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아이폰 ‘콜’…가입자 대이동 어디로?
SK텔레콤의 아이폰 가세에 따른 KT, LG유플러스 등의 기류가 심상찮다. 지난 1년여 동안 KT는 아이폰 독점공급으로 가입자유치와 프리미엄 고객확보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했지만, 앞으로는 SK텔레콤과 아이폰 가입자를 나눠가져야 할 판이다. SK텔레콤은 지난 3월 16일부터 애플 아이폰4를 정식출시하고 19일부터 당일개통 방식으로 판매하고 있다.

지난 1년간 국내 통신시장에서 애플 아이폰을 가진 KT와 그렇지 못한 SK텔레콤, LG U+ 간의 희비는 분명히 갈렸다. 아이폰을 사기위해 길게 늘어선 행렬이 가입자 대이동으로 이어지는 현상 때문에, 이제 아이폰 신제품이 출시된다는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통신시장에는 전운이 감돌 정도다.
작년 8월 KT를 통해 아이폰4의 사전예약가입이 시작되자 첫 날 10시간 만에 11만명 이상이 몰려들었다. 당시 11만명 중 46%가 번호이동가입자였으며 즉, 아이폰4를 예약한 사람 가운데 절반 정도인 5만명 이상이 SK텔레콤과 LG U+를 뒤로하고 KT로 넘어온 것이다.

아이폰4가 정식출시됐던 작년 9월 당시 가입자이동 현황을 보면 아이폰발 엑소더스로 통신3사의 희비가 극명하게 갈렸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당월 SK텔레콤에서 KT로 이동한 가입자는 28만9258명, LG U+에서 KT로 이동한 가입자는 9만6774명이었다. KT가 각사에 뺏긴 가입자는 26만4473명, 6만795명이다. KT는 9월 한달간 SK텔레콤, LG U+양사로부터 각각 2만4785명, 3만5979명을 빼앗아온 것이다. KT는 아이폰4에 힘입어 작년 한 해를 통틀어 9월 한달동안 가장 많은 가입자를 양사로부터 끌어왔다. 하지만 SK텔레콤이 아이폰 판매에 가세함에 따라 KT의 독주는 더이상 어려울 전망이다. 오히려 신제품 아이폰5가 출시되면 KT 아이폰 사용자들이 SK텔레콤으로 이탈해 반대 양상이 벌어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최근 IT컨설팅기업 로아그룹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가 아이폰5를 동시 출시하면 SK텔레콤이 압승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조사대상 중 SK텔레콤 가입자 2318명 중 아이폰5 출시 때 이통사를 유지하겠다는 응답자는 94.7%(2196명)로 나타났으나, KT가입자 871명 가운데 이통사를 바꾸지 않고 아이폰5를 쓰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72.1%(628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LG유플러스 가입자 96명 가운데 아이폰5를 사면서 어느 이통사를 선택하겠냐는 질문에는 근소한 차이로 KT(41.7%)보다 SK텔레콤(58.3%)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차기작 아이폰5가 출시되는 상반기중 아이폰을 둘러싼 통신3사간 가입자 쟁탈전은 그 어느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2010년 번호이동자 이동현황>  

<출처 방통위>
                                                                                                         

아이폰, 이젠 통신사 ‘비교필수’ 

KT는 지난 27일 전국에 구축한 올레와이파이존이 5만국소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사진은 KT고객들이 서울 명동거리에서 와이파이에 접속해 스마트폰과 태블릿에서 무선인터넷을 이용하는 모습
망품질, 프리미엄AS, 요금제 경쟁점화
KT는 아이폰, SK텔레콤은 갤럭시S. 특정 제조사와 통신사의 강력한 유대관계에 기반한 마케팅 경쟁의 공식은 이미 깨졌다. SK텔레콤이 아이폰을 들여오기에 앞서, SK텔레콤의 강력한 우방이었던 모토로라는 KT와 손잡고 전략모델 ‘아트릭스’를 출시했으며, 삼성전자도 ‘넥서스S’를 KT와 SK텔레콤에 함께 공급하면서 통신사-제조사간 합종연횡이 계속되는 분위기다. 현재 특정 통신사에만 제품을 공급하는 제조사는 소니에릭슨 정도다.

