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이재구 기자] 캐나다 정부가 ‘보이지 않는’ 스텔스기를 감지할 수 있는 양자 레이더 개발에 270만달러(29억여원)를 투입한다.

데일리메일은 21일 워털루대학 연구진을 중심으로 스텔스기의 위치를 밝히기 위해 '양자조명(quantum illumination)', '얽힌 광양자(entangled photons)’기술 등을 자유자재로 다루기 위한 연구를 진행중이라고 보도했다.

양자 얽힘은 센서 및 탐색의 정밀도를 크게 향상시키며, 양자 기반 네트워크에서 근본적으로 해킹을 하기 힘들게 만들며, 기존 슈퍼 컴퓨터도 풀기 어려운 수준의 문제를 일반 컴퓨터로도 쉽게 해결할 수 있도록 해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캐나다의 양자레이더 개발 시도는 한때 괴상한 것으로만 여겨지던 양자 역학 효과가 이제 좀더 실제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첨단 스텔스기는 인공적인 노이즈를 발생시키며 특수페인트까지 칠해져 레이더 전파를 교란시키거나 흡수한다.

하지만 캐나다연구원들은 양자레이더를 개발하면 비행중인 스텔스기와 미사일의 위치를 찾을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양자레이더가 개발되면 이같은 스텔스기의 전파교란 기능과 특수페인트 효과도 소용없게 될 것이다. 사진은 f117 스텔스기(사진=위키피디아)

연구진은 기존 전파기반의 레이더로는 감지되지 않는 물체를 찾아내기 위해 ‘양자 조명’, ‘얽힌 광양자’같은 새로운 기술을 사용함으로써 스텔스기 조종사가 전혀 알지 못하는 가운데 비행기 위치를 밝혀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너선 보 양자컴퓨팅연구원(IQC)의 패컬티 회원은 “북극에서는 지자기 폭풍과 태양 플레어와 같은 우주 기상이 레이더 작동을 방해하고 효과적인 물체 식별을 더 어렵게 만든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전통적인 전파 레이더에서 양자 레이더로 옮겨 가면서, 이러한 스텔스기의 노이즈를 차단할 뿐만 아니라 탐지를 피하기 위해 특별히 설계된 물체까지 식별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연구원들에 따르면 양자레이더는 배경 잡음이 심한 환경에서도 레이더의 정확도를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현장에서 이런 작업을 수행하려면 필요할 때마다 '얽힘 양자'를 만들어 내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보는 “우리 프로젝트의 목표는 버튼을 눌러 생성할 수 있는 ‘얽힌 광양자’의 강력한 소스를 만드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양자 레이더는 ‘양자 얽힘’ 원리를 사용하게 된다. 여기에서 두 개의 광양자는 아주 먼 거리에서도 한쌍의 광양자를 형성해 낸다. 양자 레이더는 예를 들어 특수 크리스털을 사용해 양자를 발생시킨 후 한쌍의 광양자 중 하나는 내 보내고 나머지는 뒤에 남겨 두는 방식의 기술을 사용한다.

연구원들은 지금까지 양자 조명 기술이 연구실에서만 연구돼 왔지만 이 연구가 실험실을 벗어나 현실세계로 길을 열어주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보 연구원은 “이 프로젝트는 우리가 현장에서 양자 레이더를 이동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기술을 개발할 수 있게 해 줄 것이다. 이는 우리가 생각하는 국가 안보의 개념을 바꾸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북극에 위치한 캐나다와 미국이 공동운영 중인 대 러시아 방공레이더 시스템인 북극경계시스템(사진=캐나다베이스오퍼레이션닷컴)

연구진에 따르면 북극에 있는 캐나다-미국이 공동 운영하는 북극경계시스템(North Warning System) 레이더 54대는 오는 2025년 교체될 전망이다.

양자 얽힘이란?

과학자들은 퀀텀 얽힘(quantum entanglement)을 연구하면서 멀리 떨어진 거리를 연결하는 광양자 쌍을 어떻게 사용할 수 있는지 조사해 왔다.

