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12일부터 제주도에서 열린 KCTA 쇼 2018의 키워드는 제4이동통신과 유료방송 합산규제였다. 케이블TV협회는 제4 이동통신 사업 추진 의지를 강력하게 밝히며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게 비대칭 규제 등 지원을 적극적으로 요청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4이통의 필요성에 공감하지만 기존의 이통3사를 충분히 위협하는 사업자이어야 한다고 대답했다. 케이블TV협회는 KT와 KT스카이라이프의 유료 방송 시장 점유율을 합산해 1/3 이내로 규제하는 합산규제에 대해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에 대해 정부는 다양한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검토될 필요가 있다며 유보된 입장을 보였다.

케이블TV 제4이통 적극적 추진...정부 "기존 통신 사업자 위협하는 사업자 나타나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KCTA 쇼 2018이 열리는 제주 부영호텔에서 케이블TV CEO와 간담회를 가지고 케이블 업계의 얘기를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 자리에서 김석진 회장은 “제4이동통신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 MSO(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 대표들도 제4이통을 통한 모바일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이동통신에 대해 관심 있는 기업들하고 협력해서 할 수 있는 부분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협의를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프랑스의 경우 제4이통을 통해 이동통신 요금이 낮춰지고, 경쟁력이 높아졌다”며 “프랑스의 프리텔레콤 모델로 추진하려고 한다”며 “이 과정에서 정부가 적극적인 견인차 역할을 해달라”고 주문했다.

정부도 제4이통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다. 하지만 충분한 자금력을 갖춘 사업자여만 한다는 뜻을 사실상 내비쳤다.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제4이통을 진입하는데 장벽은 없다. 재무에 대한 조건 등을 다 낮췄다. 하지만 고려할 사항이 반드시 있다”며 “통신3사를 위협할만한 능력이 있는 제4이통이어야 한다. 통신3사보다는 4사, 4사보다는 5사가 있는 것이 경쟁 치열해지고, 소비자들에게 돌아가는 이익이 커진다. 다만, 신규 사업자가 기존 통신 사업자를 위협할 만큼의 준비가 돼있는가는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즉, 4이동통신이 필요하지만 자격을 갖춘 사업자여야 한다는 의미를 강조한 것이다. 과기정통부는 내부적으로 최소 2조원의 자금력을 갖춘 사업자만이 제4이통을 추진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유 장관은 “5G를 상용화 하더라도 4G가 최소 5년은 유지될 것”이라면서 “4G와 5G 동시에 투자하고 유지할 여력을 갖춰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두 가지를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유 장관은 케이블TV가 경쟁력을 갖춘 콘텐츠 부문에서 5G 시대를 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5G를 세계 최초 상용화하는 건 그 시장에 빨리 진입해서 퍼스트 무버가 될 수 있다는 의미”라면서 “케이블TV가 빠르게 5G 시장에 진입, 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영민 장관이 지난 12일 오후, 제주 부영호텔에서 케이블TV CEO와 가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과기정통부)

케이블TV 합산규제 일몰 반대, 합산규제 유지 입장 강조...정부 "다양하게 검토"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과 케이블TV CEO와의 간담회 자리에서 케이블TV업계는 합산 규제가 유지해야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합산규제란 KT와 KT스카이라이프의 유료 방송 시장 점유율을 합산해 1/3(33.33%)이내로 규제하는 법안으로 국회에서 별다른 법안 통과나 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오는 6월 27일자로 합산 규제 법안은 자동 일몰(폐지)된다.

현재 국회에서는 합산규제를 연장해야 한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지만, 현재 국회 과방위는 정치적인 이유로 법안 소위가 구성되지 않아 법 통과에 난항을 겪고 있다.

케이블 업계는 이날 간담회에서 합산 규제에 대해 “유료방송시장의 독과점 사업자 출현 방지를 위해서는 기존 합산규제가 유지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유 장관은 “합산 규제는 시장경쟁에 미치는 영향, 방송의 다양성, 이용자 편익 등 다양한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검토될 필요가 있으며 국회에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다만 일몰 여부와 관계없이 유료방송 시장에서 공정 경쟁이 확보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과 케이블TV CEO와의 간담회 이후 열린 김성진 케이블TV협회장과 기자들간의 간담회에서 김성진 회장은 합산 규제 일몰을 반대한다는 뜻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김성진 회장은 “합산규제 유지에 대해 케이블TV 사업자들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며 “합산규제 일몰 연장에 찬성한다. 회원사들이 대부분 동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한편, 케이블TV는 경쟁 업계인 IPTV에 대해, 유무선 결합상품으로 인해 불공정한 경쟁 여건에 놓여 있다며 개선 마련을 촉구했다. 변동식 CJ헬로 대표는 “거대 통신 자본이 방송에 들어오면 생태계를 헤칠 수 있기 때문에 통신사의 방송 사업시 법인을 분리해 달라고 요구 했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통신사 유무선 결합상품의 경우 방송은 끼어 팔기 형태로 전락해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케이블TV가 경쟁력에서는 IPTV에 전혀 뒤지지 않으나 유무선 결합상품을 막을 방법이 없다”며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성진 케이블TV협회장(가운데)이 기자간담회에서 합산규제 일몰에 대해 반대한다고 밝혔다 (사진=케이블TV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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