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이재구 기자] “비핵심 사업부를 정리해야겠다. 연 10억달러(약 1조763억원) 규모의 비용도 절감하기로 주주들과 약속했다.”(몰렌코프 CEO 및 일부 임원)

“침체된 스마트폰시장의 대안으로 서버칩 사업을 살려야 한다.”(서버칩 사업 유지 주장 임원)

퀄컴이 서버칩 사업을 계속해야 할지 여부를 놓고 이처럼 최고경영진 내 입장이 갈리면서 사업 유지 여부를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고 디지타임스가 9일 보도했다. 이는 최근 퀄컴이 연구개발(R&D)자원을 축소하고 있다는 소문이 나도는 가운데 나왔다.

퀄컴이 서버칩 사업 철수설에 휘말렸다. 사진은 샌디에이고에 소재한 퀄컴 본사(사진=위키피디아)

보도는 소식통의 말을 인용, 퀄컴 경영진 사이에서 서버 시장에 계속 머물러야 할지, 철수해야 할지에 대해 여전히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은 서버칩 사업부 연구개발 인력을 줄였다는 보도에 이어 나왔다. 업계는 퀄컴이 서버칩 사업부를 접으려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가트너에 따르면 2016년 세계 반도체 3위였던 퀄컴은 지난해 170억6300만달러(약 18조3683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삼성전자, 인텔, SK하이닉스, 마이크론테크놀로지에 이어 세계 반도체 5위가 됐다.

서버칩 개발 엔지니어 30% 감원에 인수자 찾고 있다는 소문까지

퀄컴은 서버 생산업체와 협력해 공동으로 칩을 개발해 온 자사 엔지니어 30%를 감원한 것으로 소문이 났다. 또한 서버칩 사업부를 인수할 구매자를 찾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퀄컴이 서버용 칩 시장의 70%를 장악하고 있는 인텔 주도 시장에서 점진적으로 철수할 것이라는 억측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퀄컴은 아직까지 자사 서버칩 사업부를 포기할 것이라는 보도 및 업계의 추측에 대해 확인하지 않고 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업계 소식통은 퀄컴이 서버칩 시장에 머물기로 결정했다 하더라도 이 부문의 인력자원을 줄이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텔의 서버칩 시장 지배력은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클라우드 서버 사용자들로 하여금 단일 공급자 칩 조달에 따른 높은 위험부담(리스크)과 가격 협상력 부재 등에 따른 우려를 사왔다. 이는 퀄컴이 서버칩 시장에 뛰어들게 만든 계기였다.

퀄컴 최고경영진이 서버칩 시장에 머무느냐 떠나느냐를 결정짓지 못한채 찬반양론으로 갈린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출시된 퀄컴의  ARM,기반 서버용 칩셋 '앰브루잉센트릭2400. (사진=넥스트플랫폼)

퀄컴은 지난 2015년 처음으로 24코어 ARM 기반 24코어 서버칩을 출시했지만 긍정적 시장반응을 얻어내지는 못했다. 지난해 11월 퀄컴은 새로운 저전력 ARM서버 프로세서인 ‘앰브루잉 센트릭2400(Amberwing Centriq 2400)’을 출시하면서 컴백을 선언했다. 이 프로세서는 낮은 단가로 엄청난 관심을 끌면서 인텔의 제온 서버 칩셋과 비교대상이 됐다.

브로드컴의 적대적 인수를 계기로 분위기 반전...경영진 내부에서는 갑론을박 결정못해

하지만 퀄컴의 최고경영자는 지난 1월 주주들에게 지난해 11월초 브로드컴이 시도한 적대적 인수제안을 저지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퀄컴측은 주주들에게 “수익성 향상 차원에서 연간 10억달러의 비용을 절감하겠다”고 약속했다. 스티브 몰렌코프 퀄컴 최고경영자(CEO)는 또한 지난달 “비핵심사업부의 비용을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퀄컴의 일부 경영진은 서버 칩 개발에 막대한 실질적 투자를 했음에도 상당한 수익을 올리지 못했다는 점을 들어 서버칩 시장에서 철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다른 임원들은 퀄컴이 서버칩 시장에 존재하면서 침체중인 스마트폰 부문을 대신해 새로운 매출 성장동력으로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퀄컴 서버칩을 지지한다고 주장한 마이크로소프트(MS)와 다른 주요 고객들이 퀄컴의 서버칩을 도입할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 사업에 더 많은 자원을 주입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퀄컴 서버칩 유지를 주장하는 임원들은 침체된 스마트폰칩 시장 분위기에서 대안 성장동력으로 서버 칩 사업을 살려야 한다고 말한다.

일부 외신에 따르면, 퀄컴은 OEM 협력사에게 기술 지원을 변경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인시켜 주었지만 서버칩 공동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중인 기술인력을 최고 30%까지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버의 수명은 PC나 스마트폰에 비해 긴 3~5년의 사용주기를 갖고 있다. 따라서 퀄컴은 여전히 지난해 말 출시된 최신 서버프로세서로 선발 데이터센터 운영업체들로부터 주문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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