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김태림 기자] 다양한 산업분야에 블록체인 기술 적용이 확대되는 추세다. 의료계에도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은 의료 정보 원본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모든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기 때문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메디블록, 엑스블록시스템즈, 휴먼스케이프 등 국내 스타트업들이 의료분야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그동안 병원은 보안과 안전 문제로 중앙 서버에 저장된 환자 정보를 활용하거나 교류하지 못했다. 하지만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면 모든 거래 내역이 여러 노드에 분산 저장돼 사실상 위변조가 불가능하다. 환자 정보의 활용과 교류가 가능해진 것이다.

예를 들어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플랫폼을 만들면, 스마트폰으로 ‘내 의료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블록체인 앱 사용자가 병원에서 진료를 보고 QR코드를 찍으면 ‘내 의료정보’를 앱을 통해 볼 수 있다. 블록체인으로 의료 디지털 문서가 ‘원조’ 문서라는 신뢰를 담보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또 제 3자에게 ‘내 의료정보’를 보낼 수도 있다.

이와 비슷한 기능이 있는 플랫폼이 국내에서 개발되고 있다. 의료정보 오픈 플랫폼 메디블록이다. 메디블록은 개별 의료기관, 의료기기 등에 저장돼 있는 개인 건강 정보를 환자 중심으로 모아 관리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블록체인 기반의 개인건강기록 플랫폼이다.

메디블록 관계자에 따르면 환자들은 매디블록을 이용해 환자의 진료기록과 라이프로그 등 통합된 의료정보를 블록체인에 저장하고, 의료기관 방문 시 의사에게 진료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연구자들은 메디블록을 통해 특정 의료기관에 한정됐던 의료 데이터를 국가와 지역에 구애 받지 않고 수집할 수 있다.

고우균 메디블록 공동대표는 “유통하는 과정에서 블록체인 상에 민감한 개인정보가 저장되지 않도록 하면서 동시에 정보의 소유권과 이력을 블록체인 내 기록으로 입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메디블록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메디블록은 올해 말 개발 완료할 예정이다.

(사진=픽사베이)

의료제증명서비스를 준비하는 스타트업도 있다. 기존 의료제증명 서류는 환자가 병원에 직접 방문해서 창구나 무인수납기(KISOSK)를 통해 발급받아야 했다. 서류를 위‧변조할 우려가 있어서다. 블록체인 플랫폼 기업 엑스블록시스템즈(구 써트온)는 블록체인 기반의 공개키기반구조(PKI)인증서를 활용해 의료제증명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엑스블록시스템즈에 따르면 환자는 본인인증 단계에서부터 블록체인을 활용해 서류를 발급받는다. 유통되는 모든 과정이 블록체인에 기록된다. 환자는 제증명서류가 블록체인 상에서 위‧변조가 발생하지 않았는지 확인만 하면, 종이문서와 동일한 효력으로 서류를 활용할 수 있다.

엑스블록시스템즈는 전국 약 500여개 대형 병‧의원 의료정보통합시스템을 구축한 솔루션 업체와 시스템표준화 작업을 진행, 올해 말 실제 병원시스템에 적용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를 통해 앞으로 우리는 병원에서 병원으로 의료정보 전달, 학교‧직장에 입‧퇴원 기록 제출, 보험사에 보험료 청구 등을 간단하게 모바일로 처리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병원도 서류발급 목적의 고객 방문을 최소화 할 수 있어, 인건비나 발급에 필요한 비용을 절감하고, 치료목적으로 방문한 환자들에게 더 많은 관심과 편의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휴먼스케이프는 국내 의료 시장에서 병‧의원 대상의 사후관리 솔루션을 개발‧운영하는 헬스케어 스타트업이다. 블록체인 기반의 환자 커뮤니티 구축 프로젝트를 위한 초기투자 유치를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개발과 사업 추진에 착수했다.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기존 건강 정보의 교류는 주로 온라인 포털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문답 서비스나 특정 질병에 특화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기존 온라인 커뮤니티의 경우 참여자가 지속적으로 글을 작성하거나 정보를 공유해야 하는 동기가 충분하지 않아 사용자들이 쉽게 커뮤니티를 이탈하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휴먼스케이프는 보상체계 기반의 블록체인 커뮤니티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커뮤니티 정보 생산 주체인 환자는 자신이 공유한 의료정보에 대한 경제적 보상을 받는다. 경제적 보상으로 커뮤니티 참여도를 높이고, 이탈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또 이렇게 쌓인 환자의 경험적 건강 데이터들은 신약 개발 등에 활용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글로벌 IT 기업도 블록체인 기술을 의료분야에 도입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IBM은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블록체인 기반 네트워크로 환자 의료정보를 공유하는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예를 들어 이 기술로 환자들은 동일 검사를 다른 병원에서 다시 진행하거나 검사 받은 정보를 다른 병원에 옮기기 위해 CD 등을 요청할 필요가 없게 되는 것이다. IBM과 FDA는 블록체인 기반 의료정보 공유로 공중 보건에 이익을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는 구상이다.

구글의 딥마인드 헬스는 영국 국가보건서비스(NHS), 주요 대학병원 등과 협력,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해 환자 의료정보를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환자의 의료정보를 암호화한 후 이를 자동으로 블록체인에 기록하는 방식이다. 이를 보험청구 심사 등에 이용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블록체인 기술은 각종 의료정보 문서발급, 실손보험 청구 등 다양한 의료 영역에서 활용될 전망”이라며 “이로 인해 환자들이 더 좋은 의료 서비스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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