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7이 출시 1주년을 맞았다.

지난해 10월 22일 출시한 윈도7은 윈도시리즈 사상 유례없이 쓴맛을 봤던 ‘비스타(Vista, 2006년 출시)’ 이후 3년만에 출시된 차세대 운영체제(OS)다. 대대적인 업그레이드와 다양한 변신, 새로운 시도로 출시 전부터 많은 기대를 받았던 제품답게 단숨에 전작들의 기록을 갈아치우며 'MS의 역사에 남을 제품'으로 평가받기도 했다.

그동안 얼마나 팔렸나?
‘윈도7’은 출시 1년 만에 역대 최단기간 최다판매량을 기록하며 MS 운영체제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한국MS가 지난 21일 발표한 판매현황 집계 결과에 따르면, 윈도7은 국내에서 라이선스 출하 기준으로 400만 카피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최근 전사 도입을 완료한 삼성전자와 같은 기업에서의 대량 구매까지 합하면 500만 카피는 무난히 넘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현재 우리나라 총가구수를 1700만 정도로 보고 1가구 1PC라고 전제하고, 기업이나 PC방과 같은 공용 PC를 약 1000만대라고 보면 5.4대 중 한 대가 윈도7을 쓰게 되는 셈이다. 국내에서만 25%가 넘는 점유율이다. 1년만의 성과로 볼 때 매우 안정적인 안착이라고 볼 수 있다. 윈도7은 전 세계적으로는 2억 카피 이상 팔렸으며 1년 사이에 전세계 운영체제 중 약 17%를 점유해 운영체제 역사상 확산속도가 가장 빠르다.

국내에서는 정착 속도도 매우 빨랐다. 윈도7은 출시 4개월 만에 이전 운영체제인 윈도 비스타의 판매 기록을 1.5배 이상 갈아치우며 성공의 조짐을 보였다. 현재까지도 국내 PC시장에서 윈도7의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한국MS에 따르면 10월 현재 국내서 시판중인 PC의 95%가 윈도7을 운영체제로 탑재하고 있으며, 매월 30만 대 이상의 윈도7 탑재 PC가 출하되고 있어 연말까지 500만 대 이상의 윈도7 PC가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개별 윈도7 패키지(다운로드 제품 포함) 판매도 이미 5만 개를 넘어섰다. 삼성전자, LG전자, 삼보컴퓨터 등 주요 PC 제조사들 역시 넷북 일부를 제외한 데스크톱과 노트북에 윈도7을 탑재한 PC만 출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인기 비결은?
윈도7은 빠른 속도, 한층 업그레이드된 사용 편의성 및 심미안적인 디자인, 강화된 보안과 안정성을 두루 갖춰 개인 및 기업 사용자를 위한 최적의 컴퓨팅 환경을 제공하며 기존 운영체제를 성공적으로 대체하고 있다.

윈도7은 사용자 만족도 측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라이프해커(LifeHacker)의 조사에 따르면 윈도7을 초기 도입한 사용자들의 94%가 ‘윈도7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윈도7의 여러 기능 중 자주 작업하는 프로그램이나 파일에 빠르게 접근할 수 있게 하는 ‘점프 목록’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MS가 자체 실시한 소비자만족도 조사에서 윈도7 이용자의 94%가 ‘매우 만족’ 또는 ‘만족한다’고 대답했다. 윈도 작업표시줄에서 해당 프로그램의 특정 기능을 바로 쓸 수 있는 ‘점프리스트’는 3억4000만번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탕화면이나 아이콘, 창 색깔 등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 ‘다운로드 테마’를 쓰는 이용자도 74%에 달한다. 화면 양쪽으로 창을 옮기면 자동으로 화면의 절반 크기로 창을 조절해 화면 양쪽에 창 두 개를 나란히 붙여놓고 사용할 수 있는 ‘에어로 스냅’을 이용한 횟수는 1억5000만번, ‘에어로 셰이크’는 2000만번 사용됐다. 에어로 셰이크는 원하는 창을 클릭한 채로 마우스를 좌우로 흔들어 주면 선택한 창만 남겨두고 나머지 창을 한꺼번에 최소화하는 기능이다. 활성화시킬 창틀을 마우스 왼쪽 버튼으로 누른 상태에서 좌우로 흔들어주면, 나머지 열린 창들은 최소화된다.

