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이재구 기자]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다음달 10일(현지시각) 최근 폭로된 페이스북 회원들의 대규모 개인정보 침해 사태에 대해 의회 증언을 하게 된다.

블룸버그, 뉴욕포스트 등 주요 외신은 27일(현지시각) 페이스북과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mbridge Analytica·CA)의 개인정보 침해 스캔들 파장으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미 상원 법사위원회 소환을 받아 증언대에 서기로 했다고 전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이른바 페이스북 사태에 대해 증언하기 위해 미상원에 출두한다. 그는 지난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미대선 유권자인 페이스북 고객 5000만명의 민감한 개인성향 정보가 유출된 것과 관련해 정보보호책에 대해 밝히게 될 전망이다.(사진=CNN캡처)

이와관련, 찰스 그래슬리 미상원 법사위원장은 자신은 “청문회에서 소비자 데이터 보호 및 모니터링과 관련한 페이스북의 과거와 미래 정책에 대해 듣기 위해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를 출두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이 청문회에서는 상업적 이용을 위한 소비자 데이터의 수집, 보유 및 유포에 대한 개인정보 보호기준을 광범위하게 다룰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청문회는 이러한 데이터가 어떻게 오용되거나 부적절하게 전송되는지, 페이스북과 같은 회사가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보다 잘 보호하고 더높은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할지에 대해 조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문회에는 잭 도시 트위터 CEO와 구글모회사 알파벳 관계자도 함께 출석할 예정이다. 저커버그가 출석하기로 동의한다면 두사람 모두 증언에 대한 압박감을 느끼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청문회 위원들의 가혹한 심문에 시달리게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이 청문회는 IT업계에 대한 규제 강화 움직임 속에 업계 최고위층 인물이 등장하는 청문회로 기록될 전망이다.

저커버그의 페이스북 개인정보 침해사건 청문회 의장을 맡은 찰스 그래슬리 미상원의원(공화당 아이오와)의원 (사진=위키피디아)

저커버그가 미의회 상원 법사위에 참석하게 된 배경에는 5000만명에 달하는 페이스북 사용자(2016년 미대선당시 유권자들)의 사전 동의도 없이 자의적으로 이들의 심리적 프로필을 추출하는 페이스북 써드파티 앱의 존재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를 통해 추출된 개인 정치 성향 프로필이 당시 미 대선 유세때 트럼프 진영에 넘어갔고 이를 바탕으로 유권자 개개인의 성향에 맞춘 선거광고 제작 등에 활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데이터는 당시 케임브리지대의 러시아계 미국인 연구원 알렉산드로 코간의 연구실을 벗어나면 안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데이터는 결국 정치컨설팅 회사인 영국 케임브리지 어낼리티카(CA)의 알렉산더 닉스 CEO를 거쳐 트럼프 미 대선후보의 핵심 선거참모인 스티브 배넌의 손으로 넘어갔다.

미대선시 자사의 데이터과학 성과를 트럼프진영에 제공한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의 알렉산더 닉스 전 CEO. 그는 지난 20일 영국 언론 채널4의 위장 취재시 뇌물 및 성접대 등 불법적 비즈니스 행위에 대해 털어놓았다가 이사실이 보도되면서 직무정지당했다. (사진=유튜브)

CA는 이 정보를 제공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를 위한 고도의 정밀성을 가진 유권자를 움직이는 맞춤형 광고를 만드는 데 움을 주었다. 결국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가 트럼프보다 300만 이상 앞서는 전체득표수를 얻었음에도 트럼프가 당선됨에 따라 이 전략은 분명히 성공한 전략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태는 페이스북이 지난 2011년 미연방거래위원회(FTC)와 맺은 동의명령제(consent decree)를 위반했을 가능성과도 연관돼 향후 추이에 관심이 쏠리게 하고 있다. 이에따라 페이스북은 가입자의 동의없이 정보공유를 할 수 없도록 돼 있다. 26일 FTC는 이번 사태와 관련, 페이스북을 조사중이라고 확인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저커버그는 영국 의회의 청문회 출석 요구에는 참석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반면 영국 의원들은 어떻게 CA사가 5000만 페이스북 회원들의 정보를 얻을 수 있었는지 알고 싶어하고 있다. 저커버그는 마이크 슈뢰퍼 페이스북 최고기술책임자(CTO)나 크리스 콕스 최고제품책임자(CPO)를 영국 의회 디지털·문화·미디어·스포츠위원회 주최 청문회에 대신 참석시키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저커버그는 지난 일요일자 미국과 영국 신문지상에 페이스북에서 사용된 영국 CA사의 써드파트앱, 이른바 퀴즈(quiz)앱에 의해 고객들의 민감한 개인정보가 추출돼 사생활 침해가 발생한 점에 대해 사과했다. 또 다시는 이런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3개 조치를 내놓았다. 기본적으로는 사과와 함께 페이스북에 또다른 기회를 달라고 요청하는 내용이다.

페이스북 대변인은 “회사가 청문회 소환장을 받았으며 이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위터 대변인은 논평을 거부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 대변인은 논평 요청에 즉각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지난 주 하원 에너지·상무위원회는 저커버그를 청문회에 공식 소환했으며 상원 상무위원회도 그를 소환했다. 두 위원회는 아직 청문회 날짜를 확정하지 않았다. 페이스북 경영진은 지난주 이틀간 의회에 가서 브리핑하는 시간을 가졌다.

저커버그는 지난주 “나 자신이 의원들에게 설명할 합당한 사람이라면 기꺼이 증언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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