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지난달부터 이통사가 이동통신 유통망에 제공하는 판매 장려금(리베이트)이 줄어들면서 이동통신 시장이 안정화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9 출시를 앞두고 이동통신3사는 방송통신위원회의 리베이트 가이드라인인 30만원선을 지키고 있다.

번호이동보다 기기변경에 리베이트를 더 많이 지급하면서 차별화 전략을 펼쳤던 LG전자는 이통3사의 최근 리베이트 변화로 인해 스마트폰 판매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통사가 리베이트 가이드라인을 지키면서 LG전자 스마트폰의 판매 점유율이 점점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리베이트는 이통사와 제조사인 LG전자가 같이 부담한다. 

12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6만원대 이상 고가요금제 사용, MNP(Mobile Number Portability, 번호이동) 기준 갤럭시S9 등 프리미엄 폰 가입자를 유치할 때 유통점에 지급되는 리베이트는 29만원 선이다. 기기변경 가입자를 유치할 때는 20만원~25만원 선이다.

갤럭시S9가 출시되기 전인 지난 2월, 갤럭시S8에 대한 최대 리베이트는 40만원 이상이었다. 갤럭시S9가 출시될 때 이통사들은 리베이트를 30만원 이하로 낮춘 것이다. 유통점에 지급하는 리베이트를 낮출 경우 이통사들은 마케팅비를 아끼는 효과를 갖게 된다.

모델이 V30과 G6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전자)

LG전자는 번호이동보다 기기변경에 리베이트를 더 지급하는 차별화 전략을 작년부터 펼쳐왔다. 지난 2월, 6만원대 이상 고가요금제 사용 및 MNP 기준 G6나 V30 프리미엄폰에 대한 리베이트는 30만원이지만 기기변경에는 55만원~60만원의 리베이트를 지급했다. 대부분 번호이동 가입자를 우선시 해 기기변경보다 번호이동에 리베이트가 지급될 때, LG전자는 기기변경 가입자를 붙잡기 위한 틈새전략을 펼친 것이다. 하지만 지난달 갤럭시S9 출시를 기점으로, 이통사가 리베이트를 예전보다 적게 지급하면서 G6나 V30에 대한 리베이트 역시 30만원 이하로 떨어졌다.

문제는 이통사의 리베이트가 줄어들면서 LG전자의 국내 시장 스마트폰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다는 데 있다. 지난 2월까지만 해도 LG전자 스마트폰의 판매 점유율은 약 10%~15%를 차지했다. 기기변경에 55만원 이상의 파격적인 리베이트가 실리면서 이중 상당수 금액이 불법 보조금으로 이용자에게 지급돼 가격 경쟁력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또한 유통망 입장에서도 리베이트가 많으면 자신들이 가져갈 몫이 많아진다. 하지만 최근 리베이트가 낮아지자 LG전자의 스마트폰 점유율은 10% 미만으로 떨어진 상황이다.

스마트폰 유통업계 관계자는 “LG전자의 경우 예전에는 국내 점유율이 15%만 되도, 20%를 목표로 추가 리베이트가 지급되면서 경쟁이 활성화됐다”며 “하지만 최대 60만원에 이르던 리베이트가 30만원 이하로 떨어졌고 이용자 입장에서는 가격 경쟁력, 우리 입장에서는 수익 경쟁력이 없어지면서 LG전자의 스마트폰 판매 점유율이 급격히 내려갔다”고 말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이통사의 리베이트가 낮아지면서 오히려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올라갔다고 설명한다. LG전자의 제품 판매가 부진해지면서 그에 대한 반사효과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이 더 많이 팔린다는 얘기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LG전자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경우 기기변경에 60만원 가까이 리베이트가 실리면서 15%의 점유율을 유지해왔다”며 “현재 유통망 입장에서 리베이트가 낮아진 LG전자 제품을 예전처럼 적극적으로 판매할 이유는 없다. 삼성전자의 점유율만 늘어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최근 이통사들이 불법 리베이트로 인한 과징금을 부과받으면서 가이드라인을 잘 지키는 상황”이라며 “이동통신시장이 조용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은 맞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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