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지배력 기반으로 브랜드 가치 제고

개발과 유통/AS 전문기업 분리를 통한 지속 성장모델 구축

국내 소프트웨어(SW)업체들의 중장기 목표 중 하나가 연간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서는 것이다. 글로벌 업체로 성장할 수 있는 경제적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기준이 될 수 있는 상징성 있는 숫자이기 때문이다.

8개 SW 업체들로 구성된 더존IT그룹(회장 김용우)은 지난해 매출 1100억원을 달성했다. 국내 소프트웨어 업계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올해는 1300억원~15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세웠다. SW 업계의 영원한 꿈이었던 1000억원대를 가장 먼저 돌파한 더존IT 그룹은 벤치마킹 모델로 꼽히고 있다.

이 업체의 성장 배경은 개발과 유통의 분리, 우수한 제품 품질, 확고한 시장 지배력, 성공적인 인수합병 등을 꼽을 수 있다.

성현희 기자 ssung@ittoday.co.kr

성장 비결 1 개발과 유통을 분리하라

더존IT그룹의 성장비결 중 하나는 개발과 유통을 철저히 분리했다는 점이다. 중소 소프트웨어 업체가 갖고 있는 유통망의 한계를 극복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더존IT그룹의 주요 제품인 ERP는 더존다스에서, 세무회계관리프로그램은 더존디지털웨어에서 개발한다. 그러나 이 제품을 시장에 팔고, 유지보수를 담당하는 곳으로 더존비즈온이라는 전문 유통회사가 별도로 있다. 더존다스와 더존디지털웨어가 제품을 개발하면 더존비즈온에서 판매하는 모델로 개발과 유통을 한 그룹 내에서 해결하고 있다. 더존디지털웨어가 코스닥 상장 업체중 최상위권인 평균 수익률 약 50%를 넘어서는 것도 이러한 사업모델 덕분이다.

이는 2004년 당시 더존다스가 더존SNS를 설립할 때부터 시작됐다. 당시 전국에 산재해 있던 대리점 등을 하나의 소프트웨어 전문 유통 회사로 바꿨다는 것 자체도 큰 혁신이었다. 한 그룹으로 묶어 관계사간 시너지효과를 내겠다는 전략이 맞아 떨어진 것이다.

성장 비결 2 우수한 제품품질

SW회사인 만큼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제품품질이다. 더존디지털웨어의 경영정보화 패키지인 네오플러스는 세무회계사무소 점유율 90%를 기반으로 중소기업의 경영정보시스템 시장에서 독점적인 위치에 올라있다. 그리고 최고경영자용 경영정보시스템 ‘네오플러스 R2’와 함께 비영리법인의 예산실무 관행을 접목시킨 프로그램 ‘NEO-G7’과 중소형 수납기업을 위한 전자수납관리 프로그램으로 ‘NEO-B365’를 통해 회계 세무 소프트웨어 시장의 패러다임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제품 품질이 우수하다보니 유지보수 계약 체결 기업수도 매년 4000개~5000개씩 늘어나면서 유지보수 계약 체결률이 72%에 이르고 있다. 이에 따라 2005년부터는 유지보수 매출이 전체 매출액의 50%에 달하고 있어 소프트웨어 업체로서는 가장 바람직한 매출 구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더존다스의 ERP 제품 역시 마찬가지다. 다양한 제품 라인업과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고객 위주의 서비스로 품질을 개선한 결과 많은 기업의 호응을 얻고 있다. 국내 제품 중에서 오라클, SAP 등 외국계 제품과 경쟁할 수 있는 몇 안되는 것 중 하나다.

특히 지난해 말에는 중소, 중견기업에 최적화된 서비스지향아키텍처(SOA) 기반의 차세대 ERP를 국내 업체로는 처음으로 출시하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성장 비결 3 확고한 시장지배력이 성장 앞당겨

더존IT그룹의 성장동력은 확고한 시장지배력에서 출발한다. 더존다스, 더존디지털웨어, 더존비즈온 등 그룹내 3인방이 매출의 90% 이상을 달성하며, 더존IT그룹의 성장세를 주도했다.

기업에서 경리·회계 업무 담당자를 채용할 때 ‘더존사용자 우대’라는 문구를 흔히 볼 수 있다. 그만큼 많은 기업들에서 더존의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더존다스의 경영정보 솔루션 ‘네오플러스’는 전국 세무회계사무소의 85% 이상이, 그리고 7만여 중소업체에서 사용되고 있다.

