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네트워크통합(NI) 전문 업체들의 실적 부진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특히 올해는 침체된 경기로 인해 연기된 프로젝트도 많은데다,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신규 사업에 투자하면서 수익성이 많이 떨어졌던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인성정보 백승룡 전무는 “NI 업계의 성장 동력은 향후 몇 년간 없을 것”이라며, “통신망의 속도 경쟁이 무의미해지면서 NI를 추가적으로 구매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덧붙여 “이런 현상이 한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추세”라 말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NI 업계 대부분이 상반기 영업 적자를 기록했고, 전년 대비 실적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공식적인 실적이 나온 상황은 아니지만 콤텍시스템ㆍ케이디씨정보통신ㆍ에스넷시스템ㆍ인성정보ㆍ링네트 등 대부분이 올해 영업 실적이 저조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올해 1사분기에만 에스넷시스템과 인성정보 등이 10억원 이상의 영업 적자를 냈고, 2, 3사분기 역시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업체 담당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적자가 지속돼 창사 이래 최악”이라며, “최근 영업 사원의 실적을 사내 벽에 붙여 공개하고, 영업 교육을 한층 강화하는 등 사내 분위기가 살벌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갈수록 사정이 어렵게 되자 NI 업체 사장들 중 초창기 지분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사람을 보기 힘들 정도”라며, “이미 몇몇 업체들은 매각하려고 내놓은 상황”이라고 귀뜸했다.

새로운 사업으로 무게중심 이동

이에 국내 대부분의 NI 업체들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사업 다각화에 온 힘을 쏟고 있다. 더 이상 기존 사업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가고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 실질적인 효과 측면에서 투자대비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지 않아 업체들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성정보의 경우 유비쿼터스(u) 헬스케어 사업에 전력을 다하고 있지만 아직 수익성에 기여할 만큼의 효과를 보고 있지는 않다고 전했다. u헬스케어 공공 사업 부분에서는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반면 그 외 아직 뚜렷한 성과는 없다. 회사 관계자는 “아직 시범사업 위주의 프로젝트들이 대부분이고, 지금은 투자 단계이기 때문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을 뿐 내년에는 성장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에스넷시스템도 기존 NI 사업에서 스토리지, 보안, RFID/USN 등으로 가지치기했고, 링네트도 스토리지, 홈네트워킹 등 사업을 확대했다. 하지만 역시 신규 사업에 대한 투자 비용이 증가하면서 올해 수익성은 더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외에 케이디씨정보통신도 3D 입체영상 사업에 새로이 발을 담궜지만 이 사업에 대한 본격적인 성과는 내년 이후에나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성현희 기자 ssung@ittoday.co.kr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