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김태림 기자]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이 오는 17일 상장할 예정이었던 신규 가상화폐 팝체인 상장을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빗썸의 이 같은 결정은 지난 15일 상장 공지 후 팝체인이 부적격한 코인이라는 비난 여론이 빗발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블록체인 협회 측도 빗썸 측에 상장절차를 중단하고 재검토할 것을 권고했다.

16일 빗썸은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팝체인 상장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공지에 따르면 “확인되지 않은 여러 가지 허위 사실들이 시장에 유포돼 해당 가상화폐 거래에 대한 불안감이 팽배해 있는 사실을 인지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상태에서 팝체인 상장을 예정대로 진행하는 것은 시장에 불필요한 논란을 야기시킬 수 있다”며 상장 연기 이유를 설명했다.

빗썸은 지난 15일 홈페이지를 통해 오는 17일 팝체인을 세계 최초로 상장한다고 공지했다. 팝체인은 블록체인 기반 콘텐츠 서비스 플랫폼의 제작 과정에서 발행되는 가상화폐다. 빗썸은 “디지털 콘텐츠 시장에서 팝체인이 유통 산업의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며 긍정적인 검토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

이더스캔 사이트에서 검색한 팝체인 토큰 보유 현황. 16일 오후 4시 50분 기준 토큰 보유 계정은 200개 이상으로 나타났다. (자료=이더스캔 사이트 갈무리)

하지만 가상화폐 커뮤니티에서는 상장 공지 후 토큰 소유 의혹 등을 이유로 비난 여론이 쏟아졌다. 이더리움 블록 탐색기인 이더스캔 사이트에 공개된 토큰 보유 계정을 들여다보면(15일 기준) 단 22개의 지갑 계정만이 토큰을 보유하고 있고, 두 개의 지갑이 전체 토큰 보유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16일 오후 4시 50분 기준 토큰 보유 계정은 200개 이상으로 늘어났다.

ERC20 기반인 팝체인의 소스코드도 문제가 됐다. 개발자 커뮤니티인 깃허브에 공개된 팝체인 소스코드를 보면 모네로 등 기존 가상화폐의 소스코드를 그대로 복사해 붙여 넣은 흔적이 발견됐다. 가상화폐 커뮤니티 머니넷에서는 “모네로 코드 베낀 것이 이슈화되자 해당 부분을 수정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블록체인협회(회장 진대제)는 빗썸에 팝체인코인의 상장절차를 중단하고 재검토할 것을 이날 권고했다.

협회에 따르면 협회 산하 자율규제위원회의 내부논의를 거쳐 회원사인 빗썸에게 팝체인코인의 상장절차를 일시 중단하고 재검토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언론과 여러 블록체인 전문가 및 투자자 집단에서 팝체인코인에 대해 우려를 제기했기 때문이라고 협회 측은 설명했다.

전하진 한국블록체인협회 자율규제위원장은 “시장의 불안요소를 줄여나가야 신규계좌 개설을 포함한 회원사들의 정책적 요구를 정부도 수용할 수 있으리라 본다”고 말했다.

16일 빗썸은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팝체인 상장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사진=빗썸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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