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자인 조너선 왕이 객석에 앉은 사람들의 사진을 촬영해 만들어진 이모지가 동작하는 모습(사진=삼성전자)

[디지털투데이 이재구 기자] 삼성전자가 갤럭시9시리즈를 통해 말그대로 스마트폰 카메라의 괄목할 만한 기능을 과시했다. 갤럭시S9시리즈가 25일 오후 6시(현지시간, 한국시간 26일 새벽2시)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몬주익에서 모바일월드 콩그레스(MWC2018) 전야제 행사로 열린 삼성 언팩 행사에서 베일을 벗었다. 삼성 신제품은 ‘카메라를 재창조하다.(The Camera, Reimagined.)’는 제품 발표 슬로건 컨셉을 그대로 담았다.

맨처음 무대에 오른 고동진 삼성전자 IM사업부 사장은 “이미지가 세계를 변화시킨다...매일 100억편의 동영상과 50억개의 이모지가 보내진다”며 이 분야의 놀라운 기술혁신을 보여줄 갤럭시S9시리즈를 암시하며 발표를 시작했다.

고동진 삼성전자 IM사업부 사장이 25일(현지시간) 바르셀로나 피라몬주익에서 언팩 행사에 맨먼저 등장해 갤럭시S9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이날 소개된 삼성 갤럭시S9시리즈는 ▲카메라의 '가변 조리개'를 통해 밝은 곳에서는 빛을 줄여주고 어두운 곳에서는 더욱더 피사체를 또렷하게 찰영해 줄 수 있다는 점을 과시했다. 또한 일반 스마트폰에서는 보기 힘든 ▲초고속 960프레임(초당 960프레임)을 촬영하는 '슈퍼 슬로모' 기능으로 관객들을 환호하게 만들었다. 이어진 ▲가상현실(AR)이모지 시연에서는 사람의 얼굴을 촬영한 후 즉석에서 3D 'AR이모지'를 만들어 채팅하는 모습으로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 냈다.

가변 조리개 기능...눈부시거나 어두운 환경에서도 선명하게

이날 행사에서 객석을 놀라게 한 것은 주변 환경의 밝기에 따라 카메라 조리개가 변화하는 이른바 '가변 조리개' 기능이었다. 이는 사람의 눈동자가 빛에 반응해 저절로 빛의 양을 조절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촬영환경에 따라 조리개값이 f/1.5와 f2.4 사이에서 변화한다. 갤럭시S9시리즈 카메라가 상황에 따라 조리개를 조여주거나 풀어주면서 빛의 양을 조절해 준다는 의미다.

갤럭시S9시리즈는 이같은 가변조리개 기능에 힘입어 주변 환경이 지나치게 밝아 빛을 반사하는 곳, 또는 주변이 너무 어두워서 거의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선명한 사진을 찍게 해 준다.

예를 들어 한여름에 사진 촬영시 너무 밝으면 피사체가 흰빛을 띤 모습으로 찍힌다. 이때 갤럭시S9은 조리개를 조여준다. 또 빛이 거의 없는 어두운 곳에서는 자동으로 조리개를 열어줌으로써 더 선명한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해 준다.

조리개값 f/1.5인 조리개는 슈퍼 슬로모 동영상촬영은 물론 저조도 환경에서 촬영하는 경우에도 유용하다. 삼성 갤럭시S9 티저 광고에서 어두운 곳에 있는 사슴의 모습이 선명히 찍힌 사진이 대표적 사례다.

갤럭시S9에 들어있는 가변 조리개는 밝은 곳에서는 덜 밝게, 어둠속에서는 더욱 밝게 사진을 촬영할 수 있도록 해 준다.(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의 갤럭시S9카메라는 가변조리개 기능 덕분에 전작 갤럭시S8보다 28%나 더 많은 빛을 받아들이고 렌즈노이즈도 30%나 줄일 수 있게 됐다. 주변을 흐리게 함으로써 촬영될 피사체를 더욱더 선명하게 만들어주는 초상화모드 촬영 기능, 이른바 보케기능도 강화됐다.

가변 조리개 기능은 고속 동영상 촬영시 매우 중요하다. 카메라 셔터가 빠른 속도로 작동하면서 빛이 부족해져 원래 빛깔을 살리기 힘든 상태에서도 선명한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해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갤럭시S9이 가변조리개를 사용한 최초의 스마트폰은 아니다. 노키아가 지난 2009년 N86모델을 통해 3단게 가변조리개(f/2.4, f/3.2, f/4.8)를 소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스마트폰이 점점 얇아지면서 더많은 공간을 요구하자 스마트폰 업체들이 기술적 어려움에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기술 발전과 함께 작게 만든 부품들을 가지고 삼성 갤럭시S9을 통해 가변조리개의 귀환을 실현했다.

슈퍼 슬로모 동영상 녹화기능

갤럭시S9시리즈의 또다른 주목할 기능으로 슈퍼 슬로모(super slomo) 동영상 녹화기능을 빼놓을 수 없다.

많은 스마트폰들이 표준 밝기 상태에서는 초당 120프레임(120FPS)~240FPS의 고속촬영을 통해 슬로모션 사진을 촬영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하지만 960FPS까지 촬영하기는 쉽지 않다.

