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이재구 기자] 미국 재무부 산하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가 퀄컴에게 주주총회를 30일간 연기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5일(현지시간) 주요 외신들에 전했다.

이는 브로드컴이 특별한 일이 없는 한 퀄컴을 1170억달러(약 126조5000원)에 적대적으로 인수하려는 상황에서 나왔다.

브로드컴은 퀄컴이 비밀리에 CFIUS에 조사요청을 했다면서 “뻔뻔하고 필사적인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당초 6일로 예정된 퀄컴 주주총회에서 투자자들은 브로드컴이 지명한 6명의 퀄컴 이사 후보들에 대한 선임투표를 할 예정이었다. 이들이 선출되면 브로드컴의 퀄컴의 인수문제가 손쉽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됐었다.

브로드컴의 퀄컴에 대한 적대적 인수가 30일간 미뤄지게 됐다. 미외국인투자위원회가 국가안보를 이유로 내린 결정이다. (사진-=위키피디아)

CFIUS는 외국인이 미국기업에 투자할 경우 그 결과가 미국의 안보에 위험이 되는지에 따라 이를 승인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위원회다. 따라서 CFIUS의 관심은 두회사 간 인수합병에 심각한 문제가 될 수도 있다. 브로드컴이 공식적으로는 외국인(싱가포르에 본부를 둔) 기업이고 퀄컴 인수시 미국의 반도체기술에 접근하는 이점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브로드컴은 본사를 미국으로 옮겨 이같은 우려를 불식시키려 하고 있다.

퀄컴은 현재 아이폰에 사용되는 휴대폰 통신부품인 모뎀의 일부를 공급하고 있으며 애플과 전세계적으로 특허 및 로열티 관련 소송을 벌이고 있다. 애플은 향후에는 인텔의 칩만을 아이폰에 사용할 수도 있지만 브로드컴이 퀄컴인수 문제를 잘 해결한다면 그럴 필요가 없을 수도 있다.

브로드컴은 또한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는 회사이기도 하다. 따라서 브로드컴과 퀄컴이 합병되면 이 회사는 적어도 애플이 어떤 모뎀칩에 대해 어떤 조건으로 퀄컴칩 로열티를 지불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퀄컴은 브로드컴에 대한 성명서에서 “미 외국인 투자위원회(CFIUS)의 명령에 대한 브로드컴의 반응은 심각한 규제 및 국가안보를 단순화하고 무시하기 위해 실체보다도 수사학을 사용함으로써 주주와 일반인들을 오도하려는 의도적으로 시도되는 일관된 반응패턴이다. CFIUS는 미정부 내 여러 청이 참여하는 독립기구로서 미국국가 안보보호를 위해 일하고 있다. 또한 브로드컴이 제안한 계약과 관련해 미국의 국가안보에 위험이 된다고 판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로드컴의 무시하는 듯한 수사학은 퀄컴과 브로드컴에 매우 심각한 문제다. CIFIUS의 조사가 놀랍다는 브로드컴의 주장은 사실상 아무런 근거도 없다. 브로드컴은 지난 수주 동안 CFIUS와 접촉해 왔으며 2건의 문서를 CFIUS에 제출했다. 퀄컴은 CFIUS 명령에 따라 연례 주주총회와 이사 선임을 최소 30일간 연기해 CFIUS가 브로드컴의 퀄컴 인수제안을 충분히 조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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