대형투자은행을 지원하는 시스템이라면 세 가지 업무 영역에 따른 독립된 시스템을 별로도 만들어져야 한다”며, “기술적인 표준을 만드는 것에서는 공유할 수 있지만 실제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 부분은 별도 구축 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원장을 법인이 쓰는 곳과 리테일에 쓰는 일반 브로커리지를 분리해야 한다”며, “삼성증권은 이번 차세대를 통해 이런 분리 작업을 하기 위한 기술적인 구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계획과 업무, 세밀한 분석이 관건”   
 

신영증권은 3, 4년 전부터 자산 관리와 증권 서비스 업무에 초점을 두고 관련 비즈니스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대우증권은 지난해 9월부터 본격적으로 프로젝트에 착수해 현재 테스트 단계를 진행 중이다.  ‘글로벌 투자은행으로의 도약을 위한 인프라 구축’이 이번 차세대 사업의 목표로 내년 3월안에 가동할 계획이다. 대우증권 IT센터 이정민 상무는 “자통법에 대비해 신성장엔진을 지원하는 IT 인프라를 확보하기 위해 유연성과 속도 경쟁력, 확장성을 갖춘 시스템 구축을 강조했다”며, “업무적으로는 상품 중심이 아닌 고객 중심의 관리체계로의 전환을 꾀했다”고 설명했다. 

대우증권은 이번 차세대를 통해 향후 수년간 회사의 비즈니스 혁신을 지탱할 수 있는 무결하고 효율적인 시스템을 출범시키는 것이 최대의 목표이다. 또한 이번 차세대를 통해 시스템 아키텍처를 정리하고 시스템의 디테일한 부분까지 추적 관리할 수 있는 진보된 모니터링 체계를 갖춰 예측 분석이 가능한 시스템을 운영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대우증권의 차세대 프로젝트의 경우 개발 작업이 들어간 것은 지난해 여름이지만 훨씬 이전부터 검토 작업을 해왔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었다. 또한 개발 요구에서부터 실제 테스트까지 현업과의 협조 관계가 원활히 이뤄짐에 따라 별 무리없이 진행이 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리고 프레임워크 솔루션 제공자와 실제 개발자가 동일한 회사이기 때문에 튜닝 작업이나 커스터마이징 작업에서 보다 유리했다는 입장이다.   

이정민 상무는 “내부적으로는 2004년부터 사전에 타당성 조사를 했고, 인원차출 등에 대비한 IT 직원들의 업무역량을 강화하는 등 사전 작업을 철저히 준비했다. 때문에 타사들보다 초기소요시간이 적었던 것으로 분석된다”며, “차세대 프로젝트를 위해 설정하는 목표와 내부적 이해를 분명히 하고 초기계획과 업무분석 및 설계 등을 명확히 하고 가급적 세밀하게 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많은 금융회사들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자 하는 만큼 경험 있는 개발인력의 확보와 유지를 염두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IT는 비즈니스 위한 툴일 뿐”
 

신영증권은 3, 4년 전부터 자산 관리와 증권 서비스 업무에 초점을 두고 관련 비즈니스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신영증권은 3, 4년 전부터 자산 관리와 증권 서비스 업무에 초점을 두고 관련 비즈니스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이런 신영증권의 차세대 경영을 지원하기 위해 IT 시스템도 ‘차세대’로 새로운 단장에 나섰다. 이달부터 분석 단계에 착수한 신영증권은 2009년 4월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주사업자인 삼성SDS 개발자들이 참가해 전체 프로젝트 기획과 준비 체계를 점검 중이다. 신영증권의 차세대 진행에 있어 차별점은 사전 PMO 프로젝트 추진해 주 사업자 선정과 초기 논리 모델을 구축했다는 것이다. 

신영증권 김순성 이사는 “차세대 전 공정에 걸친 PMO 조직으로 투이컨설팅을 선정해 개발 SI업체 선정 작업부터 이미 시작했다”며, “또 차세대 증권모델의 신속한 도입과 신영증권 내부 역량 강화를 위한 모델링 작업을 조기에 실시함으로써 업무요건 분석을 이미 70% 이상 완료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영증권의 차세대 시스템의 경우 고객 중심의 서비스 제공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 개선 및 시스템 구축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사장 직속 TF팀을 구성해 자산관리부문을 강화하고, 고객 경험에 기반한 CRM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상품이 아닐 고객으로 무게중심을 옮길 계획이다.  

