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삼성전자의 갤럭시S9가 출시됐지만 갤럭시S8의 출시 초기와 달리 시장 반응이 조용하다. 이동통신시장 과열을 판단하는 수치인 번호이동건수의 경우 갤럭시S9가 막 출시된 현재가 갤럭시S8 출시 때에 비해 많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갤럭시S9 출시 전후를 비교해 봐도 이전과 이후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갤럭시S9가 갤럭시S8에 비해 성능과 디자인 측면에서 차별성이 크게 나타나지 않아 소비자의 관심도가 전작에 비해 떨어진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또한 최근 방송통신위원회가 갤럭시S8 보조금 대란 사태를 만든 이통3사에게 500억원이 넘는 과징금을 부과해 이통사가 유통망에게 지급하는 판매장려금(리베이트)이 축소한 것도 이유 중의 하나로 보인다.

20일 KTOA(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와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갤럭시S9 예약판매 고객을 대상으로 개통이 시작된 9일 번호이동건수는 2만4225건, 10일은 1만9489건이다. 12일(11일 전산 휴무)은 2만333건, 13일은 1만1885건, 14일은 1만1471건, 15일은 1만1571건, 16일은 1만1456건, 17일은 1만5541건이다.

갤럭시S8때의 경우 개통 첫날인 작년 4월 18일은 4만6380건으로 2014년 10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음날인 19일은 2만2907건, 20일 1만8765건이다. 21일은 1만7652건, 22일은 1만9249건, 24일(23일 전산 휴무)은 2만4228건이다.갤럭시S9 출시 이후가 갤럭시S8 출시 때에 비해 번호이동건수가 현저히 적다.

갤럭시S9

갤럭시S9 출시 전후를 비교해 보면 2일은 1만2250건, 3일은 1만2946건, 5일(4일 전산 휴무)은 1만6067건, 6일은 9418건, 7일은 8773건, 8일은 8191건이다. 갤럭시S9가 출시 된 이후에도 이전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갤럭시S9가 출시되고 난 후 번호이동건수가 갤럭시S8때에 비해 떨어지는 이유에 대해 우선 제품의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통사 한 관계자는 “갤럭시S9의 경우 갤럭시S8와 비교해 볼 때 성능이나 디자인 면에서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며 “갤럭시S8 때의 경우 시장이 많이 과열됐었다. 최근 시장이 조용한 이유는 갤럭시S9의 차별성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근 방통위의 과징금 조치 이후 이통사들은 리베이트 가이드라인(30만원)을 지키고 있다. 현재 갤럭시S9의 리베이트는 기기변경 20만원, 번호이동 25만원~ 28만원 수준이다. 예전 최소 40만원~50만원, 신도림 등 집단상가의 경우 60만원 이상 지급된 것과 달라진 모습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방통위가 이통사에게 과징금을 부여하고 시정조치를 내렸기 때문에 이통3사가 자체적으로 시장 안정화에 나서고 있다”며 “최근 시장이 조용한 이유는 이통사가 리베이트를 가이드라인에 맞춰 적게 지급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관계자는 “최근 아이폰X(텐)이나 갤럭시S9의 판매는 리베이트의 영향을 떠나 전작과 크게 차별성이 없기 때문에 큰 기대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이통사가 리베이트를 줄이는 이유에 대해 방통위의 과징금이나 시정조치 외에도 선택약정할인 25% 상향이나 보편 요금제 추진 등으로 인해 마케팅비를 아끼기 위해서라는 분석도 나온다.

스마트폰 대리점을 운영하는 한 관계자는 “최근 KT가 대리점 관리 수수료를 요금제에 따라 바꾸는 것을 보편 요금제 도입에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고, 최근 이통사의 리베이트 축소 역시 자신들의 영업이익을 위해 마케팅비를 아끼는 의도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이통사들이 방통위의 과징금을 이유로 시장 안정화에 나선 것도 맞지만, 영업이익을 위해 마케팅비를 축소한 측면이 더 크다고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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