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이재구 기자] 지난해 이맘 때의 분위기가 아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9시리즈가 지난달 16일 출시된 지 한달을 막 넘어섰다. 하지만 삼성 주력폰 갤럭시S9을 판매하는 유통시장 공기에는 열기가 느껴지지 않는다. 지난해보다 한달 앞서 출시됐음에도 무덤덤하다.
이통업계와 유통가는 큰 변화없는 제품 디자인, 비싸진 고가품에 대한 고객들의 무관심, 고객뺏기 경쟁 자제 분위기 등이 주파수 경매 및 정부의 보편요금제 정책 등과 맞물려 있다고 보고 있다. 최신 갤럭시S9 초기 판매의 이상 기류가 언제 반전세를 보일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갤럭시S9시리즈 출시 이후 첫날 판매량에서 전작 갤럭시S8에 비해 30% 가량 뒤처진다는 이통발 평가가 나왔을 때만 해도 삼성전자 측은 “아직 한달도 안됐으니 (상황을)더 지켜봐 달라”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출시 한달 여가 지난 20일 현재 유통가의 분위기를 들어보면 지난해 보다 신제품이 효과가 덜한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한마디로 뜨뜻미지근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비록 삼성전자 전체 연간 판매량의 5%에 불과한 물량만이 유통된다는 국내시장이긴 하지만, 최신 삼성 주력폰에 대한 내수시장 반응이 이처럼 무덤덤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휴대폰 유통가 "갤럭시S9 소비자에게 권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새로운 단말기의 제품을 놓고 고객과 접점에 있는 일선 휴대폰 대리점은 갤럭시S9제품과 고객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고 있을까.
지난 18일 서울 신도림 테크노마트 9층에 있는 오픈식 스마트폰 상가. 이 곳 유통점의 임모 팀장은 갤럭시S9 판매 분위기에 대해 “지난해 이맘 때 갤럭시S8 보다는 확실히 덜 팔린다. 갤럭시S9은 95만7000원이고 갤럭시S8은 80만원인데 보기에 제품이 크게 바뀌지 않았기 때문에 갤럭시S8을 권유해 드리는 편이다”라고 말했다.
홍대 부근의 한 스마트폰 대리점 박모 매니저도 “디자인에 큰 차이가 없다. 갤럭시S9를 찾는 분에게 갤럭시S8을 권해드린다. 우리가 얻는 수익에 큰 차이는 없다. 언론 보도에서는 최대 50%까지 덜 팔린다는 뉴스도 봤는데 (그렇게 까지는 아니지만) 확실히 갤럭시S9이 지난해 나온 갤럭시S8보다는 덜 나간다. 일부 터치를 더 좋아하는 분도 있는데 이분들에게는 갤럭시S8보다 30만원이나 더 싼 갤럭시S7을 권해드린다. 아무래도 갤럭시노트9이나 갤럭시 S10을 기대해야 할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마포소재 모 휴대폰 스마트폰 대리점 대표는 “솔직히 이전 갤럭시폰을 갖고 있는 분이라면 갤럭시S9을 권해 드리지는 않는다. 크게 디자인이 바뀐 것도 아니고 특징상 큰 변화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기능이 좋은 100만원대 갤럭시S9 플러스를 추천하기에는 가격적으로 부담을 느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한결같이 올해 나온 갤럭시S9가 디자인상 큰 변화가 없다는 이유로, 최신 기능이 부가된 100만원 넘는 갤럭시S9플러스는 고객들이 부담스러워한다는 이유로 굳이 고객들에게 권치 않는다는 반응이었다. 일선 유통대리점들은 또한 갤럭시S8을 판매하나 갤럭시S9을 판매하나 단말기 판매 수수료에 큰 차이도 없다고 말한다. 이는 한편으로는 까다로운 국내 소비자들의 입맛을 맞추기엔 갤럭시S9이 좀 못미쳤다는 방증이 될 수도 있다.
박강호 대신증권 분석가는 “기본적으로 삼성 주력폰은 (글로벌하게)4000만~4500만대는 판매해야 이름값을 한다고 할 수 있다. 갤럭시S9도 4000만대를 타깃으로 시작했는데 현재 판매 분위기는 부품업체 추가 오더가 약하다는 것이다. 이 분위기로 가면 연간 4000만대 정도는 할 것으로 본다. 평균 정도 하는 거다. (갤럭시S9시리즈처럼) 하드웨어 변화가 적으면 교체 주기가 길어진다. 판매량이 옛날 같지 않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통사, 갤럭시S8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
이통사의 분위기는 어떨까. 지난해 이맘때 갤럭시S8 출시후 분위기는 사뭇 다른 게 사실이다.
지난해 4월 중순 갤럭시S8 인기에 유통 시장은 과열 양상으로까지 치달았다. 물리적 홈버튼이 단말기 뒷면으로 빠지면서 깨끗한 전면 풀디스플레이가 등장한 갤럭시S8은 주목을 끌었다. 고객들이 기존 휴대폰에서 갤럭시S8으로 갈아타기 위한 번호이동을 하면서 한동안 말그대로 난리가 났었다. 보조금이통사 전산망이 멈췄다가 재개통하는 일이 반복되며 방통위와 이통사 간의 숨바꼭질까지 이어졌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는 갤럭시S8 출시 후 번호를 이동해 개통하는 수를 강제로 조절하기 위해 특정 시간대에 개통 서비스를 중단하는 사태가 이어졌다. 통신시장의 과당경쟁을 경계하는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개통 중단을 반복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하지만 올해는 조용하다.
이통사들의 반응은 아주 다양했다.
A이통사 관계자는 “삼성이 (갤럭시S9 판매 대수를) 잘 밝히지는 않지만 지난해 갤럭시S8처럼 (내수)판매가 잘되면 밝히지 않겠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비싸진 폰 가격에 단말기 교체주기가 길어지면서 쉽지 않다는 반응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갤럭시노트7 배터리폭발 이후 나온 단말기인 만큼 매일 판매량을 발표했지만 직원들이 피로감 등도 감안해 올해는 안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왜 갤럭시S9의 국내시장 반응이 처지는 것 같다는 느낌인가'라는 질문에 “이통사들이 지난해와 달리 행사를 안해서 피부에서 차갑게 느껴지는 것은 사실일 거다”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이통사들만 봐도 그렇지 않다. 1+1 행사에 할인행사 등 엄청난 프로모션을 하는 것을 잘 알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B 이통사 관계자는 "삼성의 올해 주력폰 디자인이 전작 갤럭시S8에 비해 좀 밋밋하다"면서 이통사의 고객유치 경쟁이 조용한 이유에 대해 “돈없어서 보편요금제 못하고 있다고 하면서 (지난해와 같은)보조금 전쟁하면 무슨 말을 듣겠느냐? 5G 주파수경매에 대비한 실탄도 준비해야 하고...”라고 말했다.
삼성 측은 “국내 유통가의 분위기만 그럴 뿐 전세계적으로 갤럭시S9시리즈 판매량은 지난해와 비슷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고동진 삼성 IM사업부장은 지난 6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2018상생협력데이 행사에서 "갤럭시S9의 글로벌 판매량이 1000만대를 넘었다"고 밝혀 내수시장의 분위기와 무관하게 전세계적으로는 순항하고 있음을 내비친 바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국내 시장이 어느 정도 처진 느낌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자세히 보면 국내 통신시장 분위기가 프로모션이든 뭐든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닌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삼성이 글로벌 기업인 만큼 글로벌 시장 차원에서 봐야한다. 오는 26일 실적 발표에서 확인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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