또한 신영증권은 경영진의 전폭적인 지지와 현업의 참여 없이는 차세대 프로젝트가 의미없다고 판단해 ISP 프로젝트 때부터 현업과 IT의 공동 PM 제도 운영해 왔다. 또 현업 본부장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새로운 서비스 창출을 위한 임원진 중심의 별도 고객서비스 그룹도 운영할 예정이다. 

“새로운 영업의 선봉장 역할 기대”
 

신흥증권은 이달 24일 전산이관 프로젝트를 완료하고 내년 1월부터 차세대 시스템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신흥증권은 이달 24일 전산이관 프로젝트를 완료하고 내년 1월부터 차세대 시스템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또 채권부분과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비즈니스에 초점을 맞춰 지원 IT 시스템을 재정비할 방침이다. 신흥증권 허용 이사는 “대형 증권사들과는 달리 잘 알고 잘하는 부분에 집중하는 특화 전략으로 갈 예정”이라며, “채권 부분과 부동산 PF 부분이 자본력이나 인력 규모에 비해 상당히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까지는 별 문제가 없었지만 자통법이 시행되는 2009년 이후 새로운 시장 환경에 적응하기엔 현재의 시스템으로 한계가 있다”며, “이에 아웃소싱 파트너로 한국IBM을 지난 8월에 선정했다”고 말했다. 신흥증권은 기존 시스템의 노후화로 인해 서비스 지원에 한계가 있었을 뿐 아니라 새로운 업무에 대응해 신속한 맞춤 서비스가 필요했다. 이에 증권업계 최초로 아웃소싱 파트너로 한국IBM을 선정했다. 단순 솔루션 납품과 개발로 끝나는 것이 아닌 개발과 운영을 모두를 한국IBM이 진행하고 했다. 

허용 이사는 “한국IBM과의 협력이 비용 절감 차원에서 진행된 것이 아니라 전략적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자통법 이후에는 모든 증권 업계가 글로벌 추세로 갈 수 밖에 없다. IBM은 IT 분야에서 대표적인 글로벌 회사이다. IBM이 가지고 있는 기본 노하우를 향후 신흥증권이 핵심역량으로 강화하고자 하는 부분과 접목시켜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IT가 단순 백업만 해주는 것이 아닌 선진화된 시스템으로 새로운 영업을 창출해 나가는 선봉장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늦게 시작하는 만큼 시행착오 줄일 것”
    

CJ투자증권은 지난달 팀별로 한명씩 총 8명의 차세대 TF팀을 구성했다. 아직 향후 CJ투자증권의 아직 비즈니스 방향이 정해지지 않은

 CJ투자증권은 지난달 팀별로 한명씩 총 8명의 차세대 TF팀을 구성했다. 아직 향후 CJ투자증권의 아직 비즈니스 방향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라 내년 3월 구체적인 계획이 세워지면 본격적으로 차세대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CJ투자증권 이형태 이사는 “향후 차세대 프로젝트를 하기에 앞서 기술적 검토 사항들이 많기 때문에 미리 TF팀을 구성한 것”이라며, “이달에 차세대 시스템에 대한 청사진을 그리고내년 상반기 안에 전체적인 개발 일정이나 방법을 잡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CJ투자증권은 아직 자통법이 정확히 정해진 것도 없을뿐더러 아직 신탁이나 파생에서 인가를 받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에 내년 중반에 인가받게 되면 차세대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달부터 준비를 시작해 내년 중반쯤 실제 개발에 착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형태 이사는 “대형 증권사들이 앞다퉈 차세대 시스템을 개발한다고 해서 중소형 증권사들도 유행처럼 할 필요는 없다”며, “지금 현재 다른 증권사들이 여러 다양한 차세대 사례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충분히 진행 상황들을 지켜본 후 벤치마킹하는 것이 오히려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실제 단위 업무의 비즈니스 로직은 변경되기 않기 때문에 큰 변화 없이 차세대를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CJ투자증권은 차세대 진행에 있어 필요한 시간을 충분히 확보해 사전 검토를 철저히 하면서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 강조했다. 또 기술적인 구조를 완전히 바꿀 계획이 없는 한 특정 부문에 노하우가 있는 업체와 협력할 지 모르지만 전체 차세대 프로젝트를 SI 업체에게 줄  의향은 없다고 말했다. 

성현희 기자 ssung@ittoday.co.kr

[IT TODAY 2007년 12월호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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