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홍하나 기자] 네이버, 직방, 다방 등 대형 부동산 플랫폼에 매물을 제공하지 않는 공인중개사협회의 '매물 셧다운 캠페인'이 진행된지 한달을 넘어서고 있다. 대형 부동산 매물정보 제공업체에 매물을 주지 않는 대신, 자체 제작한 부동산 앱 한방의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이 근본적인 취지다. 하지만 어쩐일인지 이러한 취지와는 달리 협회차원에서 네이버와 다음에 제공하는 매물 수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공인중개사협회는 기존에 회원사들에게 네이버, 다음 포털에 한 중개사 당 15개까지 올릴 수 있도록 했다. 다만 비회원들의 경우 한 중개사 당 5개까지로 제한했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협회는 비회원들도 5개에서 최대 15개까지 매물을 전송할 수 있도록 이용제한을 변경했다.

이에 대해 공인중개사협회는 "비회원이 한방의 가입 신청 동의서를 작성하는 대신 한시적으로 네이버, 다음에 매물을 15개까지 올릴 수 있도록 한 개방형 정책"이라면서 "이 경우 현재 네이버에 유료광고를 하지 않아 유료광고가 줄어든 상황에서 비회원들까지 네이버에 보내는 무료광고가 늘어나면, 이전보다 무료광고가 노출이 되기 더욱 쉬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즉 기존의 비회원을 한방의 회원사로 끌어들일 수 있고, 무료광고의 효과를 극대화 시키기위해 이번 매물전송 건수 이용제한을 변경했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네이버 관계자는 "협회에서 네이버부동산으로 보내는 매물 전송건수가 2월 들어 일부 확대됐다"면서 "앞으로 협회, 중개사들과 상생을 더욱 도모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공인중개사협회는 부동산114, 매경부동산 등 유료 정보 플랫폼과 달리 네이버 부동산에 무료로 매물을 노출하고 있다. 이에 네이버 관계자는 "협회와의 상생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대표 유료 부동산 정보 플랫폼인 직방과 다방도 올해 2월과 3월, 눈에띄는 공인중개사의 탈퇴, 매물수 감소는 없다고 입을 모았다. 매물 셧다운 캠페인이 사실상 진행이 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네이버부동산, 직방, 다방, 한방 앱

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현재 매물 셧다운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는 것은 맞으나 이에 대해 회원들의 피로감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다만특히 울산, 광주, 세종 등 사설 정보망이 없는 지역은 한방에 더욱 집중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서울, 수도권과 일부 지역의 매물 수는 오히려 늘어났다. 네이버 부동산 매물 등록 건수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강남구 매물은 전월 대비 6.3% 늘어났다. 지난해 12월부터 지회 차원에서 매물 근절 운동을 벌이고 있는 세종시 역시 12월 17일 173건까지 줄었으나 3월 2일 1만4천895건으로 기존처럼 회복했다.

이처럼 협회의 매물 셧다운 캠페인이 무색해질 정도로 업계에서는 큰 변화가 없는 가운데, 이번 캠페인이 보여주기식으로 그쳤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익명을 요청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캠페인을 통해 아마 한방의 인지도가 이전보다 올라갔을 것으로 보이며 또 오는 6월 협회장 선거도 맞물려 있는 상황"이라면서 "또 설 이후 부동산 성수기를 앞둔 상황에서 이번 캠페인이 업계에 타격을 줄 만한 결과를 가져온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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