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이재구 기자] 베이징에 본사를 둔 스마트폰업체 샤오미가 홍콩을 뒤흔들고 있다. 홍콩 시중 자금 유동성이 경색되기 시작했고 대출금리가 오르고 있다. 홍콩달러도 강세다.

샤오미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기업공개(IPO·증시상장)하기로 한 당초 계획을 홍콩증권거래소(SEHK)로 바꾸기로 하면서 생긴 일이다.

블룸버그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각) 정통한 소식통의 말을 인용, 샤오미 IPO가 최소 100억달러(약 10조7000억원)를 거둬들일 목표를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가운데 홍콩 시중 유동성이 몰리면서 샤오미의 IPO가 홍콩시민들에게는 ‘양날의 검’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IT지가(IT之家·ITHome)은 샤오미가 뉴욕증시 상장 대신 홍콩증시를 택한 데 대해 장차 중국본토 거래를 고려한 결정이라는 분석을 전했다.

세계 5위 스마트폰 업체 샤오미가 이달에서 다음달 사이에 홍콩증권거래소를 통해 기업공개를 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가치는 650억~7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알리바바의 2310억달러에 이어 중국 업체 역대 2위 규모의 IPO다. (사진=폰레이더)

샤오미 6월말까지는 홍콩증시 상장할 듯 

홍콩경제저널(HongKong Economic Journal)은 샤오미가 5월초 IPO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며 6월말 상장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반면 홍콩경제신문(Hong Kong Economic Times)은 샤오미가 5월초 IPO를 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샤오미는 올해 1월 중국에서 IPO시작(kick-off)회의를 가졌다. 유출된 내용에 따르면 이때 샤오미가 IPO를 위해 홍콩을 선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베이징에 본사를 둔 샤오미는 아직 IPO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샤오미의 IPO는 올해 이뤄지는 상장 가운데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지난 2014년 알리바바의 시총 가치에는 이르지 못하지만 650억~700억달러(약 69조5800억~74조935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중국 전자상거래 대기업인 알리바바 홀딩스는 NYSE에 데뷔하면서 250억달러를 모았고 공모 중 주식가치가 2310억달러(약 247조2855억원)로 치솟았다.

이달중, 또는 다음달로 알려진 샤오미 IPO에 투자해 수익을 확보하려는 홍콩시민들로 인해 수년간 최저 수준으로 관리되던 홍콩은행간금리(HIBOR)가 인상됐고, 대출비용 상승이 예고되고 있다. 반면 홍콩증권거래소(SEHK) 증시 투자 자금은 말라가고 있다. 홍콩달러도 짧은 기간이긴 하지만 강세다.

샤오미 IPO공모과열...홍콩 시중 유동성 마르고 대출금리 오른다

샤오미 IPO로 인해 과열되고 있는 홍콩 주식시장은 주문 과잉 현상을 보이며 수백 대 1의 경쟁이 이뤄지게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이 주문을 위해 과도하게 자금을 빌리는 현상 때문이다.

이같은 샤오미 IPO 과열 우려는 괜한 것이 아니다. 최근의 사례도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해 있었던 중국 리터리처닷컴의 11억달러(약 1조1775억원) 규모 IPO 당시 홍콩 시중 자금의 3분의 1이 몰리면서 자금 유동성이 경색되는 사태를 일으켰다. 지난주 핑 안 굿 닥터가 자사주에 대한 개인 투자자 주문을 받기 시작했을 때에도 은행간 금리가 지난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HIBOR가 높아지면 당연히 주택 담보 대출에서 기업 대출에 이르는 모든 비용이 영향을 받는다.

사람들이 샤오미 공모를 신청하기 위해 증권구입을 위한 차익 대출금을 사용한다면 홍콩증권거래소의 5조6000억달러(약 5994조8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마를 수 밖에 없다. 홍콩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의 전략가 로널드 맨은 “IPO 신청이 과도하게 몰리면 HIBOR금리가 크게 오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샤오미가 올해 3월 내놓은 최신 스마트폰 미믹스2S(사진=안드로이드센트럴)

HIBOR는 홍콩 통화당국이 고정 환율 방어차원에서 홍콩달러를 매입해 유동성을 흡수해 오면서 지난 수년간 최저치를 보였지만 이미 오르기 시작했다. HIBOR 급등은 짧은 기간 동안이나마 홍콩달러를 강세로 돌아서게 만들게 될 전망이다. 골드만삭스 그룹에 따르면 홍콩달러는 샤오미 IPO에 대비한 자금들이 잠기면서 빠듯한 유동성을 보이며 2주 전부터 강세를 보였다.

샤오미의 IPO에 따른 주식공모 수요는 강력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5위 스마트폰업체인 샤오미는 비디오 스트리밍에서 온라인 파이낸싱에 이르는 스마트폰 이외 서비스 부문의 높은 수익성을 시사했다. 또한 자체 앱을 통해 광고하고 웹비디오 및 서적 같은 프리미엄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유료방식으로 제공함으로써 수익을 창출하게 된다.

샤오미는 아직까지 공식적인 투자자 명부를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최근 기업을 공개한 스포티파이와 달리 IPO 계획단계에 참여중인 여러 금융회사와 함께 투자자를 확보하기 위해 보다 전통적인 접근방식을 채택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샤오미는 아직까지 이 과정에 관여하고 있는 업체들의 공식 리스트를 밝히지는 않고 있다. 샤오미는 아직 중국 본토의 파트너를 선택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샤오미의 IPO는 웨어러블 기기 미밴드를 제조하는 자회사인 화미가 올초 뉴욕증권거래소에 IPO된 점을 감안할 때 매우 긍정적이다. 화미는 총 1억1000만달러(약 1177억원)를 모았다.

샤오미가 홍콩증권거래소에 주식공개를 하기로 결정한 것이 홍콩시민들에게는양날의 검이 퇴고 있다.사진은 홍콩증권거래소(사진=위키피디아)

샤오미는 왜 뉴욕대신 홍콩을 택했나?

그렇다면 샤오미가 뉴욕대신 홍콩증시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중국 IT지가(itHome.com)는 지난달 16일자 홍콩경제일보를 인용, 샤오미가 홍콩증시에 상장함으로써 장차 중국예탁증권(CDR·中国预托证券)을 통해 중국본토에서 거래하는 것을 생각할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을 전했다.

어쨌든 샤오미는 IPO를 통해 모금될 잠재적 현금으로 제품 연구 및 개발에 추가 투자할 수 있게 된다.

샤오미는 현재 세계 5위의 스마트폰 회사다. 회사가 저비용 스마트 폰으로 훌륭한 실적을 내는 동안 프리미엄폰 부문에서 그렇지 못했다. 하지만 불과 4년 만에 샤오미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다. 샤오미는 아시아와 아프리카에 이어 유럽시장에서도 존재감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샤오미와 레이준 최고경영자(CEO)는 화미에 각각 19.3%와 20.4%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최근들어 샤오미가 미국 기반 액션캠 회사인 고프로를 10억달러(약 1조705억원)에 인수하려 한다는 설이 나오기도 했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