대형 공급업체들이 지배하는 ERP 시장에서 더존다스는 중소기업용 한국형 ERP 제품을 개발해 시장에 진입한 지 불과 2~3년 만인 지난 2004년 150억 원 규모의 매출을 올리며 관련 업계를 놀라게 했다. 지금도 국내 ERP 업체들 가운데 연간 매출이 가장 높다. 현재 4000여개 이상의 중견중소기업 사이트를 갖추고 있다. 더존IT그룹은 이같은 확고한 시장 지배력을 기반으로 공격적인 영업을 벌이면서 성장을 기록할 수 있었다.

성장 비결 4 성공적인 인수합병

오라클 등 글로벌 SW업체들의 인수합병이 많이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 국내 SW 업계에서는 이렇다 할 인수합병이 이뤄지고 있지 못하다. 반면 더존IT그룹은 성공적으로 인수합병을 한 대표적인 업체다.

더존IT그룹의 모체인 더존다스는 지난 2003년 6월 더존디지털웨어로부터 분사한 회사다. 당시 코스닥 상장기업이었던 더존디지털웨어에서 미운 오리새끼 취급을 받던 ERP 사업부 인원들이 쫓겨나오듯이 만든 회사가 더존다스다. 당시 매출은 다 합쳐봐야 70여억원 수준에 적자였던 이 회사는 1년 6개월도 안돼 150억원의 매출과 30억원의 흑자를 기록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더욱 놀라운 것은 2004년 더존디지털웨어를 인수했다는 사실이다. 분사한 회사가 오히려 모 회사를 거꾸로 먹은 셈이다.

또한 더존IT그룹의 유통 전문업체였던 더존SNS가 지난해 코스피 기업이었던 금형사출 생산기업 대동을 인수한 것도 성공적이다. 이 후 사명을 더존비즈온으로 바꾼 후 기업 IT 솔루션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IT 전문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에 인수 후 처음으로 흑자 전환하는 등 높은 성장을 기대할 만하다. 사업도 다양하다. VoIP 재과금, VoIP 팩스, ASP사업 등 정보통신사업을 시작했다. 주요 타깃은 더존다스의 ERP 사용 고객사 4500여개사와 더존디지털웨어의 경영정보화 SW 사용 고객사 7만개다. 역시 그룹내 기업들의 고객을 활용한 안정적인 성장기반을 토대로 한 사업이다. 이처럼 더존IT그룹의 인수합병은 철저한 사업성 분석을 바탕으로 이뤄졌으며, 향후 관계사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무엇보다 ‘한 우물을 파겠다’는 각오로 소프트웨어와 관련해서만 인수합병을 시도하는 노력이 두드러진다. 또한 물리적인 인수합병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업무의 실질적인 통합을 위해 순환보직제 등을 시행하는 경영진의 비려도 인수합병의 성공비결이다.

성장 비결 5 해외시장 진출과 신규사업 다각화

더존IT그룹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해외 시장 진출과 신규사업 다각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자는 의미다. 이미 중국과 일본 지사를 설립하고 ERP 영업을 벌이고 있는 더존다스의 해외 시장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더존다스의 현재 중국 내 주요 고객사는 라우얼특장차, 한라공조, 삼립산업 등 200여 개 업체에 달한다. 이 회사 이강수 전무는“중국 지사의 실적은 현지화에 많은 투자를 한 결과”라며 “NEO-X는 다국어와 다통화 기능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타 외산 솔루션과 비교해 뚜렷한 경쟁력을 지녔다”고 설명했다.

신규사업 준비도 한창이다. 더존IT그룹은 올해 신규 사업으로 실시간 요금 납부 및 납부현황등을 파악할 수 있는 2차원 바코드 기반의 유빌링(U-Billing) 시스템을 구축하여 1월초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보안,그룹웨어,교육사업을 하고있는 계열사와 함께 기업용 토털 비즈니스 서비스 그룹으로 나아 가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김용우 회장은 “신규사업들은 기존 사업기획 능력, 기술력, 고객 등의 인프라를 활용하게 될 것”이라면서 “비용 부담을 크게 갖지 않으면서 수익성을 높여 회사 성장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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