한국MS 컨슈머 온라인 사업부 이석현 부장은 “이러한 결과는 지난 1년간 윈도7의 새로운 기능과 다양한 편리기능에 대한 사용자가 많았음은 물론 윈도7의 저변확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에서도 인기몰이
윈도7은 일반 사용자뿐만 아니라 기업 고객들에도 최적의 IT환경을 제공해 삼성전자, 한진해운, 현대카드캐피탈 등 국내 대기업의 전사 도입 사례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 달 국내 전 사업장의 PC 운영체제를 윈도7으로 교체하기도 했다.

한국비즈니스 마케팅본부 장홍국 상무는 “해외의 교육기관에서 윈도7을 대규모 도입한 사례가 있긴 하지만, 대기업만 놓고 보면 삼성전자가 전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도입 사례”라며 “올해 회계년도가 끝날 때까지 국내 전체 PC의 18~20%까지 윈도7 도입 비중을 늘리는 것이 목표”라고 소개했다

한국MS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8년 이상 사용한 윈도XP에서 윈도7으로 표준 운영체제를 업그레이드하면서 업무 효율성 증대와 비용 절감 효과를 보았다. 삼성전자는 운영체제 업그레이드로 보다 강력해진 IT 보안시스템을 구축해 사내 기밀 정보와 지적 자산을 보호하는 한편, 대폭 향상된 IT관리 능력으로 헬프데스크(IT 관리) 직원들의 생산성이 50% 이상 증가하고 PC 관리 비용은 20% 감소하는 효과를 거뒀다.

또한 저전력 고성능의 삼성 DDR3 SD램 메모리 칩과 LED 패널이 장착된 삼성전자 PC에 전력 관리 기능이 향상된 윈도7을 적용시켜 에너지 효율성을 극대화, PC전력 소비량을 34%나 절감시켰다. 속도 및 기능적인 부분에서도 한층 강화된 윈도7의 검색기능으로 직원들의 업무 생산성을 높일 수 있었다. 삼성전자는 내년 7월까지 모든 해외 지사에도 윈도7 도입을 완료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마이크로소프트와 긴밀히 협력해 운영체제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호환성 문제를 원활히 해결할 수 있었다“며 “윈도7 도입 이후 직원들의 업무 생산성이 대폭 향상됨에 따라 사업 운영에도 가속도가 붙는 파급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국내 최대의 해운물류 기업인 한진해운의 경우 물류부문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위해 ‘데스크톱 인프라 선진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이의 일환으로 본사 전체의 데스크톱 PC의 운영체제를 기존 윈도XP에서 윈도7으로 업그레이드했다. 이후 윈도7의 빠른 부팅 속도와 직관적인 사용자 인터페이스 등으로 인해 효율적인 멀티태스킹이 가능해지면서 조직의 업무 생산성이 최대 3배까지 향상됐다는 전언이다.

이밖에 KBS, LGCNS, 대한항공 등도 연말까지 윈도7 도입을 50% 이상 완료할 예정이다. 아모레퍼시픽, 포스코건설, LG화학, 연세의료원, 신한은행, 이랜드 등도 단계적으로 윈도7으로 전환하는 등 현재 20여개 국내 대기업이 윈도7으로 운영체제를 교체하고 있다. 최근 전남교육청 산하 초중고교에선 1만 여대의 윈도7이 탑재된 PC를 새로 들여놓았다.