이날 행사장에서 보여주었듯 갤럭시S9은 눈깜짝할 새 벌어진 일들을 촬영한 후 이를 슬로모션으로 재현해 냈다. 컵에 물을 붓는 모습이나 다른 사람에게 물을 붓는 모습, 그리고 북 위에서 튀는 물체의 가루 등이 느린 화면(슬로 모션)으로 생생하게 재현됐다. 초당 960프레임을 찍어낸 초고속촬영 기능 덕분이다. 이 촬영 기술은 0.2초 동안에 발생하는 일들을 6초로 늘려 담아낸다.

컵에 쏟은 물을 슬로모션으로 재현하는 광경. 오른쪽 위에 있는 순식간에 부어진 물이 느리게 재현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갤럭시S9시리즈의 슬로모 기능은 북 위에 있는 물체의 가루가 튀는 모습까지도 느린 속도로 재현해 낸다.(사진=삼성전자)

그 결과가 향상된 저조도 사진 촬영기술과 더 선명해진 낮시간의 사진촬영 기능이다.

삼성은 이날 행사에서 “슈퍼 슬로우 모션 기능을 위해 이미지를 보다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슈퍼 스피드 듀얼 픽셀 이미지센서’를 탑재했다”며 여기에 “D램 메모리, 고속출력회로, 이미지 센서가 사용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미디어 발표회에 등장한 슬로모션 동영상 촬영 기능은 소니의 '엑스페리아XZ 프리미엄'에서도 발견된다.

AR기술 적용한 이모지...셀피 촬영해 즉석에서 이모티콘 채팅

이날 삼성전자는 갤럭시S9은 한번의 셀피 촬영으로 스마트폰 사용자와 꼭 닮은 3D 증강현실(AR)이모지를 만들어 사용하는 모습도 과시했다.

갤럭시S9으로 셀피 촬영을 하면 얼굴특징을 분석해 자신과 유사한 이모지를 생성해 준다. 이를 이용해 18개의 다양한 감정 표현이 가능한 이모지 스티커가 만들어진다.

이날 무대에서 AR이모지 기능을 소개하던 조너선 왕은 즉석에서 이모지를 생성, 객석 앞좌석에 앉아있던 저스틴 데니슨 삼성 마케팅부사장과 얼굴표정을 바꿔가며 채팅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삼성 갤럭시S9의 3D이모지 기술은 어느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상대와도 채팅할 수 있게 해 준다.

조너선왕이 AR이모지를 만들기 위해 자신의 얼굴을 촬영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조너선 왕이 촬영한 자신의 셀피를 가지고 AR이모지를 만든 모습.(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이날 디즈니와 제휴, 미키마우스 같은 디즈니사의 유명 캐릭터로 3D AR 이모지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갤럭시S9시리즈는 얼굴인식과 홍채인식을 결합한 인증으로 보안성을 한층 강화시켰다.

삼성 갤럭시S9시리즈는 얼굴인식과 홍채인식을 결합한 생체인식 시스템을 적용해 보안성을 한층더 높였다.(사진=삼성전자)

AI와 비전의 결합...빅스비 비전

이날 갤럭시S9시리즈에 탑재된 한층 향상된 빅스비 비전도 소개됐다.

갤럭시S9의 빅스비 비전은 카메라로 단순히 피사체를 촬영해 주는 것 이상의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음을 보여 주었다.

이날 무대 영상에서는 빅스비 비전이 식탁의 빵을 촬영한 후 이를 이를 인식해 다양한 언어로 제시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갤럭시S9으로 빵을 촬영하면 이처럼 대상을 인식해 보여준다.(사진=삼성전자)

갤럭시S9시리즈에 탑재된 빅스비 비전은 텍스트(번역 및 환율), 쇼핑, 음식, 메이크업, 와인, 장소 등 사용자가 원하는 모드를 선택한 후, 피사체에 카메라를 갖다 대면 실시간으로 사용자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이같은 AI기능은 실생활의 다양한 분야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예를 들어 해외 여행 중 ‘텍스트’ 모드를 선택하고 메뉴판이나 길 안내 표지판을 비추기만 하면 ‘빅스비 비전’이 자동으로 언어를 인식해 설정된 언어로 된 번역 결과를 보여주는 식이다.

갤럭시S9플러스는 12메가픽셀(1200만화소) 광각카메라와 12메가픽셀 망원카메라를 촬영한 후 이를 합성해 입체감있는 사진촬영을 할 수 있게 해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발표된 갤럭시노트8에 처음으로 듀얼카메라를 채택했다.

갤럭시S9플러스에는 듀얼 카메라가 장착됐다.(사진=삼성전자)

갤럭시S9시리즈에는 AI 딥러닝 기능과 멀티미디어 성능을 강화한 최신 10나노 옥타코어 프로세서가 탑재됐다. 최대 400GB의 외장 메모리가 지원되며 IP68 등급 방진,방수(1.5미터 깊이에서 30분간 견짐),기가(Gigabit)급 속도의 LTE·와이파이(Wi-Fi), 고속 유무선 충전기능 등을 지원한다.

고동진 사장은 이날 행사에서 "갤럭시S9시리즈는 3월 16일부터 미국, 중국, 유럽 등 전 세계 유통점에서 순차적으로 판매된다"고 밝혔다. 갤럭시S9시리즈는 미드나잇 블랙, 타이타늄 그레이, 코랄 블루, 라일락 퍼플 등 총 4가지 컬러로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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