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이하 협회)가 동반성장위원회 주관 대중소기업간 통신기기 판매업 상생 협약을 삼성디지털프라자 및 LG베스트샵과 체결했다. 휴대폰 판매업의 중소기업적합업종 협의에 첫걸음을 내딘 것이다.

협회가 지난해 10월부터 통신기기 도소매업종의 적합업종 지정을 위해 협상을 시작해 7개월만의 성과다. 하지만 중소기업적합업종 협의 대상 기업의 경우 대부분 국내 재계 10위권안에 포진돼 있기 때문에 앞으로 남은 협상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관계자들은 전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협회가 휴대폰 판매업의 중소기업적합업종을 추진하는 이유는 이동통신시장이 이통3사와 대형회사 중심으로 더 강화되고 있기 때문에 판매점들의 생존을 지켜내기 위해서다.

9일 전국이동통신협회에 따르면, 협회는 지난 2일 삼성디지털프라자 및 LG베스트샵과 대·중소기업간 통신기기 판매업 상생협약이 체결했고, 실무적인 협상 절차가 남겨둔 상태다. 협회는 협상 대상 기업을 크게 네 분류로 나눴다.

첫 번째는 스마트폰 유통 관련 자회사 및 직영점을 보유하고 있는 이동통신3사, 두 번째는 삼성디지털프라자 및 LG베스트샵으로 대표되는 제조사 유통분야, 세 번째는 롯데하이마트나 전자랜드로 대표되는 대형 유통 분야, 네 번째는 CJ, 롯데, GS, 현대 등 대기업이 있는 홈쇼핑/온라인 분야다.

이중 협회는 홈쇼핑/온라인 분야를 제외한 이동통신3사, 삼성디지털프라자 및 LG베스트샵, 롯데하이마트와 전자랜드 등과 협상을 진행 했고 이중, 삼성디지털프라자 및 LG베스트샵과 협약을 맺은 것이다. 대·중소기업간 통신기기 판매업 상생협약의 경우 대·중소기업간 자율적으로 협의를 진행해오고 있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관계자는 “큰 틀에서 먼저 협약을 맺었지만, 실무적인 협의가 남았다”며 “이번 협약의 주요 결과로는 중소상공인의 사업발전을 위해 교육지원/ 협력 사업을 발굴하고, 대·중소기업 상생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협회의 중소기업적합업종 추진 이유...이통시장, 이통3사와 대형회사 중심으로 재편되기 때문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현재 이동통신3사(직영점‧대리점)와 롯데하이마트 및 전자랜드 등 대형 전자제품 매장, 일선 판매점의 시장점유율은 4:3:3이다. 현재 협회가 중소기업적합업종 협의를 추진하는 이유는 한 때 30만 명이었던 종사자 규모가 현재 잠정 3만 명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판매점 종사자의 감소폭이 큰 이유는 지난 2014년 10월 시행된 단통법의 영향도 무엇보다 크지만 대기업의 이동통신시장 진출 영향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실제로 이동통신 3사의 대리점과 직영점 수는 매년 증가 추세다. SK텔레콤의 직영 및 일반 대리점은 2014년 10월 3817곳에서 2015년 4294곳으로 늘었고, 2016년 4288곳이었다. KT의 경우 2014년 2516곳, 2015년 2810곳으로, LG유플러스 또한 2014년 2038곳이던 직영점‧대리점 수는 2016년 2100여 곳 이상으로 늘었다.

판매점 측이 가장 원하는 것은 대기업 계열의 유통점들이 휴대폰 판매에서 완전히 철수하는 것이다. 휴대폰 이동통신시장이 점차 이동통신사와 대형 유통회사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이기 때문이다.

동반위의 중소기업적합업종 권고 유형은 진입자제와 확장자제, 사업축소, 사업이양 등 네 가지가 있다. 이 중 사업이양의 경우 대기업이 해당 품목 시장에서 철수하는 것을 말한다. 판매점 측이 가장 원하는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판매점 측의 요구대로 대기업이 휴대폰 판매 시장에서 철수할 수 있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동반위가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선정한 73개 품목(제조업 54개, 서비스업 19개) 중 사실상 사업 철수 조치된 품목은 순대와 청국장 2개, 일부만 사업 철수 조치된 품목은 6개다. 비율로 보면 각각 2.7%, 8.2% 수준이다.

특히 휴대폰 판매업과 같은 서비스업에서의 사업철수는 중소기업적합업종 19개 품목 중 단 한 사례도 없었다. 이에 따라 대기업이 대기업이 휴대폰 판매 시장에서 완전히 손 뗄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측은 중소기업적합업종 협의 대상 기업과의 협의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어느정도의 성과를 이뤄내겠다는 입장이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관계자는 “통신기기 판매업의 주 공급자인 통신사의 전향적인 자세를 바라는 입장”이라며 “현재 협상 진행 중인 대상 대기업의 전향적 태도변화가 없을 경우, 본 적합업종 제도 절차를 준수하여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동반성장위원회 중소기업적합업종 지정 품목 중 대기업 사업철수 권고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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