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LG전자가 오는 18일 출시하는 G7 씽큐(이하, G7)의 출고가를 89만8700원으로 확정했다. 전작 G6(89만9800원)에 비해 1100원 저렴한 금액이다. 경쟁 모델로 볼 수 있는 갤럭시S9(64GB)의 경우 95만7000원이다. G7과 갤럭시S9의 가격 차이는 5만8300원이다.

V30의 경우 출고가가 94만9300원으로 경쟁 모델인 갤럭시노트8(109만4500원)에 비해 14만5200원 저렴했지만 V30의 경우 전작(V20)보다 오히려 적게 팔리며 시장에서 고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바일 부문에서 삼성전자에 비해 브랜드파워가 떨어지는 LG전자가 G7의 경우 갤럭시S9에 비해 5만원~6만원 저렴하게 가격을 정한 것이다.

최근 스마트폰 구매 고객들이 공시지원금 대신 선택약정할인을 거의 대부분 선택하면서 출고가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지는 상황이다. G7 출고가에 대한 LG전자의 고민과 배경, 그리고 G7이 LG전자 MC(모바일 커뮤니케이션즈)사업본부의 12분기 연속 적자 고리를 끊을 수 있을 지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일 LG전자에 따르면 G7의 출고가는 89만8700원으로 80만원 후반대였던 G6나 V20에 비해 1100원 저렴하게 책정됐다. G6나 V20 모두 89만9800원이었다. LG전자 관계자는 “시장상황, 제품 제원 및 서비스 등을 고민해 G7의 출고가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G7의 출고가는 예상보다 비싸게 책정됐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갤럭시S8에 비해 먼저 출시됐던 G6와 달리, G7의 경우 갤럭시S9 출시 이후 시장에 나오기 때문에 훨씬 더 저렴하게 출고가가 정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특히 V30에서 OLED를 사용했지만 이번 G7의 경우 다시 LCD로 전환했기 때문에 가격이 더 비싸게 느껴진다는 의견이 많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V30이 OLED 패널을 탑재했음에도 이번 차기 모델(G7)에는 LCD 패널을 적용한다”며 “LG전자가 OLED 패널이 아닌 LCD 패널을 탑재하고 전력 효율에 유리한 기술을 적용했다는 것은 MC사업본부의 전략이 공격적 마케팅보다 원가 절감에 맞춰져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 직원들이 서울 용산역에 설치된 LG G7 씽큐 스퀘어에서 G7 씽큐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삼성전자 프리미엄 vs LG전자 프리미엄, V시리즈가 G시리즈보다 저렴하게 책정돼 

LG전자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사업본부의 경우 G2와 G3가 시장에서 선전했지만 G4가 부진하며 2015년 2분기부터 12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나가고 있다. G4(82만5000원)와 갤럭시S6(85만8000원)의 가격 차이는 불과 3만3000원이었다. V10이 이례적으로 70만원대인 79만9700원의 출고가로 출시되며 갤럭시노트5(89만9800원)보다 10만100원 저렴하게 나왔다.

모듈형 스마트폰으로 기대를 모았던 G5는 이에 대한 자신감 때문인 지 갤럭시S7과 같은 가격인 83만6000원으로 시장에 나왔고, V20의 경우 갤럭시노트7(98만8900원)에 비해 8만9100원 낮게 출고가가 정해졌다. G6는 갤럭시S8(93만5000원)에 비해 3만5200원 더 싸고, V30의 경우 갤럭시노트8에 비해 14만5200원 저렴했다. V시리즈가 G시리즈보다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삼성전자 제품보다 가격 차이가 크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출시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스마트폰의 출고가는 시장의 상황과 당시 제조사 환경 등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라며 “의도적으로 G시리즈가 V시리즈에 비해 비싸게 책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G7, 가격 낮추는 것 보다는 앞으로 장기적인 관점 고려해 가격 정한 듯 

황정환 LG전자 MC사업본부장(부사장)은 G7의 가격을 최대한 낮추고 싶다고 의견을 내비친 적 있다. 황정환 부사장은 지난 3일 열렸던 기자 간담회에서 “(G7의 가격을) 아주 낮추고 싶다. 하지만 우리도 고려할 부분이 많다”며 “우리가 (시장 상황에) 맞춰서 합리적으로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89만8700원이라는 가격은 LG전자가 최대한 낮춘 값은 분명히 아니다.

과거 LG전자가 V10에서 70만원대로 가격을 낮췄지만 시장에서 성공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가격이 중요 변수는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 MC사업본부의 가장 큰 단점은 브랜드 파워인데 삼성전자와 가격 차이가 많이 날 경우 브랜드 파워를 앞으로 회복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상린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경우 가격보다 중요한 것은 제품의 차별성 및 혁신성”이라며 “LG전자가 경쟁사에 비해 가장 떨어지는 것이 브랜드 파워인데, 가격 차이가 많이 날 경우 지금의 브랜드 가치보다 더 하락할 수 있다. 가격을 내리려고 마음 먹었으면 더 깎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G7의 경우 붐박스 스피커 등 다른 요소가 눈에 띄기 때문에 기대되는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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