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퀄컴의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브로드컴이 퀄컴의 인수 제안가를 하향했다. 퀄컴이 네덜란드 자동차 반도체 전문기업 NXP의 인수가를 높였기 때문이다. 브로드컴은 퀄컴이 NXP를 인수하지 않을 경우 원래 제안했던 수준으로 가격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브로드컴이 퀄컴 인수 가액을 주당 82달러(한화 약 8만8400원)에서 79달러(한화 약 8만5000원)로 4% 낮춰서 제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및 파이낸셜타임스는 2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브로드컴은 퀄컴 인수에 대한 의지가 여전하지만 전날인 20일(현지시각) 퀄컴이 NXP 인수 가격을 전격 인상하기로 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퀄컴은 “우리 이사회는 성장 전략을 통해서든 회사를 팔아서든 퀄컴 주주들에게 최대의 가치를 창출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라며 “브로드컴이 낮춰 제안한 주당 79달러의 인수 가격은 퀄컴 가치를 심각히 저평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퀄컴은 NXP 인수 제안 가격을 예전의 주당 110달러(한화 약 11만 8000원)에서 127.50달러(한화 약 13만7500원)로 16% 인상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브로드컴의 적대적 인수합병(M&A)을 막기 위한 방어라고 평가했다. 브로드컴의 경우 퀄컴이 NXP 인수가격을 주당 110달러 이상으로 높일 경우 매입의사를 철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WSJ은 맥앤드류&포브스홀딩스의 사례를 언급하며 “인수희망자가 가격제안을 낮추는 것은 이례적인 일은 맞지만 전례가 없지는 않다”고 전했다.

퀄컴에 두 번이나 인수를 제안 했지만 거부당했던 브로드컴은 현금을 확보해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추진하고 있는 상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그룹과 씨티, 도이체방크, JP모건체이스, 모건스탠리 등 월가 은행들이 브로드컴의 퀄컴 인수를 지원하기 위해 최대 1000억 달러(108조4000억 원)를 신용 대출해주기로 합의했다.

한편, 브로드컴과 퀄컴의 합병이 이뤄질 경우 매출액 기준으로 인텔과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큰 반도체 회사가 탄생하게 된다.

퀄컴 사옥 (사진=GSM아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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