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화웨이가 5G 칩셋을 공개한데 이어 5G 단말을 연내에 출시하겠다고 MWC(모바일 월드 콩그레스)2018에서 선언함에 따라, 5G 세계 최초 상용화를 목표로 하는 우리나라 정부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통신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내년 3월에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우리나라 정부가 내년 3월로 시기를 정한 이유는 통신 장비 구축 등 5G 네트워크 준비는 연내에 가능하지만 5G 단말이 이 때 나올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화웨이가 5G 단말을 연내에 출시할 경우, 5G 상용화가 올해 안에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정부는 현재 확인 작업을 거치고 있다. 하지만 화웨이의 기술력을 볼 때 퀄컴보다 5G 칩셋을 먼저 출시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연내 5G 상용화의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 2018에서 지난 25일(현지시각) 화웨이는 모바일 기기 전용 5G 칩셋인 발롱 5G01을 공개했다. 이 칩셋은 민간표준화기구인 3GPP의 규격에 맞췄고, 다운로드 속도는 초당 2.3GB로 4G와 5G 통신망에서 사용 가능하다. 화웨이는 올해 하반기 이 칩셋을 적용한 5G 스마트폰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화웨이는 MWC2018에서 모바일 기기 전용 5G 칩셋을 최초로 공개했다 (사진=더버지)

리처드 위 화웨이 CEO는 미디어 간담회에서 “화웨이는 (단말·네트워크장비·기지국 등) 엔드-투-엔드 솔루션을 가지고 있다”며 “다가오는 5G 시대 칩세트부터 네트워크, 스마트 디바이스까지 모든 솔루션으로 고객을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화웨이는 5G 토탈 솔루션(5G E2E 장비)에서는 가장 앞서있다는 것이 전문가들 의견이다. 화웨이는 MWC2018에서 3.5㎓ AAU(Active Antenna Unit)장비, 28㎓ AAU 장비, BBU(Base Band Unit) 장비, CPE(Customer Premises Equipment) 장비를 선보이며 상용 수준의 5G 장비를 전시한 삼성전자를 1분기 정도 앞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5G 칩셋의 경우 다르다. 퀄컴이 삼성전자나 인텔, 화웨이보다 1분기 정도 앞선 것이 현실이다. 퀄컴은 공식적으로 5G 칩셋 상용화를 내년 상반기에 할 것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퀄컴이 AP 상용화 일정을 조금 앞당긴다면, 이르면 올해 12월이나 내년 1월에 AP를 상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퀄컴이 5G 칩셋 일정을 원래 계획보다 앞당겨 연내에 상용화할 것이라고 이통사나 제조사들에게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단말 개발은 AP 상용화 후 보통 2~3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5G 단말 출시는 2019년 3월 경에 이뤄질 전망이다. 정부가 내년 3월로 5G 상용화 시점을 정한 것은 이 때문이다.

에릭슨이나 삼성전자, 화웨이 등 장비 업체들의 5G 통신 장비 상용화는 올해 안에 가능하다. 결국 5G 상용화의 관건은 단말 출시가 언제 되는 지에 달려 있다.

화웨이가 만약 연내 5G 칩셋을 적용한 단말을 출시 할 수 있다면, 퀄컴이 더 빨리 5G 칩셋을 상용화 해 삼성전자나 LG전자가 5G 단말을 조기에 출시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이에 따라 현실적으로 화웨이가 연내에 5G 단말을 출시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결국, 우리나라의 세계 최초 5G 상용화 준비에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MWC2018에서 화웨이의 발표를 접한 이후, 화웨이의 5G 단말 출시 계획에 대해 알아보고 있지만, 아직 어떤 구체적인 내용도 듣지 못했다”며 “만약 화웨이가 5G 단말을 연내에 출시한다면 이동통신이 아닌 고정형 무선 엑세스(FWA, Fixed Wireless)용 이거나 스마트폰이 아닌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화웨이가 올해 안에 5G 칩셋 상용화에 이어 5G 단말 출시를 발표한 것은 5G 이슈를 선점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칩셋이나 단말에서 글로벌 1위 업체가 아니기 때문에 5G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만 표출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칩셋 부문 가장 기술력이 앞서 있는 것은 퀄컴이고, 스마트폰 부문의 경우 삼성과 애플의 기술력이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에 대해 한국 화웨이 관계자는 “화웨이의 5G 스마트폰 출시 시점과 관련해 본사 측에게 확인을 요청했다. 현재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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