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A가 진화한다. 지난 1996년 SOA라는 이름으로 처음 소개된지 10년만이었던 지난해 6월 가트너그룹의 한 행사에서 SOA 2.0이 거론됐다. ‘진보한(Advanced) SOA'로 명명된 SOA 2.0은 제일 먼저 SOA를 내놨던 가트너그룹에 의해서 한단계 진보된 개념으로 발전된 것이다.

지난해 행사 이후 가트너그룹과 오라클 등은 관련자료를 잇달아 발표했으나, 아직 국내에서는 이 개념을 명확히 이해하는 곳은 많지 않다. 이는 아직 해외에 비해 SOA 사례가 많지 않은데다 아직 초기 시장단계이기 때문에 더욱 그러한 것 같다.

 

지난해 SOA 2.0이 나온 이후에도 다국적기업의 국내 지사들이 특별히 반응을 보이고 있지 않은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일부 업계 전문가들은 "SOA도 아직 정착 안된 상황에서 2.0을 얘기한다는 것은 오히려 마케팅 전략 측면에서 혼란을 가중시킬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달 미국에서 열리는 가트너그룹의 한 행사에서 SOA 2.0에 대한 구체사항이 나올 것으로 보여, 앞으로 이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SOA 2.0의 정의

SOA 2.0은 쉽게 말해 기존 .SOA에 이벤트기반아키텍처(EDA:Event Driven Architecture)를 합친 것이다. 그동안 SOA를 보완하는 개념으로 사용됐던 EDA가 SOA와 함께 통합된 것을 뜻하는 것이다. EDA는 비즈니스 상황에서 발생하는 각각의 상황을 시스템적으로 처리하는 것을 뜻한다.

둘의 차이점을 분석해보면 SOA는 정보 요청 같은 수요와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다. 이에 비해 EDA는 메시지 전송을 유발하는 실시간 이벤트를 기반으로 한다. 즉 SOA는 예측 가능하고 일대일 요청 및 응답행위가 가능한 반면에 EDA는 예측이 불가능한데다 수많은 상호작용이 있게 된다.  

세탁소를 예로 들어보자. EDA가 갖춰져 있지 않을 경우 세탁소에서 고객의 옷을 배달해야하는 시점인데 주문사항이 갑자기 바뀔 경우에는 사람이 직접 이를 파악해 시스템에 별도로 입력해야 한다. 당연히 대응 시간 자체가 느릴 수 밖에 없다. 잘못 입력했을 경우에는 결과가 잘못 나올수도 있다. 그러나 EDA의 경우에는 주문사항 변경과 같은 긴급한 혹은 심각한 상황변화를 미리 모니터링해 자동으로 알릴 수 있다. 기업의 민첩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한국오라클, 티맥스소프트 즉각 반응 보여

SOA 2.0이라는 말이 나온지 만 1년이 되고 있는데 업체마다 대응이 상반됐다. 먼저 적극적으로 나서는 곳은 한국오라클과 티맥스소프트다. 한국오라클은 지난해 중순 SOA 2.0이 나오는 시점에 즈음해 이벤트 기반의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하고 관리하는 데 도움을 주는 ‘오라클 이벤트 기반 아키텍처 스위트’를 출시했다. 이는 SOA 2.0의 주요 핵심인 EDA를 적극 지원하는 제품이다. 오라클 퓨전 미들웨어 제품군 중 하나인 이 제품은 고객이 실시간으로 비즈니스 이벤트를 감지·인식·분석·반응하고 지원할 수 있게 한다.

티맥스소프트가 국내 업체로는 드물게 SOA 2.0에 대한 지원 의사를 적극 밝히고 있어 주목할 만하다. 티맥스소프트는 지난해부터 SOA 2.0을 지원하기 위한 전략을 추진해왔다. EDA 기능을 더욱 보완해 SOA 2.0이 추구하는 기업의 민첩성을 더욱 원활히 지원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달에도 미국에서 열리는 가트너그룹 행사에도 참석해 SOA 2.0 동향에 대해 파악할 예정이다.

 

업계 공방 본격화될 듯

전반적으로 SOA 2.0에 대한 화두제기가 1년이 넘었지만 조용한 이유는 전반적으로 2.0을 논의하기에는 아직은 시기상조라는데 공감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관련제품을 내놓은 한국오라클도 본사에서 SOA 2.0에 대한 각종 자료를 분석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아직 국내에서 이에 대한 본격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지는 않다.

너무 이르다는 시각의 배경에는 SOA도 아직 명확히 실현되지 않은 상황에서 SOA 2.0은 오히려 혼란만 초래할 수 있다는 것으로 “마케팅 용어에 불과하다”는 의식이 깔려 있다. BEA시스템즈코리아, 한국IBM, SAP코리아 등이 이에 해당한다. 현재 SOA는 시장에서 이제 겨우 자리잡기 시작한 시점인데, SOA 2.0이 실제 시장 반응으로 이어질지는 의문이라는 것이다. 이미 제시하고 있는 SOA 개념에는 EDA가 포함돼 있다고 주장하는 업체도 있다.

SOA 2.0에 대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계속 제기되고 있다. 실시간기업(RTE) 구현을 위해서는 예측 가능한 정보와 예측이 어려운 각종 이벤트를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EDA가 필수적인데다 새로운 기술이 나왔다고 한다면 시장에 정착되기 전에 보완돼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 즉 SOA가 새로 나왔지만 보완 차원에서 SOA 2.0이 나온 만큼 그냥 지나칠 문제로 봐서는 안된다는 주장인 것이다.

최근 웹2.0 이후 전 분야에 2.0을 붙이는 추세가 오히려 SOA 2.0의 격을 더욱 낮추게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마케팅 용어에 불과한 것인지, 아니면 SOA의 업그레이드 버전인지는 이달 미국 가트너그룹 행사에서 논의될 내용 수준에 따라 규명될 것으로 보인다.

성현희 기자 ssung@it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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