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홍하나 기자] 4차산업혁명시대에는 음식배달 수단이 기존의 오토바이에서 로봇, 드론 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배달이 힘들었던 곳까지 빠른 시간 내에 음식 배달이 가능해진다.

30일 IT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을 서비스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자율주행 음식배달 로봇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요기요를 서비스하는 알지피코리아는 드론 배송 프로젝트를 수행한 바 있다.

우선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상반기부터 자율주행 음식배달 로봇 개발 프로젝트를 구상, 하반기에 이를 착수했다. 우아한형제들은 이번 프로젝트를 총 3단계로 접근하고 있다.

1단계는 실내 환경에서 자율주행 기술 기반의 로봇을 시연 테스트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7월 고려대 정우진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과 파트너십을 맺고 시제품 한 대를 완성했다. '딜리(Dilly)'라는 명칭의 이 로봇은 상반기 내 지방 도시 중 유동인구가 있는 푸드코트 등 실내 환경에서 테스트를 시연할 예정이다. 딜리에는 위치추정 센서, 장애물 감지 센서 등 핵심부품과 자율주행 소프트웨어가 탑재됐다.

우아한형제들의 자율주행 배달로봇 '딜리' (사진=우아한형제들)

2단계는 ‘실내+실외 혼합환경’이다. 아파트 단지 등 실내, 실외가 혼합된 공간이면서 비교적 통제가 가능한 환경에서 구현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빠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프로젝트에 돌입한다. 3단계는 실외환경(일반 보행자 도로)으로 일반보행자로에 해당된다. 이 단계는 좀 더 멀리 내다봐야 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음식배달 로봇 개발이 사용화 단계까지 가는 것은 하루 아침에 될 일은 아니며, 최소 2~3년, 길게는 5년~10년을 내다보고 '중장기 프로젝트'로 접근하고 있다”면서 “단순히 홍보 효과를 누리기 위해 실체도 없는 것을 이벤트처럼 보여주기 식으로 접근하기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성과들을 만들어내 가면서 진척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요기요, 배달통을 서비스하는 알지피코리아는 2016년 12월 한화테크윈과 함께 드론 음식 배달 테스트를 했다. 인천광역시 연수구 송도동에서 위치한 분식집에 요기요 앱으로 분식을 주문한 뒤 한화테크윈 드론과 연결해 인근 공원까지 배달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드론을 활용한 음식배달이 상용화된다면 이용자는 등산 후 산 정상에서, 가까운 섬에서 낚시 중 일 때 장소와 시간을 구애받지 않고 음식을 배달받을 수 있다.

요기요의 드론 음식배달 테스트 (사진=알지피코리아)

규제가 걸림돌...해외는?

다만 현재 국내는 드론배송 추가 테스트를 하거나 상용화를 하기에는 규제가 걸림돌이다. 국토교통부의 무인비행장치(드론) 관련 제도에 따르면 25kg 이상의 사업용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지방항공청에 신고를 한 뒤 사업등록을 해야 한다. 그런 다음 교통안전 진흥공단의 안전성 인증검사를 통과하고 조종자 증명 단계를 거쳐야 한다.

또 인구밀집지역과 고고도비행(150m 이상)이 제한되어 있다. 항공기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는 비행장 반경 9.3km인 곳에서는 드론 비행이 금지된다. 특히 서울은 청와대, 군사, 공항 관련 시설이 밀접해 있어 대부분의 지역에서 드론을 날릴 수 없도록 법으로 규정되어 있다. 따라서 국내에서 드론을 활용한 음식배달은 규제가 완화되지 않는 한 상용화가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각 국에서도 한창 음식 배달 로봇과 드론을 개발중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스타트업 마블은 지난해 음식 배달 로봇을 제작했다. 마블이 개발한 4륜 자율주행 로봇은 라이다를 포함해 다양한 센서가 탑재됐으며 거리 측정기술 등을 사용해 도로를 탐색한다.

이 로봇은 시속 4~6km의 속도로 주행한다. 마블은 음식 배달서비스 옐프 잇24와 제휴해 샌프란시스코에서 자율주행 로봇으로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식당에서 출발해 정해진 주소로 고객에게 음식을 배달해 준다. 음식을 받은 고객들은 부여받은 핀(PIN) 번호를 로봇에 입력해 음식을 받는다.

마블이 개발한 4륜 자율주행 로봇 (사진=마블)

마블 외에도 미국에는 음식 배달 로봇 기업이 다양하다. 스타십 테크놀로지, 디스패치.ai 등이 있다. 특히 스타십테크놀로지는 도미노 피자와 독일, 네덜란드에서 피자배달 서비스를 구상하고 있다.

지난해 일본 로봇 회사인 ZMP는 음식배달 차량 캐리로를 개발했다. 높이가 1m가 채 되지 않는 이 로봇은 카메라, 레이저 등이 탑재됐다. 시간당 6km 속도로 주행하며 약 60인분의 음식을 한 번에 배달할 수 있다. 시간대는 낮과 밤 모두 배송할 수 있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은 호주에서 드론배송을 테스트하고 있다. 알파벳의 드론 프로젝트인 ‘프로젝트 윙’은 호주의 음식점, 약국 체인점과 협력해 진행하고 있다. 알파벳은 2014년부터 호주에서 드론배송 테스트를 진행해왔다. 구글은 멕시코 음식점과 약국 체인점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개별 가정에 부리토 등의 음식과 의약품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알파벳의 궁극적인 목표는 배송시간을 단축하고 식품, 의약품 등을 빠르게 배송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아마존 에어’를 준비하고 있는 아마존도 드론 배송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고 비용을 줄인다는 목표다.

이처럼 로봇, 드론 등을 통한 음식배달의 기대감은 커지고 있으나 그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다. 우선 도로 상황이 복잡한 국내의 특성과 장애물 탐지, 도난 위험 등은 현재 배달 로봇 및 드론을 개발하고 있는 기업들이 풀어야 할 숙제다.

또 로봇의 투입으로 인해 인간의 일자리가 감소될 것이라는 우려도 존재한다. 하지만 국내 배달앱 서비스 기업은 로봇, 드론 등을 인간이 접근하기 어려운 곳에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음식배달 로봇이 배달원을 곧바로 대체하기 보다 외진 곳, 언덕진 길 등 사람이 가기 기피하는 배달이나, 악천후와 같은 위험하고 어려운 배달을 대신해 인간을 돕는 쪽으로 사람과 로봇이 공존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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