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삼성전자가 갤럭시S9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이용하던 중고폰을 보상하는 특별 프로그램을 마련했지만, 실제 중고폰 업체들의 매입 시세보다 적게 지급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삼성전자가 보상하는 중고폰 가격과 실제 중고폰 업체들의 매입가를 비교해 보니 애플 아이폰은 물론 삼성전자 스마트폰 역시 가격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 아이폰의 경우 10만원~21만원 정도 삼성전자가 중고폰 업체에 비해 보상가를 적게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심지어 삼성전자 스마트폰 역시 중고폰 업체 시세 보다 3만원~7만원 정도 제공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만약 삼성전자 스마트폰 보유 고객이 갤럭시S9 특별 보상 프로그램에 가입해도 중고폰 보상에서 손해를 보고, 아이폰 이용자의 경우에는 10만원 이상의 손해를 보는 것이다. 특히 아이폰X(64GB)의 경우 20만원 이상의 손해를 볼 수 있다.

삼성전자는 자신들이 중고폰 시세보다 5만원~10만원을 더 지급해 특별 보상을 하는 것이라고 적극적으로 홍보한 적 있다.

14일 갤럭시S9 특별보상 프로그램 대상 주요 스마트폰 모델인 아이폰7~아이폰X(텐), 갤럭시S7시리즈~갤럭시노트8을 대상으로 삼성전자 보상가와 중고폰 업체 매입가(최고가)를 비교해 본 결과, (A급 제품 기준) 애플 제품은 최대 21만원, 삼성전자 제품은 최대 7만원 차이가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전체적으로 중고폰 업체들이 삼성전자 보상가보다 더 많은 금액을 지급한다. 중고폰 업체들이 매입하는 가격은 중고폰 업체들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사이트인 중가비를 기준으로 했다.

아이폰X(64GB)의 경우 중고폰 업체가 보상하는 가격은 87만원이다. 하지만 삼성전자 보상가는 66만원으로 21만원 차이가 난다. 아이폰8플러스(64GB)의 경우 중고폰 업체 보상가는 70만원이지만 삼성전자 보상가는 54만원이다. 아이폰8(64GB)의 중고폰 업체 보상가는 56만원인데 반해, 삼성전자 보상가는 46만원이다.

사진=삼성전자

반면, 삼성전자 제품인 갤럭시S시리즈나 갤럭시노트의 경우 삼성전자 보상가와 중고폰 업체 매입가격이 애플 만큼 차이가 나지 않았다. 갤럭시S8플러스의 중고폰 업체 보상가는 50만원이고, 삼성전자 보상가는 최대 47만원으로 3만원 차이 밖에 나지 않는다. 갤럭시S8 역시 중고폰 업체 매입가는 45만원이고, 삼성전자 보상가는 41만원이다.

갤럭시S7엣지의 경우 중고폰 업체 매입가는 24만원, 삼성전자 보상가는 17만원이다. 갤럭시S7의 경우 중고폰 업체 보상가는 20만원이고 삼성전자 보상가는 14만원으로 6만원 차이가 난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의 경우 이미 안드로이드 이용자와 iOS 이용자로 나뉜 상황”이라며 “아이폰을 이용하는 고객이 삼성전자 제품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지 않다. 이런 경향이 반영됐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중고폰 매입은 어슈어런트 올리바라는 회사가 대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 업체가 책정한 가격에 5만원~10만원을 더 지급했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보상가가 중고폰 실제 시세에 비해 적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최근 삼성전자와 어슈어런트 올리바는 긴급 회의를 열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대행 업체가 정한 가격에 우리가 소정의 금액을 더 지급하는 것”이라며 “중고폰 업체에게 판매할 경우 여러 조건 등으로 가격이 떨어질 우려가 있지만 우리는 최대한 보상을 해주려 한다”고 말했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르면 6월 KTOA(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가 운영하는 스마트 초이스를 통해 중고폰 업체들의 중고폰 가격을 공시한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중고폰 가격을 공시할 경우 중고폰 시장이나 보상 판매프로그램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기정통부 통신이용제도과 관계자는 “스마트 초이스를 통해 중고폰 가격 공시를 준비 중에 있고 빠르면 6월에 서비스가 시작될 예정”이라며 “여러 방안을 검토 중에 있지만 중고폰 주요 업체들이 실제로 파는 가격을 공시할 것이 유력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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