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지난달 28일부터 예약판매에 들어간 삼성전자 갤럭시S9에 자급제용 스마트폰(언락폰)이 첫 선을 보였다. 자급제용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삼성디지털프라자 등 일부 유통점을 통해 확인해 본 결과 아직까지는 자급제폰을 잘 인지하지 못해 이통사향 스마트폰(약정형)을 찾는 고객이 더 많았다. 

6일 관련업계 및 유통상가에 따르면 갤럭시S9시리즈의 자급제용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곳은 삼성디지털프라자와 전자랜드 · 하이마트 등 대형 양판점, 온라인 오픈 마켓(11번가, 옥션) 등이다. 이동통신 3사 대리점과 판매점의 경우, 이통사향 스마트폰(약정형)만 판매하고 자급제폰은 취급하지 않는다. 삼성전자 갤럭시S9 시리즈의 예약판매는 오는 8일까지 계속된다.

용산 전자랜드 프라이스킹 관계자는 “5일 오후까지 갤럭시S9시리즈 이통사향 스마트폰의 경우 80여대의 예약 판매 접수를 받았지만 자급제용 스마트폰의 경우 20여대를 받았다. 이통사향 스마트폰 판매가 당연히 많다”고 말했다.

갤럭시S9

삼성디지털프라자의 경우도 상황은 비슷했다. 은평구에 위치한 삼성디지털프라자 관계자는 “갤럭시S9시리즈의 예약판매가 진행 중인데 이통사향 스마트폰이 더 많이 팔린다”라며 “가격이 10% 더 비싼 무약정형 스마트폰보다는 자급제형 스마트폰이 인기가 많다”고 설명했다. 동대문구나 성동구에 위치한 삼성디지털프라자 관계자 역시 같은 대답이었다.

성동구의 삼성디지털프라자 관계자는 “자급제용 스마트폰이 출시됐기 때문에 무약정형 스마트폰 판매는 사실상 없어졌다”라며 “앞으로 자급제용 스마트폰 중심으로 판매 경향이 바뀔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중구에 위치한 하이마트 관계자도 “갤럭시S9시리즈의 경우 이통사향 약정형 스마트폰이 자급제 스마트폰보다 더 많이 예약판매됐다”고 설명했다.

이통사향 스마트폰(약정형/무약정형)과 자급제용 스마트폰의 차이는 

갤럭시S8이나 갤럭시노트8의 경우 이통사향 스마트폰(약정형/무약정형)만 출시됐다. 약정형 스마트폰이란 이통사 대리점이나 판매점에서 살 수 있는 스마트폰으로 SK텔레콤향, KT향, LG유플러스향 등 이통사 전용 모델로 출시된다. 스마트폰 구매시 반드시 통신 서비스(요금)에 가입해야 하는 전제 조건이 붙는다. 이통사 대리점이나 판매점에서 판매되기 때문에 국내 고객들이 가장 많이 구매하는 방식이다. 

무약정형 스마트폰이란 약정형 스마트폰처럼 이통사향으로 출시되지만 통신 서비스 가입 조건이 붙지 않는 일종의 공단말기(기계)다. 하지만 이통사 대리점에서 판매되지 않고 삼성디지털프라자, 전자랜드, 하이마트 등 대형 양판점에서 판매된다. 약정형 스마트폰과 달리 출고가에서 10%(부가세)가 붙어 판매되기 때문에 더 비싸다. 무약정형 스마트폰이 더 비싸기 때문에 단말기 구입과 통신서비스 가입이 결합돼 판매되는 방식이 보편화돼왔다. 

자급제용 스마트폰(언락폰)이란 이통3사 공통 모델로 출시되는 스마트폰으로 통신 서비스 가입 조건이 붙지 않고, 약정형 스마트폰과 출고가가 같다. 쉽게 설명하면, 자급제용 스마트폰은 무약정형 스마트폰과 비슷한 공단말기 형태인데 이통3사 공통모델이면서 가격은 약정형 스마트폰과 같다. 통신비 인하를 위한 사회적 논의 기구인 통신비 정책협의회에서 법제화 없이 자급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나온 대안이었다. 삼성전자가 이를 수용해 갤럭시S9시리즈부터 자급제용 스마트폰을 출시한 것이다. 

자급제용 스마트폰 많이 팔리면, 사실상 단말기 자급제 효과 나타나 

자급제용 스마트폰의 경우 이통사향 약정형 스마트폰처럼 예약 구매시 사은품을 받을 수 있는데다가, 이통사 전용 앱이 설치되지 않아 이용자 측면에서 편리한 점이 많다. 또한 약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이통사향 약정형 스마트폰이 더 많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소비자들의 익숙한 습관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통사 관계자는 “선택약정할인 25%가 더 유리한데도 지원금을 선호하는 고객도 존재한다”라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약정형 스마트폰 구매가 더 익숙하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자급제용 스마트폰 구매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급제용 스마트폰이 더 많이 판매될 경우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자급제용 스마트폰이 많이 판매될수록 단말기 구매와 통신 서비스 가입이 분리되는 단말기 자급제 효과가 사실상 나타나기 때문이다. 삼성디지털프라자와 전자랜드 등 대형 양판점이 갤럭시S9시리즈 자급제폰 판매에 적극 나서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자급제용 스마트폰 판매가 늘어날수록 이통사의 유통망 장악이 점점 약해지는 효과가 나타난다. 

단말기 구매와 통신 서비스 가입이 결합돼 판매될 경우, 스팟성(프로모션)으로 진행되는 과다 리베이트를 통해 불법 보조금이 지급되는 경우가 있다. 단말기 자급제를 찬성하는 이들은 단말기 판매와 통신 서비스 가입을 분리하고, 과다 리베이트를 없앨 경우 통신비 인하가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성배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국장은 “자급제 스마트폰 출시와 유심 요금제, 온라인 유통까지 갖춰진다면 단말기 자급제가 활성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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