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정명섭 기자] KT와 케이블TV업계가 동등결합 상품 출시 준비에 한창인 가운데, KT와 케이블TV 4위 사업자 CMB의 돈독한 관계가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동등결합 상품은 이동통신사의 이동전화서비스와 케이블TV의 초고속인터넷을 결합한 할인상품을 말합니다. 케이블TV가 이동통신사와 공정경쟁을 요구하면서 출시된 상품입니다.

지난해 12월, KT와 동등결합 상품 출시를 위해 케이블TV업계를 대표해 업무협약(MOU)을 맺은 업체는 다름 아닌 CMB였습니다. CMB보다 시장점유율이 두 배 이상 높은 CJ헬로와 티브로드 등을 제친 것입니다.

공교롭게도 CMB는 SK텔레콤과 동등결합 상품을 출시하지 않은 유일한 케이블TV사입니다. 2016년 12월 SK텔레콤과 케이블TV업계가 동등결합 상품 출시 MOU를 맺을 당시, CMB는 참여 사업자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그러나 CMB는 초기 논의 자리까지 참여하고 빠졌습니다. SK텔레콤과 동등결합 상품은 출시하지 않았던 CMB가 KT와 가장 먼저 손잡은 이유에 대해 관심이 쏠리는 이유입니다. 업계 일각에서는 SK텔레콤과 CMB의 사이가 썩 좋지 않았는지를 추측하기도 합니다.

KT 임헌문 사장(우측)과 CMB 김태율 대표 (좌측)가 지난해 12월 동등결합 상품 출시 업무협약(MOU)을 맺은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KT)

KT와 CMB는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관계였습니다. 양 사는 동등결합 상품 출시 MOU 전인 지난해 5월, 공동 광고사업 MOU를 체결했습니다. 당시 KT는 IPTV의 전국단위 광고상품을 각 지역에 맞게 송출하는 기술을 독자 개발했습니다. 서비스 권역이 전국 단위인 IPTV와 지역 단위인 케이블TV는 서로 광고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지 못하는 한계를 극복한 기술입니다.

KT는 이 기술을 발판으로 지역 광고사업으로 진출하길 원했습니다. 이 때 KT의 손을 잡아준 케이블TV사가 CMB입니다. 양 사는 KT의 기술과 CMB의 지역광고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역 소상공인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지역광고 통합상품을 출시하는데 힘을 모으기로 했습니다. 이 때의 돈독한 관계가 동등결합 상품 출시 MOU까지 이어진 것입니다.

CMB 관계자는 “KT와는 지역광고 공동사업을 추진하면서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동등결합 상품 출시까지 이어졌다”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SK텔레콤과 동등결합 상품을 출시하지 않은 당시의 이유에 대해선 “상품 출시 논의 초기까지 참여했지만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판단,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차원에서 상품을 출시하지 않게 됐다”라고 설명했습니다.

KT는 모든 케이블TV사에 사업 제안을 했고, 가장 긍정적으로 나섰던 업체가 CMB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지역광고 사업 진출에 다리를 놓아 준 업체로 기억되고 있는 것입니다.

비즈니스 영역도 사람 간의 관계와 마찬가지로, 결정적 순간에 맺어진 관계는 추가 협업으로 이어지는 등 더 돈독해집니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화웨이도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 처음 진출할 때, LG유플러스가 교두보 역할을 했고, 화웨이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을 꾸준히 출시하는 관계로 이어졌습니다. KT와 CMB의 앞으로의 동맹 관계도 기대됩니다.

한편 KT는 동등결합 상품 전산개발과 상품의 할인 수준 등 요금을 설계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습니다. KT는 케이블TV업계와 업무협약(MOU)를 담당한 미디어본부에서 이같은 업무를 수행하는 마케팅본부로 일을 이관했습니다. 케이블TV업계는 협회 차원에서 KT와 소통하고 있습니다. 양 측은 상반기 내로는 상품을 출시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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