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홍하나 기자] 새 돛을 단 카카오 3.0 체제가 본격 출항했다. 다음 합병 당시가 1.0 체제, 임지훈 전 대표 시절이 2.0 체제였다면 조용수, 여민수 공동대표가 카카오 3.0 체제를 이끈다.

지금의 카카오를 있게 한 대표 플랫폼 ‘카카오톡’도 3기를 맞았다. 1기부터 2기까지는 카카오톡이 ‘국민 메신저’로 자리매김한 시기였다면 3기는 기술이 더해진다. 이처럼 카카오톡이 다양한 서비스와 신기술이 더해져 견고해지고 있으나, 회사의 만년 과제로 지목되어 온 '캐시카우'는 3.0 체제에서도 보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두 대표가 임기동안 주력할에 테마에 대해 '시너지'와 '글로벌'을 꼽은 점을 고려하면 카카오는 3.0 체제동안 캐시카우 발굴 전략보다 미래기술을 투자하는데 방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마주보며 미소짓는 조용수(왼쪽), 여민수(오른쪽) 카카오 공동대표

카카오톡도 3.0체제

그동안 카카오톡의 변화에 대해 짚어보자면 총 3기로 나눌 수 있다. 1기는 카카오톡이 가장 처음 나왔을 때인 2010년 메신저 기반의 서비스가 중심이었다. 당시 기존의 소통 수단이었던 유료 문자 메시지를 넘어 ‘무료 메신저’라는 혁신적인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2기는 기존의 텍스트 대화창을 넘어서 사진, 동영상, 이모티콘을 통해 사용자간 감정표현, 대화를 할 수 있게 됐다. 또 카카오와 연동된 게임을 공유할 수도 있었다. 이처럼 단순한 커뮤니케이션 이상의 메신저로 성장하며 카카오톡은 ‘국민 메신저’라는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었다. 

3기 카카오톡은 모든 카카오 서비스의 총집합에 인공지능(AI)이 더해져 ‘만능 AI 비서’를 꿈꾼다. 특히 카카오는 자회사 카카오M의 멜론과의 연동을 강조했다. 카카오가 준비하고 있는 ‘카카오멜론’ 서비스는 카카오톡 친구들과 음악을 공유할 수 있으며, 비인기곡도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것이 핵심이다. 

조용수 카카오 공동대표

카카오가 3.0 체제를 맞이하기까지 걸어온 길

카카오는 2010년 무료 메신저 ‘카카오톡’을 시작으로 첫 발을 내딛었다. 텍스트 기반의 메신저에서 사진, 동영상, 이모티콘 등 다양한 기능을 탑재하며 3년 만에 ‘국민 메신저’로 자리매김했다. 

2014년 카카오는 다음과의 합병을 통해 포털과 한솥밥을 먹게 됐다. 콘텐츠와 콘텐츠, IT와 IT가 만난 만큼 서비스와 기술은 급속 팽창했다. 2016년에는 국내 최대 음원 서비스 멜론을 보유하고 있는 카카오M(로엔엔터테인먼트)을 인수하면서 음악시장에 진출, 콘텐츠 비즈니스로 확장했다. 

이후에도 카카오의 미래를 향한 행보는 거침없었다. 카카오는 카카오택시(카카오T),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등 다양한 신산업에 발을 뻗었다. 물론 이 과정에서 기존 산업과의 마찰, 골목상권 침해 등 각종 논란을 불러일으켰으나 ‘국내 대표 서비스’ 몇 가지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그럼에도 카카오는 마냥 웃을 수 만은 없었다. 국내 최다 사용자를 품은 카카오톡, 카카오택시 등의 승승장구에도 불구하고 수익은 이를 뒷받쳐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카카오의 영업이익률은 합병 이후 매년 한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사상 첫 연매출액 1조9천724억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률은 8.4%로 경쟁사인 네이버의 영업이익률 25.2%와 비교하면 3배가량 저조한 성적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카카오의 신임 대표들이 향후 회사의 수익화를 이끌어낼 것이라는 분석을 했으나 당분간 앞으로도 카카오는 단기수익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으로 미래기술에 투자한다는 전략이다. 

조수용, 여민수 대표는 “카카오는 미래를 보고 달려가야 하는 회사라고 생각한다. 단기 수익보다는 큰 꿈을 가지고 먼 안목으로 움직여야 하는 기업”이라면서 “저희는 단기적인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해 무리수를 두는 것은 지양한다”고 강조했다. 

두 대표는 지금보다 수익이 불어나는 시점에 대해 현재 개발, 투자하고 있는 기술이 자리잡은 이후를 지목했다. 조용수, 여민수 대표는 “AI 스피커의 음성인식 기술력에 대해서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면서 “음성인식 기술이 안착된다면 그 뒤부터 수익화는 고민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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