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태 IT컬럼니스트

서강대 국어국문학과 졸업. IT문화와 IT비즈니스 강사, 컨설턴트 등으로 활동. 마이엔진 이사, 김중태문화원 원장, 국립중앙도서관 디지털 도서관 친구 자문위원, 한국정보문화진흥원 웹접근성 품질마크 실무위원회 위원, 한국인터넷진흥원 인터넷이슈리포트 편집위원

웹의 급격한 변화를 가리키는 대명사인 웹2.0

닷컴버블 붕괴 이후 인터넷 기업은 살아남은 기업과 소멸된 기업으로 구분되었다. 사람들은 닷컴버블에서 살아남은 기업과 죽은 기업의 차이를 알아내고자 했고, 살아남은 기업을 가리키는 대명사를 만들기 시작했다. 이때 오라일리(O’Reilly)의 부사장인 데일 도허티(Dale Dougherty)는 웹2.0을 제안했고, 오라일리 미디어는 2004년 10월 5일부터 ‘웹2.0 컨퍼런스(www.web2con.com)’를 열었다. 이후 ‘웹2.0’은 닷컴거품 붕괴 후 살아남은 기업과 그들 기업이 가진 기술, 그들이 끼친 문화적 변화를 통칭하는 말로 정의되기 시작했다. ‘웹2.0’은 ‘웹의 급격한 변화’를 가리키는 대명사가 된 것이다.

웹2.0 컨퍼런스 이후 사람들은 초창기 웹과 최근 웹의 차이에 대해서 비교하기 시작했다. 초창기의 더블클릭 광고와 최근의 구글 애드센스 광고 사이에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지 살펴보면서 최근 웹에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기술적, 문화적 특징을 파악하고자 했다. 팀 오라일리가 제시한 웹1.0과 웹2.0 비교표만 보더라도 초창기 웹과 최근 웹의 서비스 사이에 많은 변화가 일어났음을 알 수 있다. 광고 하나만 보더라도 더블클릭 형태의 중앙집중식 배너광고가 구글 애드센스라는 분산형 문맥광고로 바뀌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웹 1.0

더블클릭(Double Click)->구글 에센스(Google AdSense)

오포토(Ofoto)->플리커(Flickr)

마카마이(Akamai)->비트토렌트(BitTorrent)

MP3.컴(Mp3.com)->냅스터(Napster)

브리태니커 온라인(Britannica Online)->위키피디아(Wikipedia)

퍼스널 웹사이트(Personal Website)->블로깅(Blogging)

이바이트(Evite)-> 업커밍.org와 EVDB(Upcoming.org and EVDB)

도메인 이름 선점(domain name speculation)->검색엔진 최적화(search engine optimazation)

페이지뷰(page view)->클락당 단가(cost per click)

스크린 스크랩(screen scraping)->웹 서비스(web Service)

퍼블리싱(publishing)->공유(participation)

컨텐츠 관리시스템(contents management system)->위키스(wikis)

디렉토리(directories, taxonomy)->태깅(tagging, folksonomy)

고착성(stickiness)->신디캐이션(syndication)

1년 뒤인 2005년 9월 30일에 팀 오라일리는 웹2.0을 받드는 구조와 특징을 ‘플랫폼으로서의 웹, 집단 지성, 데이터, 소프트웨어 개발 주기의 종말, 가벼운 프로그래밍 모델, 단일 디바이스를 넘어선 소프트웨어, 풍부한 사용자 경험’ 등의 일곱 가지로 정리해 발표했다.

기술적인 부분에서도 초창기 웹과는 차이를 보였다. 블로그로 대표되는 쉬운 저작도구, RSS로 대표되는 개인 정보 배포도구의 보급, 꼬리표(tag)를 이용한 분류와 검색의 보완, Ajax를 이용한 손쉬운 사용법, 웹표준과 웹접근성 기술의 향상, 모바일 기기와 연동, 공개API와 혼합(mash-up)서비스를 이용한 새로운 서비스의 창출, UTF8, 예쁜 주소, 가벼운 플랫폼, 확장 기능, 풍부한 웹 애플리케이션 등의 신기술이 웹2.0을 구성하는 기술 요소로 떠올랐다.

