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이재구 기자] “어떤 사람들은 젠폰5(Zenfone5)가 아이폰X(텐)의 짝퉁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우리는 고객들이 원하는 것을 무시할 수 없었다. 트렌드를 따라야 한다.”

마르셀 캄포스 에이수스 글로벌마케팅 책임자는 27일(현지시간) 바르셀로나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2018)행사장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이렇게 말했다.

젠폰5 디자인에서 단연 눈에 띄는 것은 아이폰X에 최초로 사용된 톱노치다. 이런 상황에서 나름대로의 자기변명을 한 셈이다. 그렇다면 그것 외에 뭐가 있을까?

에이수스는 MWC2018에서 젠폰5 계열 단말기를 소개하면서 다양한 인공지능(AI)기능을 소개했다. (물론 기능이 향상된 부분에 대해 무조건 ‘AI’라는 단어를 적용했다는 지적을 받을 만 하다.)

단말기 모델 라인업은 상대적으로 단순하다. 6.2인치 젠폰5와 젠폰5Z, 그리고 전혀 다른 디자인의 6인치 젠폰5라이트(미국시장에서는 젠폰 5Q)가 있다.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나름대로의 역량을 발휘할지 주목된다.

6.2인치 젠폰5 화면비가 90%...AI디스플레이 자랑

에이수스는 또한 기술력을 과시하려는 듯 그럴 듯해 보이는 기능에는 모두 ‘인공지능(AI)’기능이란 이름을 붙이고 있다.

에이수스는 젠폰5에 이른바 ‘AI디스플레이(AI Display)’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애플 아이폰X의 트루톤과 유사한 자동 색온도 조절 기능, 화면을 보는 동안 스크린이 켜지도록 해주는 센서 등이 포함됐다는 게 이유다.

대만 에이수스가 27일 MWC에서 발표한 야심작 젠폰5는 애플의 아이폰X(왼쪽)처럼 노치디자인을 채택했다. (사진=더버지)

젠폰5의 화면 크기는 6.2인치로서 전작 젠폰4(5.5인치)보다 화면을 키웠다. 얇은 베젤의 디자인 덕분에 화면비(Screen to Body ratio)가 90%에 이른다.

종횡화면비는 19 대 9로서 삼성 갤럭시S8이나 갤럭시S9(18.5 대 9)과 매우 유사하지만 LCD 스크린을 사용한다. 그럼에도 해상도는 풀HD급(2246x1080화소)으로서 합리적이며 디스플레이 성능이 크게 뒤지지는 않는 것 같다.

젠폰5 가격은 499달러...3월부터 출시

젠폰5는 너무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155그램이며 전후면이 모두 유리로 돼 있다. 운영체계(OS)는 안드로이드 오레오다.

젠폰5에는 일반적으로 주력폰용으로 인식되는 퀄컴 스냅드래곤845에 뒤지는 스냅드래곤636칩셋이 적용됐다. 램 용량은 4GB, 스토리지 용량은 64GB다.

젠폰5의 변형 모델인 젠폰5Z에는 최신 스냅드래곤845칩셋이 적용됐다. 램용량8GB, 스토리지 용량은 256GB다.

젠폰5라이트는 젠폰5와 젠폰5Z를 단순화한 모델이다. 프리미엄폰과의 물리적인 유사성이 거의 없지만 씬베젤의 6인치폰이다. 젠폰5와 같은 3000mAh 용량의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으며 운영체계(OS)는 안드로이드 누가다.

젠폰5 라이트는 단말기 전면부와 후면부 양쪽 모두에 듀얼카메라가 장착돼 있다. 여기에는 단체사진 촬영시 좀더 넓은 120도 시야를 제공하는 렌즈가 탑재돼 있다.

젠폰5는 단체사진을 찍을 때 편리한 120도 시야각 촬영 기능을 제공한다. (사진=더버지)

에이수스는 듀얼카메라폰이자 AI폰이라는 젠폰5 가격을 499달러(479유로, 한화 약 54만원)로 매겨 중가폰 고객층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3월중 젠폰5라이트를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4월에 젠폰5, 5월에 젠폰5Z를 출시한다. 정확한 출시 날짜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전후면 듀얼카메라...AI장면감지·AI충전 기능에 페이스언락까지

젠폰5에는 애플의 아이폰X처럼 안면인식을 통한 잠금해제 옵션인 페이스언락(Face Unlock) 기능이 들어갔다. 하지만 아이폰X의 페이스ID(Face ID)시스템 수준까지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실제로 에이수스는 페이스언락이 사용자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것일 뿐이며 젠폰5의 지문인식센서가 기본 시스템이란 점을 강조하고 있다.

젠폰5의 카메라는 1.4마이크론 픽셀의 12메가픽셀(1200만 화소)이다. 이는 HTC의 주력폰 U11이나 구글의 픽셀폰과 같은 유망한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메인카메라 옆에는 8메가픽셀 광각 카메라가 있어 초상화모드(보케) 모드 촬영시 심도 감지용으로 사용된다.

하지만 테스트해 본 결과 잘 작동하지 않았다는 게 더 버지의 평가다. 카메라는 초상화모드를 원할 때 일반사진을 찍었고, 피사체의 가장자리는 상당히 거칠고 뚜렷했다.

젠폰5는 아이폰X의 짝퉁이라 할 만하지만 인공지능 기능이 포함돼 있다. (사진=더버지)

에이수스는 AI 장면 감지(AI scene detection)라고 불리는 이 기능을 보완해 촬영 중인 특정 항목을 바탕으로 채도, 화이트 밸런스, 노출, 밝기 및 사후 처리를 최적화한다.

이 모든 것은 기계학습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AI기능이라고 이름 붙일 만 하다.

에이수스는 또한 사용자가 이미지를 처리하는 방법으로부터 학습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른 사진에도 사용자가 수정하길 원하는 것과 비슷하게 되도록 편집방식을 제안하기 시작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에이수스는 또한 젠폰5가 애플리케이션의 선택적 오버 클로킹처럼 보이는 AI 부스트 기능, 야간에 젠폰을 80%까지만 끌어 올린후 사용자가 평소 일어나는 시간까지 그 수준을 유지해주다가 사용자가 깰 때 쯤 100%까지 충전시켜 주는 AI충전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모두가 매우 편리한 기능이지만 ‘AI’라는 단어를 남용한다는 지적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고품질 블루투스 오디오 지원에 헤드폰잭 살렸다

젠폰5의 최종 하이라이트는 내장 스피커시스템인데 이는 매우 크고 분명한 사운드를 제공한다. 안타깝게도 베이스나 하이엔드는 별로 없다.

스마트폰에서는 선명도와 볼륨이 순수한 오디오품질보다 더 중요하기 때문에 디자인선택에 대해서는 뭐라 하기 어렵다. 고품질 블루투스 오디오용 AptX HD 및 LDAC 지원기능이 내장돼 있다.

에이수스는 젠폰5와 젠폰5라이트에 헤드폰잭을 포함시키고 있다. 이는 에이수스가 열심히 흉내 내려는 애플과는 차이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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