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이재구 기자] 스마트스피커는 잊어라. 집안 벽이 스마트한 표면으로 바뀐다. 벽을 가볍게 두드리고 문지르고 그 앞에서 동작하는 것만으로도 집을 제어할 수 있게 된다. 이 시스템은 방안에 사람이 있을 때 움직임을 감지하거나 전자기기의 켜짐이나 꺼짐을 감지해 전등밝기를 조절하고 웨어러블기기나 슈트를 착용했을 때 이를 추적하는 기능까지 갖췄다.

NBC뉴스는 26일(현지시각) 카네기멜론대와 디즈니연구소의 최신 공동 연구결과를 인용, 이같은 스마트벽 개발 소식을 전했다. 연구원들은 이 기술을 ‘월(Wall++)’로 이름붙였다.

카네기멜론대와 디즈니연구원이 적은 비용으로 단순한 벽을 스마트벽으로 바꿔주는 기술을 개발했다. 벽앞에 선 동작을 모니터가 그대로 재현해 주는 모습 (사진=카네기멜론대)

연구팀은 화가들이 사용하는 테이프를 사용해 벽에 십자형 패턴을 만들고 도전성 페인트로 두 번 코팅한 후 테이프를 제거하고 여기에 전극을 부착했다. 그런 다음 기존의 일반 페인트를 칠해 다른 벽처럼 보이도록 했다.

도전성페인트와 맞춤형 센서보드를 사용한 전극은 벽에 동작감지 터치패드 기능은 물론 전자기기 및 가전제품을 감지하고 추적하는 전자기 센서 기능을 부여해 주었다.  그 결과 일반 벽은 바닥에서 천장에 이르기까지 트랙 패드처럼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벽으로 변신했다.

월++는 방안의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어 자동적으로 TV를 켜거나 끌 때 자동으로 빛의 밝기를 조정해 주고, 전자기기가 작동을 멈추면 경고음을 보낸다. 또 전자기 장 신호를 발생시키는 특정 전자기기를 입거나 착용하고 있을 때 이를 추적해 준다.

양 장 카네기 멜론대 박사는 “사용자는 벽을 두 번 두드리거나 문지르는 제스처를 통해 조명이나 음악재생을 제어할 수 있다. 사용자는 이벽을 터치해 TV, 구글홈, 아마존에코같은 스마트기기에 명령을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카메기 멜론대 연구원들이 아날로그 표면을 터치패드로 만든 최초의 사례는 아니다. 이들 연구원은 지난해 도전성 페인트를 부드러운 물체의 표면에 스프레이식으로 칠해 터치컨트롤 할 수 있게 해주는 일렉트릭(Electrik)이라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아직 할 일은 많이 남아있다. 월++는 에너지소비 최적화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또한 센서보드를 기본보드에 장착하는 것보다 더 쉬운 설치방법을 찾아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반적인 기능은 괜찮아 보인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아마존의 스마트스피커 알렉사를 향해 소리칠 필요가 없이 벽을 향해 동작하거나 가볍게 두드리기만 하면 된다.

카네기 멜론대 연구원들이 일반가정의 벽을 스마트벽으로 만들어주는 기술을 디즈니 연구원과 함께 개발했다. 평방미터당 비용은 20달러다. 전자기기가 들어가기 때문에 개인이 시공하기 어렵다. (사진=카네기멜론대, 디즈니)

장 박사는 월++ 제작과정은 간단해 보이지만 전자기기가 포함돼 있기 때문에 가정에서 스스로 하거나(DIY) 일반적인 건축 작업자가 쉽게 처리할 수 있는 일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상업적 파트너와 협력해 월++를 상용화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카를로 라티 매사추세츠공대(MIT) 도시기술 교수 겸 센서블 시티랩(SENSEable City Lab) 이사는 “월++는 건물 및 전자기기가 끊김없이 상호작용하는 또다른 도구”라며 환영의 뜻을 표명했다. 그는 “이 기술이 우리의 가정과 빌딩에서 함께 하는 날로 증가하는 센서 포트폴리오의 일부로 본다”며 “재미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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