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홍하나 기자] 2만원대 보편요금제가 규제개혁위원회의 문턱을 넘으면서 알뜰폰 업계가 난항에 부딪힐 전망이다. 저렴한 가격을 경쟁력으로 내세우는 알뜰폰 업계로서는 약 100만명에서 150만명에 이르는 가입자들을 통신사에게 뺏길 수도 있다는 우려로 패닉에 휩싸였다.

17일 알뜰폰 업계에 따르면, 보편요금제가 도입될 경우 알뜰폰 사업자들이 일정부분 정리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알뜰폰은 성장가능성이 있는 산업으로 볼 수 있지만 수많은 사업자들이 진출해 포화상태다. 게다가 보편요금제, 도매대가 협상 등의 난항이 예상되면서 이를 기점으로 중소업체들이 문을 닫을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알뜰폰 업계는 보편요금제가 도입될 경우 업계 플레이어들이 정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알뜰폰업계)

현재 전체 알뜰폰 가입자수는 약 700만명이 넘는다. 이는 전체 이동통신 서비스 가입자의 12%에 해당되며, 그 중 매출은 3%를 차지한다. 매출은 미미하나 시장 성장 속도는 빠르다.

하지만 보편요금제가 도입된다면 알뜰폰 업계에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 그중에서도 중소업체의 타격은 크다. 현재 알뜰폰 업체는 소규모 업체까지 포함하면 약 40 여 곳에 달한다.

한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 중소업체의 경우 경영악화로 인해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다”면서 “좁은 시장에 업체도 많은 상황에서 보편요금제가 도입된다면 사업자들이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앞서 지난 11일 규제개현위원회는 보편요금제 도입을 골자로 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보편요금제는 월 통신요금 2만원에 음성 200분, 데이터 1GB를 제공하는 요금제로 현 정부가 추진하는 가계통신비 정책의 핵심이다.

보편요금제가 마지막 관문인 국회 심사에서 통과될 경우 통신시장 지배적사업자인 SK텔레콤은 이에 맞는 요금제를 출시해야 한다. 알뜰폰 업계 일각에서는 통신사가 알뜰폰 요금제와 비슷한 가격의 보편요금제를 선보이면 최대 150만명에 이르는 알뜰폰 가입자들이 통신사로 옮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또다른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통신사와 비교했을 때 알뜰폰의 경쟁력은 가격인데, 보편요금제가 도입될 경우 가격의 격차는 좁아지고 품질의 차이가 생길 것”이라면서 “알뜰폰 업계가 수익을 줄여가며 요금제의 가격을 낮추고 있는 상황에서 큰 타격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아직 국회의 문턱을 넘은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뾰족한 대책을 마련하기에는 시기적으로 이르다. 알뜰폰 업계는 생존을 위해 리브랜딩 차원에서 연내 브랜드 명칭을 교체할 방침이다. 현재 명칭을 바꾸기 위해 협회차원에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중장년층을 공략해왔다면 젊은층까지 아우르는 대중적인 서비스로 거듭나겠다는 자구책으로 풀이된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보편요금제가 도입된다면 정부차원에서 업계가 성장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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