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부산에서 열렸던 제9회 e스포츠 월드챔피언십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이 종합우승을 차지하며 2년 연속 우승 및 7회 종합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사진=한국e스포츠협회 제공)

[디지털투데이 이재익 기자]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 10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사상 최초로 시범종목에 채택된 e스포츠의 대한민국 선수 출전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한국e스포츠협회가 대한체육회 가입단체가 되지 못한 것이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와 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조직위)에서 e스포츠 세부종목을 아직 결정하지 못한 것도 현재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오는 8월 18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와 팔렘방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 e스포츠가 대회 사상 최초로 시범종목으로 선정됐다. 하지만 자타공인 세계 최강으로 평가받는 대한민국 e스포츠 선수들의 출전 여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 한국e스포츠협회, 대한체육회 회원이 되지 못한 이유

이에 대해 대표선수단을 꾸릴 권리를 가지고 있는 대한체육회에 한국e스포츠협회가 가입단체로 속하지 못한 것이 원인으로 지적됐다.

국가대표선수는 국민체육진흥법에 따라 대한체육회 또는 체육회 회원종목단체가 국제대회에 대한민국 대표로 파견하기 위해 선발‧확정한 사람을 뜻한다. 또한 선수 선발은 회원종목단체가 사전에 정한 국가대표 선발규정에 따라 위원회에서 선발함을 원칙으로 한다.

하지만 현재 한국e스포츠협회는 대한체육회 회원종목단체가 아니다. 대한체육회 규정에 따르면 아시안게임 종목 단체는 준회원단체로 가입할 수 있다. 단, 시‧도체육회 산하에 종목단체로 1개 이상의 조직이 가입한 상태여야 한다. 현재 e스포츠협회는 전국 시‧도체육회 어떤 곳에서도 들어가지 못했다.

한국e스포츠협회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시‧도지회를 만들고 그것이 시‧도체육회 산하로 들어가야 우리도 대한체육회 준회원단체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시‧도체육회 승인이 안됐다”며 “e스포츠를 체육단체로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고 지금 급하니까 받아달라고 하는 것도 기존 회원단체와의 예산 배분 등 여러 걸림돌이 있다. 지방선거도 가까워져 다들 뭘 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닐 것”이라 말했다.

이번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우)을 주관하는 OCA(좌)와 아시안게임조직위는 아직까지 e스포츠 세부종목을 선정하지 못했다.(자료출처=OCA 및 아시안게임 홈페이지)

■ 평창올림픽 러시아 선수처럼 개인 자격 출전 가능한가

선수들의 아시안게임 출전에 대해 국가대표가 아닌 개인 자격 출전이 거론되기도 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2018평창동계올림픽에 러시아 국적의 선수들이 개인 자격으로 출전하도록 결정했던 것으로 예로 들 수 있다.

하지만 그 방법은 이번 논란의 해결방법이 되기 어렵다.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한 러시아 선수들은 이미 출전이 결정된 상태에서 도핑 리스트에 포함된 선수들을 빼고 나머지 선수들에 대해 IOC가 허용한 것이다. e스포츠 선수들이 선발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거론할 방법이 아니다.

한국e스포츠협회 관계자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한국e스포츠협회가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대한체육회 회원으로 인정되는 것이며 이를 진행하기 위해 양 측이 계속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며 “다른 방법들로 해결이 되더라도 대한체육회가 결정해서 마무리해야 하는 것은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 선수들 출전 문제 해결 전에 세부종목 채택돼야

이번 논란에 대해 대한체육회는 한국e스포츠협회를 배제시킨 적은 없으며 정해진 규칙과 절차에 따라 회원 조건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와 함께 “현 상황에서 대한체육회가 움직이기 위해선 OCA와 조직위가 e스포츠 세부종목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시안게임의 세부종목 결정은 OCA와 조직위가 협의해 결정한다. 현재 e스포츠는 아시안게임 시범종목으로 채택됐지만 ▲리그오브레전드(LOL) ▲배틀그라운드 ▲스타크래프트 ▲오버워치 등 여러 e스포츠 종목 중 무엇이 세부종목으로 채택될지는 미지수다. 예를 들어 LOL의 간판스타인 이상혁(Faker) 선수를 아시안게임에서 볼 수 있으려면 OCA와 조직위가 LOL을 e스포츠 세부종목으로 채택해야 한다는 뜻이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어떤 종목이 실제 세부종목으로 진행되는지가 결정돼야 이쪽에서도 그 종목의 대표선수들을 선발하고 출전을 허용할 수 있다. 일정상 이미 결정이 났어야 하는데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 결정이 늦어지면서 다른 여러 종목에서도 트러블이 발생하고 있다. 조만간 관련 정보가 전달될 것으로 보이며 우리도 계속해서 재촉하는 중”이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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