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컴퓨팅 업계의 최대 화두는 서비스지향아키텍처(SOA)입니다. 2005년 하반기부터 SOA 바람은 불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SOA를 설명하는 기자간담회에서 SOA를 ‘쏘아’라고 읽어야 하나, ‘에스오에이’라고 불러야 하나를 놓고 작은 논쟁을 벌였던 기억이 납니다.

SOA를 종종 들어봤다는 분들조차도 가끔 우스개 소리로 ‘SOA(쏘아)를 가수 보아(BOA)의 동생쯤으로 이해’하라고 농담을 합니다. 그만큼 SOA 개념이 쉽게 설명하기 어렵다는 것이죠.

SOA가 1996년 태어난 아키텍처임을 고려할 때 ‘늦깍이 스타’라는 생각부터 듭니다. 11년 전에는 IT가 비즈니스와 지금처럼 긴밀하게 연관돼 있지도 않았을 것이고, 더군다나 기업 내부 인프라조차도 지금의 상황과는 크게 달랐기 때문이겠죠. 그만큼 지난 11년간 기업 내외부의 경영환경과 컴퓨팅 환경의 변화가 있었다는 겁니다.

이번 6월호에는 SOA를 다뤘습니다. 서비스지향아키텍처라니. 느낌부터가 참 추상적입니다. 서비스라는 말 자체가 딱 잘라 설명하기가 힘들지 않나요. 항상 생활 속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받고 있지만 너무 광범위해 상황에 따라 너무나 다른 의미를 가지기도 합니다. 엔터프라이즈 아키텍처(EA), 데이터아키텍처(DA) 등은 처음 들었을 때 무엇인지 감이 옵니다. 다시 한번 발음해보지만 서비스지향아키텍처는 추상적입니다.

국내에서는 추상적이라는 느낌을 주는 SOA가 해외에서는 많이 구체화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동안 여러 측면에서 앞서왔던 국내 기업 컴퓨팅 환경이 어찌 보면 역전 현상을 가져올지도 모른다고도 합니다. 이번호에는 추상적이지만 현실적으로 꼭 필요한 SOA에 대해서 분석해봤습니다. 컴퓨팅 환경의 변화 속에서 SOA가 출현할 수 밖에 없었던 배경에서부터 구축 가이드라인, 투자대비효과(ROI) 분석법 등에 대해서 살펴봤습니다.

알고 보니 SOA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기에는 해결할 일이 참 많습니다. 한 번에 모든 것을 구축해야 하는 ‘빅뱅’ 방식에 익숙해 있는 우리로서는 단계별 접근을 요구하는 SOA를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SOA 전문 컨설턴트도 부족한데다 서비스 도출을 통한 시스템 구현에 대한 검증 방법론이 확실히 나와 있는 것도 아닙니다. 기업들이 투자를 좀 더 지켜보자고 하는 이유도 이해하겠습니다.

그러나 이제 기업들은 SOA 도입여부를 놓고 고민할 때가 아닌 듯합니다. 어떻게 진행하는 것이 자사에 최적인지를 고민하는 것이 시급합니다. 이미 해외에서는 SOA 도입을 통해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습니다. 비록 공급업체 위주로만 SOA가 논의되고 있다고 하지만 언젠가는 도입해야 할 아키텍처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단순히 정보기술(IT) 단위에서만 논의가 일어나는 것도 문제입니다. 현업의 전문가가 함께 비즈니스 목표아래 진행돼야 하겠죠. 공급업체들도 무작위적인 경쟁으로 너무 서두르는 것보다는 함께 시장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을 논의하는 것도 바람직합니다.

무엇보다 SOA를 IT가 아닌 비즈니스 쪽에서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합니다. 지금까지는 IT 색채가 너무 강하기에 투자하는 경영진 입장에서는 지갑을 열고 싶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병희 편집장 shake@it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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