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 김병철 상무(CIO)

대신증권이 400억 원의 대규모 투자로 차세대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에 나섰다. 총 18개월 동안 4단계로 진행되는 가운데, 이번 달 요구분석 단계를 마무리 짓고, 2차 단계인 설계 작업이 다음 달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대신증권은 2009년 1월에 최종 완료한다는 목표다.

대신증권의 경우 처음 차세대 시스템을 고려한 지난해 초부터 업계의 화두로 떠올랐다. 이는 대신증권이 차세대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여러 도전적인 모험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국내 처음으로 J2EE 기반 환경으로 기간계 시스템을 재구축하는 점이다. 현 증권사들은 대부분 TPM(TP 모니터)를 적용해 코어 업무를 처리하고 있는 반면, 대신증권은 주문 체결 시스템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모두 J2EE 기반의 자바를 채택할 예정이다.

대신증권 김병철 상무는 “현재 추세를 살펴보면 신규 개발 솔루션들의 대부분이 자바로 개발되고 있으며, 국내 개발자들 또한 자바 환경에 익숙해져가고 있다”며, “향후 10년을 내다보고 하는 차세대 시스템인 만큼 이런 추세를 적극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대신증권의 차세대 프로젝트는 증권 시장에 남아있는 최후의 메인프레임 퇴출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차세대 시스템의 주전산기로 기존 메인프레임에서 유닉스로 다운사이징한다는 방침을 세웠고, 지난 10월 IBM 유닉스 서버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대신증권은 장기간 진행되는 프로젝트인 만큼 능력있는 개발자들을 프로젝트 마무리 단계까지 잘 이끌어가기 위해 업계 처음으로 개발자들을 위한 이벤트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이는 프로젝트 참여 6개월 이상된 개발자들에 한해 SI 업체가 개발 성과 인센티브를 지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별도의 프로그램이다.

3년 내 J2EE 기반 환경으로 모두 전환 

대신증권이 이번 프로젝트에서 자바 엔터프라이즈 환경으로 구현하는 것은 분명 ‘차세대’ 시스템 구축이라는 명분을 뒷받침하기에 충분한 요소임에 틀림없다. 기존 금융권에서 J2EE 기반 자바 환경을 쓴 곳이 없었을 뿐더러 코스콤이 지난 2005년도에 자바 환경으로 구축하려다 내부 현업의 반발이 심해 진행하지 못한 점을 미뤄 업계 측면에서도 획기적인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

대신증권 김병철 상무는 “자바를 단순히 기술서만 보고 결정한 것이 아니라 자체 기술검증(PoC) 테스트를 한 결과 기존 TPM과 비슷한 성능을 보이는 등 J2EE의 성능이 예전보다 많이 향상됐다”며, “자바의 경우 매년 두 배 이상의 성능 개선이 이뤄짐에 따라 내년이면 더욱 고성능의 시스템을 채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특히 자바는 하드웨어와 미들웨어 벤더에 독립적으로 운영된다는 것이 강점”이라며, “신속한 상품 개발과 개발된 프로그램의 재사용성에 무게 중심을 뒀다”고 강조했다.

대신증권의 경우 코어 업무에 전사적으로 자바를 적용하지만, 이 중에서 주문 시스템은 제외된다. 속도가 중요한 주문 업무는 이미 충분히 검증을 받은 기존의 TPM을 그대로 구현한다는 방침이다. 즉, 주문 업무와 코어 업무가 독립적으로 운영되도록 시스템을 이원화해, 서로 유기적인 연계를 통해 성능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주문 체결 시스템 또한 시스템이 안정화되면 빠르면 1년, 늦으면 3년 내에 자바 환경으로 모두 전환할 계획이라 밝혔다.

<표> TPM과 J2EE에 대한 비교(대신증권이 J2EE를 선택한 배경)

개발자들을 위한 별도 이벤트도 ‘눈길’ 

대신증권의 경우 지난 20여년 간 90% 이상 시스템을 자체 개발을 해 온 곳이다. 때문에 이번 차세대 프로젝트에서 SI 사업자(SK C&C)를 선정하는 것이 처음이었으며, IBM과 PMO를 맺은 것 또한 처음 이뤄진 일이다. 이런 점만으로도 대신증권 내부적으로는 많은 모험을 건 프로젝트라 할 수 있다.

대신증권 김병철 상무는 “자체적으로 일부분을 개발하고 있지만 차세대 프로젝트는 워낙 큰 규모이기 때문에 해외 선진 사례를 벤치 마킹하고, PMO를 맺어 기술 지원을 받는 형태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며, “특히 PMO 조직도 변경 관리 쪽이 아니라 기술 선도형 PMO 조직을 구성해 차세대에 가장 적합한 시스템을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차세대 프로젝트가 장기 프로젝트이고 동시 다발적으로 다른 증권사들도 개발에 나서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는 개발자들의 외부 유출 문제가 가장 우려되는 점”이라고 털어놨다.

현재 대신증권측은 차세대 프로젝트가 18개월 동안 진행되는 장기간 프로젝트인 만큼 개발 인력들의 관리에 대해서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SK C&C가 SI 사업자로 결정되면서 계속적으로 개발 인력이 투입되고 있고, 오는 12월 말까지 130여명으로 확충된다. 또 본격적인 구축작업이 들어가는 내년 초에는 200여명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대신증권은 프로젝트 성패를 좌우하는 우수한 개발 인력들을 계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별도의 이벤트 프로그램도 계획하고 있다.

대신증권 김병철 상무는 “우수한 개발 인력 자원을 프로젝트 끝까지 이끌어 가기 위해 인센티브 제도를 적극 지원할 방침”이라며, “6개월 이상 된 개발자들에 한해 PM이 상위 20%를 선발해 별도의 성과금을 지원해 동기부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SI 업체와 함께 개발자를 위한 별도 이벤트를 진행하는 것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이번 차세대 프로젝트의 이색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7년 이상된 베테랑급 내부 인력이 강점

무엇보다 대신증권의 경우 그동안 프레임워크를 자체 개발해오면서 시스템 개발에 대한 노하우가 다른 증권사들에 비해 많은 편이다. 특히 개발 및 전산 인력의 경우 평균 근속 년수가 7.5년 일 정도로 베테랑급 인력이 많고 이들 대부분이 대형 프로젝트를 경험한 적이 있다.

대신증권측은 프로젝트의 완성도를 보다 높이고,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차세대 시스템에서 이뤄지는 24개 업무에 7년 이상의 경험을 가진 그룹 리더를 배치해 이끌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성공 요인이 될 것이라 자부했다.

대신증권 김병철 상무는 “모든 개발 업무들을 SI 업체에 맡기지는 않는다”며, “각 업무별로내부 인력이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가장 경쟁력이 있는 부분은 SI의 도움을 받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성현희 기자 ssung@it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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