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ADT캡스 인수에 대해 긍정적으로 본다며 현재 협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을 중간 지주사로 전환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인적분할 방식은 아니라고 본다며 단순한 파이낸셜(금융) 방법으로 접근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사장은 21일 오전 을지로 SK텔레콤 본사에서 열린 제 34기 주주총회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박 사장은 ADT캡스 인수에 대해 “잘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우리는 더 싸게 사고 싶지만 상대편은 더 비싸게 팔고 싶기 때문에 현재 협의 중인 상태”라고 말했다. 보안 사업 확대보다 ADT캡스 인수를 추진하는 이유에 대해 “돈으로 사서 성과를 내기 보다는 기술적으로 준비하고 있던 것을 속도감 있게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답변했다.

SK텔레콤은 최근 호주 매쿼리인프라자산운용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ADT캡스 인수전에 나서고 있다. SK텔레콤은 2014년 사모펀드 칼라일이 미국 타이코로부터 ADT캡스를 인수했을 당시에도 경쟁자로 참여한 적 있다. 2016년, ADT캡스 매각설이 나오면서 SK그룹 차원에서 진행될 것이란 전망 역시 나왔었다.

SK텔레콤은 지난 15일 공시를 통해 ADT캡스 인수 관련해 검토 중인 것은 사실이나 확정된 것은 없다고 밝힌 적 있다.  

중간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에 대한 질문에 박 사장은 “현재 시장에서 MNO(이동통신사업)으로만 평가받고 있는 것이 제일 우려되기 때문에 이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SK하이닉스에 대한 인적분할 이야기도 나오는데,  인적분할보다는 안정적인 모델 및 ICT 사업 계열 전체가 일을 더 잘할 수 있는 구조를 고민하고 있다. 파이낸셜적인 부분만 집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증권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을 분리하고, 투자부문 회사를 중간지주회사로 만들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해왔다. 현재 SK(주)는 SK텔레콤의 지분 25.2%를 가지고 있고, SK텔레콤은 SK하이닉스의 지분 20.1%를 보유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SK의 손자회사인 셈이다. 

그러나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자회사, 자회사→손자회사 지분소유에 대해 상장사의 경우 20%, 비상장사는 40% 이상 지분을 소유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그러나 손자회사가 밑에 자회사 둘 경우 지분 100%를 보유해야만 한다. 지주회사가 지나치게 사업을 확장하는 것을 제한하기 위한 규제다.

SK의 손자회사인 SK하이닉스는 이로 인해 사업 확장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을 중간지주회사로 두고 이를 SK와 합병하면 SK하이닉스는 SK의 자회사가 되는 방안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박정호 사장은 기자들에게 “빅데이터 기반 마케팅으로 고객이 진정 원하는 서비스와 가치를 제공하는 초일류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제 34기 정기주주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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