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이재구 기자] 오랫동안 소문으로 나돌던 중국 스마트폰 업체 샤오미가 마침내 홍콩증권거래소(SEHK)에 기업공개(IPO) 신청서를 냈다. 100억달러(약 11조원)의 공식 IPO자금 공모공식 진행 절차에 들어갔다. 샤오미가 상장을 하게 되면 시가총액(시총)은 1000억달러(약 107조5500억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8년 전 창업초기만 해도 스티브 잡스와 애플의 아이폰을 흉내내던 국제적 촌뜨기로 인식되던 샤오미의 레이쥔 회장은 중국 제1의 부호가 될 전망이다.

하지만 샤오미앞에 난관과 도전이 가로막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우선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침체와 미국의 대중 제재 속 미국시장 뚫기가 꼽힌다. 글로벌화를 통한 중국 내수 위주의 시장 탈피, 지재권 문제 해결 등의 과제도 얘기된다. 성공에 대한 희망은 스마트폰위주의 매출이 다변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늦어도 6월말 이전에 증시 상장과 함께 창업 8년 만에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샤오미의 성장 과정과 도전 그리고 이를 이끌고 있는 레이쥔 회장의 야망을 외신 보도 내용과 전망을 통해 살펴본다.

레이쥔 샤오미 회장이 베트남 대리점에서 촬영한 사진(사진=레이쥔 트위터)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은 3일(현지시각) 올해로 창업 8년째인 샤오미가 시가총액 1000억달러에 이르는 100억달러 규모의 주식 공모를 통해 기업공개(IPO)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물론 샤오미의 IPO신청서 초안에는 재정과 관련한 자세한 내용이 들어있지 않다.

이번 IPO는 지난 2014년 알리바바가 뉴욕증시(NYSE)에 상장(250억달러)한 이래 전세계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보도에 따르면 샤오미는 홍콩 거래소에 상장을 위해 중신리앙,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을 공동 주관사로 삼았다.

샤오미, “철인3종 경기하듯”...소매유통과 인터넷서비스에 하드웨어 마진은 5%로 제한

샤오미는 아주 박한 마진으로 스마트폰과 스마트기기를 팔며, 서비스에 의존하고 있고 이익을 끌어들이기 위해 효율적으로 부품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대부분의 회사들의 경영과 차이를 보인다. 휴대폰 이외에도 샤오미는 자체 소매유통사업, 그리고 결제 및 스트리밍 같은 인터넷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레이쥔 샤오미 최고경영자(CEO)가 철인 3종경기라고 부르는 이 전략은 회사 성장의 초점을 서비스에 두고 있다. 이는 최근 샤오미가 최근 하드웨어 판매로는 최대 순익을 5%만 벌어들이겠다고 선언한 데 따른 것이기도 하다.

샤오미의 최신 주력 스마트폰 미믹스2S(사진=유튜브)

샤오미는 자사의 IPO신청서에서 “이미 1억9000만명 이상이 자사의 안드로이드 미 사용자인터페이스(MIUI)를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샤오미가 1억대 이상의 인터넷 연결형 단말기를 판매한 가운데 시장에서 얼마나 많은 자사 소프트웨어(SW)를 탑재한 샤오미 단말기가 사용되고 있는지 말해 준다. 샤오미는 스마트폰 외에도 스마트시계, 피트니스밴드, 스마트체중계 같은 인터넷과 연계되는 단말기들을 출시하고 있다.

샤오미는 휴대폰 이상의 많은 것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자사의 벤처캐피털자회사를 통해 수백개 신생기업의 주식을 인수했다. 수천명의 엔지니어들이 음악, 비디오, 동영상, 앱을 만들었고 브라우징 앱은 안드로이드OS를 수정한 미UI에 선탑재됐다.

샤오미는 동영상스트리밍 앱과 클라우드 스토리지는 물론 자사 브랜드의 스쿠터, 충전기,공기정화기, 여행용가방 등을 공급하고 있다.

샤오미는 500개이상의 제품과 서비스를 70개국에 있는 1억9000만명의 월간 사용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샤오미는 초기 온라인 판매에 의존하던 데서 벗어나 이제는 수백개의 오프라인상점을 만들어 이들 제품을 취급한다. 물론 오프라인 상점은 대부분 중국과 인도에 편중돼 있다.

샤오미는 인도의 생애최초 휴대폰 구매자의 니즈에 휴대폰을 맞춰 판매하는데 노력하면서 다른 국가 진출은 지양하고 있다.

인도시장에서는 고객의 니즈를 맞추기 위해 직접 현장을 방문해 고객 니즈를 파악한다.

