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에 관심이 있는 이라면, 3년 전 국내 최초 전자책전용 단말기 ‘누트(NUUT)'를 만든 회사 네오럭스를 기억할 것이다.

올해로 창립 열 돌을 맞은 네오럭스(대표 강우종 www.nuutbook.com, www.neoluxiim.com)는 전자종이 디스플레이를 이용한 제품을 만드는 벤처기업이다.

사실 네오럭스는 해외에서는 제법 유명한 회사다. 2002년 전자종이 원천기술을 보유한 미국의 E잉크(www.eink.com)사의 협력사로 지정됐으며 2년 뒤인 2004년 마이크로소프트사와 계약을 체결하고 미국과 캐나다에서 판매되는 X-박스에 홍보용 POP(Point of Purchase) 광고물을 납품하는 쾌거를 올렸다.

이후 네오럭스의 POP광고용 전자종이패널은 해외의 광고주들에게 저렴하고 효과적인 새로운 마케팅수단으로 주목받으면서 매년 200% 이상 매출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해외에서 더 유명한 전자종이 디스플레이 제조사
 

네오럭스의 플렉서블(Flexible)패널 제조기술과 미국 E잉크사의 전자잉크 기술이 접목된 휘는 전자종이 디스플레이

네오럭스는 성남공장에서 세그멘티드(Segmented) 타입의 전자종이 디스플레이 모듈을 직접 생산하고 있다. 세그멘티드 전자종이 디스플레이는 구매가 일어나는 장소에서 제품을 광고하는 개념 즉, POP광고에 적용되는 전용 디스플레이로, 전면에는 E잉크사의 전자종이를 후면에는 네오럭스가 만든 플랙서블 패널을 붙여 만든다.

해외에서 광고주들에게 각광받고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종이광고물보다 화려한 문구와 역동적인 움직임을 표현할 수 있고 LCD보다는 경제적이기 때문.

“LCD는 디스플레이 단가가 비싸고 전력소모가 큰데다, 별도의 셋톱박스 설치를 위한 공간이 필요하지만, 세그멘티드 전자종이 디스플레이는 단가가 저렴하고 셋톱박스도 필요 없으며 AA건전지 하나면 3개월간 작동하기 때문에 해외에서는 반응이 좋습니다.” 네오럭스 양재용 이사의 설명이다.

국내 1호 전자책단말기 회사로서의 자존심
 

2007년 국내 최초로 출시한 전자책 전용단말기 ‘누트(NUUT)’는 전자책이 생경했던 당시 국내 소비자들에게 책을 읽을 수 있는 수단으로서 전용단말기도 가능하다는 인식을 심어줬다.

작년 5월 후속 출시된 ‘누트2’는 디자인과 성능을 한층 업그레이드한 것은 물론 와이파이기능을 탑재해 국내 최초로 신문서비스를 선보여 다시 한 번 주목 받았다.

22일 출시한 ‘누트3’는 네오럭스의 세 번째 전자책 단말기다. 전작에서 사용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은 한손조작(One-hand operation)인터페이스를 그대로 담아낸 이 제품은 한 손만으로도 책읽기에 필요한 모든 기능버튼을 제어할 수 있도록 제품의 한쪽 측면에 모든 조작키를 배치했다. 제품을 180도 뒤집으면 화면도 자동으로 회전해 왼손잡이도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다.

 

이번 신제품에도 다시 국내 최초 타이틀이 붙었다. 기존 4, 8그레이 보다 세밀한 음영단계를 표현할 수 있는 16그레이 계조 전자종이 디스플레이를 적용했기 때문. 해외에서도 이 기술이 적용된 전자책 단말기는 아마존 킨들(Kindle)이 유일할 정도로 기술노하우가 필요한 부분이다. 양 이사는 이미 누트2를 구매한 해외의 바이어로부터 1만대 이상의 선주문을 받았다고 자랑한다.

해외신문을 구독할 수 있고 해외 전자책서점을 이용할 수 있는 것도 국내에서는 누트3가 처음이다. 이 제품을 통해 사용자는 워싱턴 포스트, LA타임즈 등 90여개국 44개 언어로 발행되는 약 1500여종의 신문을 구독할 수 있으며, 펭귄북스, 밀스앤분을 비롯한 해외 유명서점의 전자책도 구매해 볼 수 있다.

또한 두산동아 영한사전은 기본이고, 토익, 토플용 어휘 등 어학관련 교육콘텐츠도 탑재해 책읽기에 국한됐던 전자책전용단말기를 학습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한 단계 업그레이드 했다.

양 이사는 전자책사업의 필요조건인 콘텐츠 수급도 문제없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전자책 초기시장부터 네오럭스는 ‘단말기-콘텐츠-서비스’로 이어지는 전자책 사업의 가치사슬을 통합적으로 연계해 운영해왔습니다. 최근에는 한국출판콘텐츠(대표 신경렬)와 솔루션 구축파트너로 제휴를 맺고 전자출판솔루션 구축·운영은 물론 매년 신간 1만여권을 전용콘텐츠몰인 ‘누트북닷컴(www.nuutbook.com)에 공급키로 전송권 계약도 체결했죠.”

광고물, 전자책에서 백색가전, 전자가격표로 사업 확대
 

네오럭스 전자책 사업부 직원들이 22일 출시될 전자책 전용단말기 ‘누트3’를 들고 있다.

3월 현재 매출은 이미 작년 연간매출을 넘어섰지만, 네오럭스의 뱃머리는 새로운 도전을 향해 있다. 올해 목표는 해외에서 인정받은 광고분야의 전자종이 디스플레이 적용사례를 국내에서도 만드는 것과, 단말과 콘텐츠 서비스를 아우르는 전자책사업의 통합솔루션 구축에 초점을 맞췄다.

네오럭스는 전자종이 디스플레이의 활용분야를 광고와 전자책에서 타 분야로 확산시키기 위한 노력도 병행할 예정이다. 작년 말에는 한국전자부품연구원(KETI)과 공동으로 전자종이디스플레이 연구소를 설립했다. 전자종이 디스플레이 분야의 핵심기술을 자체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다.

이런 노력이 빛을 발해 냉장고, 세탁기 등 백색가전의 LCD 메시지창을 전자종이 디스플레이로 대체한 제품의 연내 상용화를 앞두고 국내 대기업들과 접촉하고 있다고 양 이사는 귀띔한다. 또한 국내외 대형마트에 종이인쇄방식의 가격표(Price tag)를 전자종이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전자가격표로 대체하는 방법도 제안하는 등 다양한 제품으로 전자종이 디스플레이의 판로를 넓혀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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