웹2.0 시대는 새로운 기술, 새로운 문화의 시작

웹2.0의 특징과 기술은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가장 큰 변화는 개인에게 손쉬운 정보생산도구와 배포도구가 주어지면서 일어난 개인 힘의 강화다. 정보소비자였던 개인이 정보생산자로 나서는 프로슈머(prosumer) 시대를 열면서 1인 매체시대와 긴꼬리 문화, 익명 커뮤니티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정보제공자가 사이트에 올린 정보를 바라보기만 하던 개인들이 각자의 지식과 경험을 글로 옮기게 되면서 하루에도 수 천 만 개의 글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웹에 쌓이는 정보는 순식간에 큰 폭으로 증가하기 시작했고, 새로운 사이트와 새로운 검색도구의 출현을 부추겼다. 메타 전문 검색 사이트가 등장하고 RSS를 수집해 보여주는 메타사이트가 새로운 매체로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학습이 필요 없을 정도로 쉬운웹(EasyWeb)은 평범한 개인을 웹의 주인공으로 점차 부각시켰다. 과거에는 ‘캠코더, 동영상편집 프로그램, 코덱, 파일 포맷, FTP, HTML’ 등의 사용법을 모두 알아야 겨우 동영상 하나를 웹에 올리고 보여줄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디카나 폰카로 찍은 동영상 파일을 마우스로 끌어다놓는 동작만으로도 자기의 미니홈피나 블로그에 동영상을 올릴 수 있다. 이처럼 쉬운웹 덕분에 2006년에 동영상 UCC가 유행하고 타潭測?‘YOU’를 2006년의 인물로 선정했다.

블로그나 미니홈피와 같은 1인 매체는 소셜네트워크, 집단지성, 긴꼬리, UCC, 분산형 광고인 애드센스 등으로 영역을 확장시켰다. 광고 소비자였던 개인이 광고주가 되거나 자기 블로그에 광고를 게시하는 광고 게시자로 부각된 것도 1인 매체의 확산과 분산형 광고라는 변화가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가장 최근에 일어난 혁명적인 변화로는 어둠의 웹에서 밝은 웹으로의 변화를 들 수 있다. 지금까지 웹은 캄캄한 바다를 홀로 항해하는 어둠의 웹이었다. 어느 사이트를 가나 혼자였으며, 온라인에 오가는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야그(YaG, www.yagne.com)가 발표되면서 온라인에 오가는 사람이 보이는 혁명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야그는 사용자 PC에는 아무 것도 설치하지 않고 동작하는 서비스로 방문자와 방문자가 보고 있는 페이지를 보여준다. 쇼핑몰 방문객이 어떤 상품을 보고 있는지 보이고, 자기와 같은 뉴스를 보는 사람이 보이게 된다. 물론 사람이 보이니 이들끼리 쪽지를 주고받거나 대화방을 열어 대화를 여는 일, 즉석에서 고스톱과 같은 게임을 하는 일도 가능하다.

또한 방문자가 보는 페이지를 누르면 해당 페이지로 순간이동 시키는 웹이동(WebTeleport) 기능을 제공한다. 웹페이지의 주소(URL)를 입력하지 않고도 웹페이지 사이 이동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 그림 온라인에 오가는 사람과 그들의 행동이 보이는 밝은웹의 혁명을 연 YaG의 사용자 화면

온라인에 오가는 사람과 그들의 행동이 보이는 밝은웹의 세계는 혁명적이다. 야그는 협업과 집단지성의 참여, 긴꼬리문화, 익명 커뮤니티, 분산 시스템을 더욱 확산시킬 것이다. 게임도 분산형 온라인 게임으로 변화할 것이며 쇼핑도 분산형 오픈마켓 등으로 변화할 것이다. 웹에서 이동의 개념이 바뀌고, 자동화의 개념도 바뀔 것이다.

웹2.0 시대는 적자생존과 변화, 새로운 기회와 도전하는 기업의 시대다.

웹2.0의 열풍이 거세지면서 웹2.0에 대한 거품론도 나오기도 하는데, 웹2.0은 살아남은 기업을 뜻하므로 거품이 될 수 없다. 유명세는 있으나 수입은 없던 넷스케이프와 다른 것이다. 웹2.0 기업의 대표로 부르는 구글의 경우 한 해에 3조원이라는 순이익을 내고 있으며, 신생 웹2.0 기업도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세계 사이트의 순위를 보면 웹2.0 기업의 성장세를 더욱 확연하게 느낄 수 있다. 순위 사이트인 알렉사닷컴(www.alexa.com)의 순위를 보면 4위의 YouTube(www.youtube.com), 5위의 Myspace(www.myspace.com), 8위인 Orkut(www.orkut.com), 11위의 위키피디아(www.wikipedia.org), 15위의 블로거(www.blogger.com) 등과 같이 웹2.0 사이트가 상위권에 대거 포함된 상태다. 기존 강자가 뒤로 밀려나는 순위변동은 닷컴 거품이 빠진 웹2.0 세계가 오히려 더욱 치열한 적자생존의 무대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단적인 사례로 몇 년 전에 세계 10위권 사이트를 휩쓸었던 한국의 사이트는 네이버만 75위에 존재하고 나머지는 알렉사닷컴 순위 100위권 바깥으로 밀려난 상태다. 웹2.0에 대비하지 않은 결과 어느새 한국은 인터넷 영토 싸움에서 변방의 조그마한 소국으로 자꾸 위축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웹2.0이 가져온 변화는 새로운 기회인 동시에 기존 강자에게는 몰락의 시작이 될 수 있다. 웹2.0에 대해 개인이나 기업이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웹2.0이 변화와 도전, 기회와 위기를 포함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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