샤오미 인도 책임자 마누 자인의 사례는 인상적이다. 그는 시골 고객과 대리점을 방문해 주어진 날짜 안에 어느 이통사가 더빠르게 개통을 해줄지 알 수 없다는 점을 파악했다.  그래서 본사와 협의해 이후 인도진출용 스마트폰에 2개의 SIM슬롯을 만들어 한 이통사에서 다른 이통사로 바꿔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레이쥔 회장, “2년반 후엔 중국 1위 스마트폰”...중국편중·지재권·브랜드 해결해야

레이쥔 샤오미 회장은 10분기 이내에 샤오미를 중국 최대의 스마트폰 회사로 만들 계획이라고 약속하고 있다. 하지만 2년 반이란 시간은 중국 IT업계에서는 긴 시간이다. 레이쥔 회장은 묘기와 가격전쟁이상을 요구받게 될 것이며 선발 업체들은 시장점유율확대를 위한 공세를 강화해 나가게 될 것이다.

시장 조사회사 커낼리스에 따르면 샤오미는 자사 스마트폰의 58%를 중국 내수시장에 의존하고 있다.이는 샤오미에게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시장이 포화되고 있는데다 지난해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처음으로 성장세를 멈췄기 때문이다. 생애최초의 스마트폰 구매자에게 샤오미의 저가스마트폰은 인기대상이지만 서너번째 스마트폰을 사는 사람들은 애플,삼성, 화웨이 스마트폰으로 업그레이드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샤오미 스마트폰의 40%이상이 해외매출이다.(자료=커낼리스)

지아 모 커낼리스분석가는 “샤오미는 자사 브랜드의 스쿠터와 기타 제품이 고객들을 스마트폰과 높은 이익을 보장하는 온라인서비스로 끌어들인다는 것을 증명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샤오미가 중국에서 성장세를 유지할 수 없다면 자금확보와 글로벌시장 확대에 엄청난 위험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샤오미가 구글 안드로이드OS를 수정해 만든 미UI 사용자는 인도시장의 새로운 샤오미 스마트폰 고객들도 사용하고 있다. 샤오미는 미UI로 전세계에서 19억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샤오미는 이를 통해 고객당 연간 10달러를 거둬들인다. 넷플릭스가 연간 100달러, 스포티파이가 연간 32달러를 벌어들이는 것과 대조된다.

샤오미의 주력폰 미믹스2(사진=샤오미)

중국 정부가 중국내 구글접속을 차단한 것은 샤오미의 애플리케이션 사용을 크게 높여주었다.

하지만 닐 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분석가는 샤오미가 다른 시장을 뚫기는 쉽지 않다고 말한다.

그는 또한 미국과 유럽으로 진출함에 따라 늘어나게 될 샤오미의 지적재산권 지불비용에 대한 부담도 크다고 지적한다. 샤오미는 지적재산권 투자를 크게 늘리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샤오미의 서방국가 진출에 어려움을 주는 것은 이같은 요인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 1월 미국정부는 화웨이와 AT&T의 파트너십을 막았다. 화웨이와 중국 군대와의 연결성을 인용하면서 이것이 미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것이라는 이유였다. 이어 4월 미국정부는 중국의 스마트폰업체 ZTE 제품의 미국내 판매를 7년간 금지했다. 이란 등에 전략물품을 팔았다는 게 이유였다.

레이쥔 회장은 “나는 어떤 나라도 샤오미의 제품을 거부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샤오미가 미국에서 화웨이나 ZTE 같은 문제를 갖고 있지 않다고 말한다.

샤오미는 두 회사와 달리 통신장비를 갖고 있지 않다. 하지만 샤오미는 미국의 이통사나 애플제품을 좋아하는 고객들과 친밀한 관계를 갖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트럼프 행정부와 중국정부간에 날로 고조되는 무역긴장관계는 이제 상장을 앞두고 있는 샤오미에게는 좋지 않은 소식이다.

샤오미는 자사의 사용자들이 하루 4시간30분씩 단말기를 사용하는 적극적인 사용자이며 5대 , 또는 그이상의 인터넷 연계 단말기를 사용한 140만명의 고객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세계 4위의 스마트폰 공급자의 재무상태는?

시장조사회사 IDC에 따르면 샤오미는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4위에 올라있다. 또한 중국에서 침체되는 스마트폰 판매를 거스르는 얼마 안되는 스마트폰 공급사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이 회사 경영에 따른 재무 실적은 인상적이다.

