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이재구 기자] 애플이 2년후인 오는 2020년이면 그동안 맥(컴퓨터)에 사용하던 인텔 x86칩을 버리고 자체 제작한 칩을 사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전까지 두번이나 포기한 것과 유사한 ‘칼라마타(Kalamata)’프로젝트가 성과를 보인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2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칼라마타 프로젝트는 초기 단계이며 지금까지보다 더많은 자체부품을 사용해 애플 기기를 만들려는 애플 전략의 일부다. 애플의 칩 전환은 ‘다단계’로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금까지 알져진 세부사항은 거의 없다.

현재 애플은 하드웨어 전환에 앞서 ‘마지판 프로젝트(Marzipan Project)’구상의 일환인 소프트웨어(SW) 통합 기초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처음 등장한 마지판은 고객들이 맥OS에서 iOS앱을 사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애플 모바일과 데스크톱 간 경계를 흐리게 할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애플의 새로운 칩 전환 계획과 관련해서는 코드명 이외에 아직까지 새로운 정보가 거의 없다 .

애플이 2년후엔 인텔에서 조달하던 맥용 칩을 자체조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사진=애플)

애플의 역사를 보면 칩 전환 프로젝트가 하루아침에 나온 것은 아님을 알 수 있다.

이 프로젝트는 애플이 과거에 취한 이른바 ‘팻 바이너리(fat binary)’접근 방식과 유사하다. 과거 애플은 68K프로세서를 파워PC로 전화하고, 다시 파워PC에서 x86칩으로 전환했다. 애플은 지난 1991년 자체적으로 파워PC칩으로 전환하기 시작했고 2년여 후에 고객들에게도 전환이 일어났다. 또한 애플은 OS 발표와 거의 비슷한 시점에 인텔칩 용 맥OSX 빌드를 가지고 있었는데 이런 변화는 5년 후에 일어났다.

이어 애플이 맥용으로 사용하던 인텔의 x86아키텍처 기반 칩을 자체 설계한 ARM기반 칩으로 전환할 것이라는 소문이 지난 10년간 나돌았다. 이는 지난 2008년 애플이 칩 설계회사 PA세미를 2억7800달러(약 2930억원)에 인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부터다.

애플은 초기 아이폰 모델용 ARM기반 시스템 온칩(SoC)패키지를 구체화하기 위한 작업을 여러 번 반복한 후 2010년 칩제조업체 인트린시티를 인수했다. 그리고 자체 모바일 프로세서 디자인 A4칩을 발표했다.

애플은 꾸준히 자체 칩 개발능력을 길러왔고 이제는 모바일에 이어 맥 컴퓨터에도 자체칩을 넣을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아이폰X용 A11칩 (사진=위키피디아)

2011년에는 맥에 자체 부품을 넣을 것이라는 업계의 소문이 나왔다. 당시 애플이 1~2년 안에 64비트 ARM 플랫폼 기반의 데스크톱 버전을 제공할 것이라는 보도가 뒤따랐다. 소문은 지난 2013년 칩제조공장 인수로 뒷받침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결실없이 애플의 자체 칩 솔루션 작업은 계속됐다.

2010년 말 애플은 자체 CPU 디자인 그룹을 만들기 위해 수년간 여러차례의 스카웃을 통해 전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엔지니어 등을 확보하고 효율적인 칩셋 제조사인 패스이프(Passif)를 인수하는 등 일치된 노력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또한 한때 맥심 반도체가 소유했던 칩제조용 팹을 구입했고 이스라엘 및 다른 곳에 시스템온칩(SoC) 관련 연구개발 시설을 설립했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해 9월 인텔칩 기반의 맥에 대한 소문이 다시 불거져 나왔다. 이때 인텔칩 의존도를 줄일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한편 지난해 공개된 아이폰X에는 애플이 자체설계한 A11 바이오닉 프로세서가 들어갔다. 이 칩을 벤치마크한 결과 싱글코어 성능은 지난 2016년 및 2017년 나온 인텔i7칩을 사용한 맥북프로와 비슷하고, 멀티코어 성능은 오리지널 15인치 맥북프로 성능과 거의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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