양자얽힘 이론에 따르면 각각의 입자는 개별적으로 설명될 수는 없다.

양자역학에 따르면, ‘얽힌 입자’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어 입자를 측정하기 전까지는 이들 입자의 상태를 알 수 없다.

하지만 일단 측정한다면 그 순간 하나의 입자 상태를 알 수 있고, 이는 즉시 그 입자와 얽혀 있는 다른 입자의 상태까지 알 수 있게 해 준다. 그 입자가 지구에서 은하계 만큼 엄청난 거리에 떨어져 있더라도 즉각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마치 정보가 순식간에 한 입자에서 다른 입자로 이동한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양자역학은 원자 수준의 세계를 설명하는 방법을 뒤집었기 때문에 너무 혁명적이었다. 이로 인해 뉴턴 물리학의 단순한 확실성은 사라졌고 결과의 확률만으로 대체됐다.

생전의 아인슈타인은 양자얽힘 이론을 부정했다.(사진=위키피디아)

아인슈타인조차도 특히 '얽힘' 이론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취했다. 그는 특히 두 개의 입자가 ‘얽힘 (entanglement)’이라는 개념으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에 대해 짜증냈다. 그에게 얽힘양자를 유령처럼 보이게 만든 것은 ‘불확실성’이었다.

양자역학 이론에 따르면 아원자 입자는 그것이 측정될 때까지 여기에도 없고 저기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두군데 모두에 존재한다. 일부 아원자의 상호 작용은 서로 다른 방향으로 날아가는 새로운 쌍의 입자를 발생시킨다.

아인슈타인은 자신을 화내게 한 이 이론을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유령같은 행동(spooky action at a distance)’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따르면 정보는 찰나적으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였다. 즉 빛보다 빠른 것처럼 보였다. 이는 어느 것도 빛보다 빠를 수 없다는 그의 특수상대성 이론을 부정한 것이었다. 그는 이 현상과 관련, 자신과 가장 격렬하게 견해차를 보인 덴마크 물리학자인 닐스 보어 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를 ‘유령같은 원격 현상(spooky remote effect, spunhafte Fernwirkung)’이라고 불렀다.

1935년에 아인슈타인은 양자 이론이 불완전하다는 것을 보여줄 역설을 만들기 위해 이 이론을 의심하는 과학자 보리스 포돌스키 및 네이션 로젠과 손잡았다. 이들은 ‘숨겨진 변수 이론 (hidden-variable theories)’을 내놓으면서 갭을 메우려 했는데 아직 알려지지 않은 힘이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어 1950년 뉴욕의 컬럼비아대의 ‘물리학의 퍼스트레이디’(아시아의 마리퀴리)인 우젠슝은 앞서 많은 양자역학에서 예측한 대로 ‘얽힌 입자’들이 실제로 반응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1964년 북아일랜드의 물리학자 존 벨은 아인슈타인이 사랑하는 “입자에는 자체적으로 숨겨진 정보가 있다”는 내용의 이른바 ‘숨겨진 변수 이론’과 이를 필요로 하지 않는 양자 역학을 사이에 두고 테스트할 수 있는 경계를 제시했다. 수십년 동안 아인슈타인의 숨겨진 변수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든 허점을 쫓는 실험이 끊임없이 이뤄졌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2015년이 돼서야 그간의 모든 허점을 제거하고 양자시스템을 조작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었다. 결론적으로 정보는 빛보다 빨리 움직이지 않았다. 아인슈타인의 이론은 옳았다.

이 모든 것은 물리학자들 간의 대 논쟁을 해결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의미를 담고 있다. 이제 막 싹트기 시작한 양자 기술 분야에서 한때 괴상한 것으로만 여겨지던 양자 역학 효과가 이제 실제로 사용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아인슈타인은 양자의 ‘얽힘’현상을 ‘유령같다(spooky)’고 말했지만 이제 그도 이것이 유용하다는 것을 인정할 것으로 보인다. 아인슈타인의 이른바 ‘먼 거리에서의 유령같은 행동(spooky action at a distence)’을 돌파하게 된다면 울트라-보안 양자 통신의 길도 열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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