샤오미는 지난해 1166억위안(약 180억달러,약 19조35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도인 2016년에는 684억위안(약 11조5800억원), 2015년에는 668억위안(약 11조30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샤오미는 지난해 439억위안(6.9억달러,약 7조430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540억위안(약 9조1405억원)에 달하는 우선주를 발행한 데 따른 것이었다. 하지만 성장세는 건강하다.

영업이익은 전년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한 122억위안(19억2000만달러,약 2조650억원)를 기록했다.

스마트폰은 샤오미 매출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스마트기기가 20%이상이며 나머지는 서비스 부문 매출이다.

탈중국화 서두르는 샤오미...공모자금 어디에 쓸까?

누구나 예상하듯 중국시장은 샤오미 매출을 발생시키는 메인 그라운드다. 하지만 샤오미는 점점더 중국시장 의존도를 줄여가고 있다. 지난해 판매상황을 보면 중국시장 매출은 72%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16년에는 87%, 2015년에는 94%를 각각 차지했다.

인도는 샤오미가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서 가장 성공한 사례다.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샤오미는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 1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31.1%의 점유율로 26%대를 차지한 삼성과 격차를 벌이며 1위를 차지했다. 또한 다른 전세계 시장에서도 배전의 노력을 기울일 것을 약속했다.

2017년 세계주요 기업의 시가총액(자료=PwC)

흥미롭게도 샤오미는 미국 스마트폰시장 매출 확대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동남아,유럽,러시아 다른지역에서의 존재감을 높이기 위해 IPO 공모자금의 30%를 투자하기로 약속했다.

현재 샤오미는 자사 제품을 전세계 74개국에 판매하고 있다고 말한다. 여기에는 샤오미가 스마트기기 액세서리와 비휴대폰 품목을 판매하고 있는 미국도 포함된다.

샤오미는 나머지 30%는 연구개발 및 제품개발에 쓰고 나머지 30%는 샤오미의 사물인터넷 및 스마트제품 생태계 구축에, 나머지 10%는 운전자본으로 사용된다.

레이쥔 샤오미 CEO는

전세계가 샤오미의 성공적인 상장을 예상하면서 IPO를 주목하고 있는 배경에는 레이쥔(雷軍) 샤오미 회장이 있다. 그는 ‘대륙의 실수’로 불리던 중국 브랜드 샤오미를 ‘대륙의 기적’으로 이끌어냈다. 중국의 수많은 스마트폰업체들과의 치열한 경쟁속에서 창업 8년만에 샤오미를 세계 4위의 스마트폰업체를 키우면서 결국 홍콩 증시 상장(IPO)까지 이끌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레이쥔 회장은 올해 48세로 후베이성 출신이다. 우한대학교 컴퓨터학과를 졸업한 그는실리콘밸리의 창업 스토리에 감명받아 대학 친구들과 함께 ‘산써(三色)공사’를 설립해 제품을 내놓았으마 짝퉁제품이 나돌면서 결국 문을 닫게 된다. 이후 레이쥔은 진산에 합류했고 1998년 8월 진산공사 사장에 올라  IPO를 성공시키면서 2011년 회장에 올랐다.

그는 지난 2010년의 린빈 전 구글 중국엔지니어링연구원 부원장 등 6명의 인재들과 함께 샤오미 하이테크를 설립했다. 그리고 이듬해 8월 스마트폰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샤오미 스마트폰은 애플 아이폰의 짝퉁이라는 비난과 함께 ‘대륙의 실수’라는 비아냥을 견뎌야 했다. 하지만 뛰어난 가성비로 중국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면서 지난 2015년 중국시장 점유율 15.1%를 차지하며 일약 세계 스마트폰 업계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하지만 후발 주자들의 추격이 만만치 않았다. 오포, 비보 등 토종 경쟁자들의 추격에 성장세가 꺾였다. 인도시장을 대안으로 찾았고 이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지난해 4분기, 올 1분기 연속 인도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다. 지난해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20%대의 감소세를 보였지만 샤오미는 홀로 성장세를 기록했다.

샤오미의 인도 스마트폰 시장 진출 이후 성장세(사진=커낼리스)

샤오미는 이번 IPO 신청서에서도 정확한 주요 투자자의 주식지분을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레이쥔 최고경영자(CEO)는 샤오미 지분 75% 이상을 가진 것으로 일려지고 있다.

샤오미의 기업가치가 1000억 달러로 인정될 경우 그의 지분가치도 최소한 750억달러(한화 약 80조원) 이상이 된다. 레이쥔 회장이 IPO를 계기로 중국 최고의 부호가 된다는 의미다. 현재 마화텅 텐센트그룹 회장의 지분 가치는 460억달러, 마위 알리바바그룹 회장의 지분가치가 390억달러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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