하나대투증권 이가근 연구원은 “올해 PC시장은 전년대비 18%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소비 심리 회복과 함께 윈도7 출시 이후 PC 교체 수요가 본격화된 것에 기인한 바가 크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윈도7은 출시 1년 만에 전체 PC 보급대수에서 설치 점유율이 20%에 달하는 등 과거 어떠한 운영체제 보다 빠르게 시장에 확산되고 있다"며, “특히 윈도7 출시로 인해 PC 부품의 사양이 높아짐에 따라 메모리, 그래픽카드 및 멀티터치 기능이 적용된 모니터 등 부품 및 주변기기 업체들에 긍정적인 효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떻게 진화할까?
출시 1년만에 최단기간 최다판매라는 성과를 거둔 윈도7은 과연 어떻게 진화할까?
이석현 부장은 “무엇보다, 기본 일상 생활의 컴퓨터 환경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데 주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MS는 ‘마이크로소프트 시큐리티 에센셜’이란 무료 백신프로그램을 윈도7 정품 이용자에게 보급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개인 중심으로 무료 제공했지만, 9월부터 무료 백신프로그램의 보급을 10대 이하 PC를 보유한 사무실로 확대하기 시작했다.

장벽없는 웹 환경을 만들겠다는 계획인 것이다. MS가 이런 노력을 시작한 것은 인터넷 익스플로러8(IE8)부터 웹표준을 지원하기 시작한 게 첫 행보였다. 11월1일부터는 IE9 지원센터도 연다. HTML5나 CSS3 같은 웹표준 기술 기반으로 웹사이트를 꾸미려는 개발자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뜻에서다.

사용자들이 다양한 환경에서 윈도7을 더 풍성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생각이다.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에서부터 콘솔 게임기와 TV 같은 가전에 이르기까지 윈도7을 활용해 ‘끊김 없는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한국MS는 PC를 TV처럼 편리한 엔터테인먼트 환경으로 꾸며주는 ‘미디어센터’를 올해부터 다시 보급할 계획이다. ‘터치’ 기능을 지원하는 기기들에서 보다 윈도 관련 응용프로그램들을 쉽고 편리하게 쓰도록 돕는 일도 진행한다.

가장 눈에 띄는 움직임은 윈도7을 이른바 ‘개인용 클라우드 컴퓨팅’(PCC)에 최적화된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이다. 여기엔 윈도7과 ‘윈도 라이브’의 활용도 극대화 시키겠다는 복안도 담겨 있다. 윈도 라이브가 제공하는 사진·동영상 앨범이나 25GB 무료 웹 저장소 ‘스카이드라이브’, PC-모바일-가전기기를 똑똑하게 동기화해주는 ‘윈도 라이브 메시’ 등이 패키지 형태로 포함된 ‘윈도 라이브 에센셜’이 11월부터 국내에 출시되는 PC에 기본 탑재될 전망이다.

한국MS IT프로 기술전도사인 백승주 차장은 “내년 1~2월이면 국내에 출시되는 대부분 PC에 윈도 라이브 에센셜이 기본 탑재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이용자는 PC에서 작성한 문서를 실시간으로 스마트폰과 웹 저장소로 동기화하고, PC에서 내려받은 MP3 음악도 굳이 복사할 필요없이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이나 차 안에서 곧바로 들을 수 있게 된다. 백 차장은 “어떤 서비스라도 기기에 구애받지 않고 원하는 시간, 원하는 장소에서 즐길 수 있게 하겠다는 게 마이크로소프트 PCC의 핵심 개념”이라고 말했다.

또한 여러 대의 윈도XP나 윈도 비스타 PC를 소유한 사용자를 위해, 3대의 PC에서 윈도7 홈 프리미엄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패밀리 팩을 17만9000원(부가세 포함)에 판매할 예정이다. 패밀리 팩은 10월22일부터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www.microsoftstore.co.kr)를 통해 선착순 1500명에게 판매된다.

한국MS마이크로소프트 김 제임스 우 사장은 “지난 1년 동안 윈도7은 빠르게 시장점유율을 넓히면서 차세대의 대표적인 운영체제로 확고히 자리잡았다”면서, “뛰어난 속도와 안정성 및 호환성을 자랑하는 윈도7을 통해 더 많은 개인 및 기업 사용자들이 최상의 컴퓨팅 환경을 경험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과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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