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김태림 기자] 토종 보안 기업들이 미국 다음으로 규모가 큰 일본 보안 시장 공략에 속도를 붙인다. 2020년 도쿄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보안 수요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일본에 최적화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며, 일본 보안 시장에서 성장의 발판을 다진다는 방침이다. 보안관제에서 문서 보안, 생체 인증까지 진출 분야가 다양하다.

이글루시큐리티는 지능적인 보안 위협 증가로 빠른 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일 보안관제 서비스 시장 공략에 주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리서치 앤 마켓이 작년과 올해 2월 발간한 ‘일본 보안관제 서비스 시장 전망(Japan Managed Security Services Market, Forecast to 2020, 2021)’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일본 보안관제 시장은 전년 5억 4,860만 달러(한화 약 5,881억) 대비 14.8% 성장하며 아태 지역에서 가장 큰 시장 규모를 형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글루시큐리티는 전문적인 보안관제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일본 기업들의 수요에 발맞춰, 현지 파트너와의 협업을 통해 보안관제 서비스를 지적재산권화하여 수출하고 있다. 현지 파트너가 고객사의 보안 환경에 최적화된 보안관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지원하고, 교육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노하우를 전수하는 형태다. 이글루시큐리티는 노하우를 전수하는 대가로 기술지원료를 일시 지급받고, 현지 파트너 사에서 고객사에 보안관제 서비스를 제공할 시 발생하는 매출의 일정 금액을 수수료 형태로 받고 있다.

이글루시큐리티는 소프트뱅크에 통합보안관리 솔루션을 제공한 것을 필두로 도쿄 소재의 보안 서비스 전문기업인 A사, 오사카에 위치한 정보보안 기업 SSK와 보안관제 솔루션·서비스 총판 및 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일본 관동·관서 지역을 아우르는 광범위한 고객 네트워크를 확보했다. 더불어, 일본 공공 기관 및 대기업 고객 확보에 더욱 힘을 실기 위해, 일본 최대 ICT 기업 후지쯔 그룹의 자회사와 보안관제 서비스 수출 계약을 현재 조율 중이다.

이글루시큐리티는 영업력 확대를 위해 지난 2010년 설립한 일본 지사를 작년 초 법인으로 전환했다. 높은 브랜드 파워와 탄탄한 영업망을 보유한 파트너사와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양질의 보안관제 서비스와 솔루션을 일본 고객사에 제공하며, 일본 시장 영업 확대에 한층 박차를 가하겠다는 방침이다. 이글루시큐리티 조창섭 부사장은 “국내 사이버 보안 시장 규모에 비해 다섯 배 이상 크고, 정부 차원에서 보안 강화에 속도를 붙이고 있는 일본 보안 시장에서 더 큰 성과를 창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글루시큐리티, 소프트캠프, 시큐브, 지란지교소프트 등 국내 보안기업이 일본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소프트캠프는 외부에서 유입되는 모든 문서파일에서 의심스러운 악성 요소를 제거해 무해화한 뒤 안전한 요소만 재구성해 내부로 들이는 CDR(Content Disarm & Reconstruction) 기술을 바탕으로 일본 문서 보안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소프트캠프는 일 정부가 정부나 공공기관 사내망으로 들어오는 문서에 대한 무해화 규정을 강화한 것을 기회로 삼고, 일 자치단체 약 30군데에 CDR 기술 기반 문서형 악성코드 대응 솔루션인 ‘실덱스(SHIELDEX)’를 판매하는 성과를 올렸다.

생체 인증 분야에서는 일 금융권을 공략하는 시큐브의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2016년 말 일본 법인을 설립하며 일 서버 보안 시장에 진입했던 시큐브는 최근 사용자의 글씨 패턴 등 동적 특정을 확인해 서명자를 인증하는 수기서명인증 기술인 ‘시큐사인’을 내세워 일본 은행권을 공략하고 있다. 크고 작은 해킹 사고로 인해 더욱 강력한 인증 수단을 필요로 하고 있는 일 은행권을 대상으로 기존 인증과의 결합을 통해 더욱 높은 보안성을 보장하는 수기서명 인증 사업을 전개하겠다는 계획이다.

2004년 일본 보안 시장에 진출한 지란지교소프트의 움직임도 눈에 띈다. 계열사인 지란소프트재팬은일본 보안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최근 보안 SW 개발 및 유통을 담당하는 ‘제이시큐리티(Jsecurity)’ 법인을 신설했다. 지란지교의 자회사인 지란지교시큐리티의 메일 보안 솔루션은 물론 국내 중소기업 및 스타트업의 보안 솔루션을 유통하며 국내 보안 기업의 일본 시장 진출을 돕는 가교 역할을 하겠다는 전략이다.

IT 전문 시장조사기관 IDC 재팬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본 정보보안 시장은 2016년 기준 2,807억 엔 (한화 약 2조 7,400억원) 규모를 형성했다. 일본 공공·금융·대기업을 노린 사이버 공격이 증가하고 있고 연이은 국제 행사 개최로 국가적 차원에서 정보보안 강화 움직임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일 정보보안 시장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시장을 개척하려는 한국 보안 기업들의 발걸음 역시 한층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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