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이재구 기자]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데이팅앱을 발표, 서비스하겠다고 밝혀 화제를 뿌리고 있다. 1일(현지시각)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서 열린 F8 페이스북 개발자 컨퍼런스에서다.

전세계에 22억명의 사용자들 둔 페이스북이 뭐가 아쉬워서 새로이 데이팅앱을 발표하고 적용하기 시작했을까?

결론적으로 데이팅 서비스 시장이 돈이 될 만큼 충분히 성숙했다고 본 때문이다. 데이팅과 관련한 앱사용자들에게 요구되는 패션,액세서리, 행사, 레스토랑같은 연관 산업에서 요구하는 광고수요를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삼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페이스북의 F8 기조연설 내용은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그리고 데이팅앱으로 구성됐다. 페이스북의 데이팅 앱은 관계를 갖고 있는 상태(in a relation)나 결혼 상태(married)로 설정된 사람들은 사용할 수 없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1일 열린 F8행사에서 10년 로드맵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포브스는 이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페이스북의 AR과 VR에 대해서는 미래 사업을 준비하는 차원으로 이해하겠지만 데이팅앱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보일 수 밖에 없다고 전제하면서 이같은 분석을 내놓았다.

확실히 페이스북과 22억 사용자들이 함께하는 효과가 데이팅 서비스 틴더(Tinder) 및 유사한 관련 서비스 사용자들에게 상당한 대안을 제공한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하지만 정작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것은 페이스북 플랫폼이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신뢰성이 도마에 오른 마당에 왜 데이팅앱에 진출했는지에 대한 진짜 속내다.

F8행사 기조연설에서는 이에 대한 특별한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페이스북은 이날 데이팅 기능을 발표하면서 더많은 내용이 연말 이전에 나올 것이라는 점을 밝혔다.

크리스 콕스 페이스북 최고제품책임자가 F8 참석자들에게 일련의 디자인을 보여주고 프라이버시와 안전에 초점을 둔 제품을 발표했다. 저커버그는 이 제품 사용이 “단순한 훅업(키스에서 때로는 이르게 성관계를 갖는 관계)이 아닌 진정한 장기적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페이스북의 이같은 움직임에 당장 데이팅앱으로 대표되는 매치그룹의 주식가치는 순식간에 두자릿수 하락을 기록했다. 매치그룹은 지난 2015년 상장했으며 오케이큐핏(OkCupid), 플렌티오브피시(PlentyOfFish),틴더(Tinder),매치닷컴(Match.com)같은 온라인데이팅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페이스북이 데이팅앱 서비스를 선언함에 따라 틴더,매치닷컴 같은 데이팅 서비스가 위기를 맞게 됐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페이스북이 데이팅앱에 진출하려는 진짜 속내는 무엇일까? 왜 페이스북은 14년간 가만히 있다가 이제야 데이팅앱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것일까? 폴 암스트롱 히어포스창업자는 “진실은 페이스북에는 데이팅 앱이 필요없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앱서비스에는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핵심 영역 주위에 대한 페이스북의 엄청난 관여와 데이터 플레이가 있다”고 전제하면서 “데이팅서비스를 사용하는 것은 단순한 소개팅 외에 의도를 내포하고 있고 패션,액세서리, 행사,레스토랑 같은 다른 산업을 요구하게 된다. 그리고 이같은 정보는 광고를 게재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훌륭한 데이터가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쨌든 대다수의 데이팅 앱은 페이스북의 데이터로 작동한다. 페이스북은 시장이 성숙하고 돈이 되기 시작하면서 이를 제어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 페이스북의 실제 데이팅앱 플레이는 이날 함께 발표된 VR제품(오큘러스고)과 연결돼 있는 것일 수도 있다. 가상현실(VR) 안에서 데이트하는 것은 페이스북에게는 엄청나게 새로운 시장이 될 수 있다. 시간이 지나면 페이스북의 데이팅앱이 단순히 사람들을 연결시켜 주는 것이 아님을 말해 줄 것이다. 페이스북은 사람들을 더 잘 연결시켜주기 위해 데이팅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VR기기를 이용한 데이트는 기존에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시장을 열어줄 수 있다. 오큘러스고는 한국에서는 23만8000원에 판매된다. (사진=오큘러스)

또한 한가지 분명한 것은 페이스북이 아직 그다지 뛰어나지 않은 것으로 증명된 훨씬더 개인적인 공간에서 아슬아슬한 도전을 하려 한다는 것이라는 지적도 했다.

한편 페이스북은 이날 PC와 스마트폰 없이 단독으로 작동하는 독립형 VR헤드셋 ‘오큘러스고’를 전세계에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한 1000개 이상의 게임과 콘텐츠가 준비돼 있다.기본모델(32GB) 미국 출시가격은 199달러(약 21만4000원)다. 한국에서는 23만8000원으로 책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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