덕분에 소비자들은 최신 스마트폰을 자신이 원하는 통신사를 통해 구매할 수 있게 됐다. 가입자이탈을 막기위해 특정 제품에 마케팅 자원을 총동원했던 통신사의 몰아주기식 지원도 이제 찾아보기 어렵게 됐으며, 앞으로는 차별화된 고객서비스와 네트워크품질, 경쟁력있는 요금제로 승부할 수 밖에 없게 됐다.

지난 3월 중순 SK텔레콤이 아이폰4를 판매하고 프리미엄AS로 차별화된 고객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히자 KT는 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SK텔레콤이 불량제품을 구매했을 경우 새 제품으로 교환해주는 기간을 종전 하루에서 7일로 확대하자, KT는 이에 질세라 14일로 연장했다. 또한 KT는 앞서 SK텔레콤이 제시한 AS센터 확대, 우수고객에 대한 추가혜택 등과 같은 서비스도 적용에 앞서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 아이폰4에 대한 수요는 포화상태로 이들 회사간 AS경쟁이 표면화되긴 어렵지만 아이폰5나 아이패드2가 출시되는 시점에서 양사간 가입자 유치의 승패는 네트워크 품질과 서비스 만족도에서 갈릴 것으로 보인다. 이는 비단 아이폰에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최신 스마트폰을 내걸고 가입자 몰이를 하던 종전과 달리 통신사업자의 서비스 품질이 도마위에 오른 만큼 네트워크 품질과 요금제 등이 소비자들의 선호를 끌어낼 수 있는 요소가 될 전망이다.

소비자들이 가장 민감하게 느끼는 부분은 네트워크 품질이다. 스마트폰을 사용자의 51.5%이상이 월 5만5000원 이상의 데이터무제한요금제를 사용하고 있어 이동통신사가 부담하는 데이터트래픽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방통위에 따르면, 작년 1월 국내 모바일데이터트래픽은 449TB였으나 올해 1월에는 5463TB로 1년 사이에 11.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91%로 4985TB가 스마트폰 사용에 따른 것이다. 특히, 아이폰 사용자들은 타 스마트폰 사용자 대비 데이터사용량이 월등히 많다. KT에 따르면, 올해 1월 아이폰 사용자의 기준 데이터 사용량은 지난해 1월에 비해 321%증가했으며, 이는 아이폰외 스마트폰(안드로이드 및 윈도모바일 25종)의 전체 증가량인 778%에 비하면 확연히 높은 수치다. 이처럼 스마트폰이 보급화되면서 통신사들의 네트워크 품질관리능력은 중요한 문제가 됐다.

실제로 KT 아이폰 사용자들은 데이터무제한요금제 도입 이후, 잦은 통화 중 끊김 현상과, 3G네트워트 사용시 속도저하현상이 발생해 높은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KT는 3G네트워크의 부하를 분산하기 위해 도심 내 촘촘히 구축한 5만국소 이상의 와이파이존와 82개 도시에 와이브로 전국망 구축으로, SK텔레콤은 빵빵한 3G네트워크와 신기술 펨토셀, 차세대 4G LTE 조기상용화로 앞서간다는 전략이다.

SK텔레콤은 지난 3월 19일부터 애플 아이폰4를 당일개통해 주는 방식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특히, SK텔레콤은 아이폰4 출시와 함께 차별화된 네트워크품질을 강조하는 이미지광고를 제작해 방영하고 있다. 지난 3월 23일부터 SK텔레콤은 자체 제작한 아이폰 광고를 공중파에 띄웠다. SK텔레콤은 이 광고에 ‘perfecT'라는 카피를 통해 최고의 제품과 최고의 네트워크가 만났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강조하고 있어 아이폰을 둘러싼 양사간 긴장감은 고조되고 있다.

이제 소비자들의 관심은 아이폰4 후속모델 아이폰5로 향하고 있다. 지난 달 초, SK텔레콤의 아이폰 판매는 기존 수요가 포화된 늦은 시점에 이뤄져 큰 반향을 일으키진 못했지만 후속제품인 아이폰5가 출시되는 시점에서는 SK텔레콤과 KT에 대한 소비자들의 냉정한 평가가 내려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하나의 아이폰, 두 개의 통신사를 두고 고민할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위해 SK텔레콤과 KT는 비교우위를 점하기 위해 각자의 강점을 부각시키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SKT-KT, 아이폰 서비스 내역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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