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김태림 기자] 최근 가상화폐 거래소 해킹 이슈로 투자자들이 가상화폐 시장에서 대거 이탈한 바 있다. 또한 불법거래, 자금세탁, 마약 등의 범죄에도 이용될 수 있어 각국 정부도 가상화폐 거래소 옥죄기에 나섰다. 결국 가상화폐 거래소에 대한 신뢰도 하락은 가상화폐 시장 침체를 초래했다. 그런데 가상화폐 입출금 경로를 확인할 수 있는 포렌식 솔루션이 등장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가상화폐를 이용한 범죄율을 낮추고, 거래소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지 기대되는 부분이다.

지난 21일 서울 금천구 가산동 인섹시큐리티 사무실에서 비트코인 포렌식 솔루션인 '체인널리시스 리액터'에 대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국내 시장 본격 진출을 선언한 체인널리시스의 솔루션은 국내에서는 인섹시큐리티가 총판과 교육을 담당하게 된다.

이날 조너단 레빈 체인널리시스 공동창업자이자 CRO(최고리스크관리임원)는 "리액터를 도입하면 가상화폐 거래소 역할이 감독기관으로 바뀔 것"이라고 강조했다.

체인널리시스는 미국, 덴마크에 사무소를 둔 비트코인 자금세탁 방지 소프트웨어(SW) 기업이다. 가상화폐 거래소, 전 세계 금융 기관, 범죄 수사기관 등에 솔루션을 공급한다. 체인널리시스는 전 세계 주요 가상화폐 거래소 50개사를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으며, 한국의 주요 가상화폐 거래소에도 이미 솔루션을 공급해서 적용 중이다.

레빈 CRO는 “체인널리시스는 일본의 '마운트곡스 해킹' 사태에 대한 분석의뢰가 들어오면서 솔루션을 개발했고 더 나아가 회사를 설립하게 됐다”며 “리액터를 통해 마운트곡스에서 도난당한 비트코인 거래내역을 전부 추적해서 찾아냈으며, 이를 토대로 범인을 잡아 현재 미국에서 조사중이다”라고 밝혔다.

앞서 마운트곡스는 일본 가상화폐 거래소로, 2014년 4억5000만달러(한화 약 4839억7500만원) 규모의 해킹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마운트곡스 경영진은 해킹으로 비트코인을 도난당했다고 밝혔지만 경찰당국 조사결과 횡령으로 밝혀졌다. 현재 마운트곡스 비트코인 담당자는 미국에 소환됐다.

체인널리시스 리액터는 가상화폐 지갑 주소를 기반으로 입출금 거래내역을 분석한다. 블록체인 웹에서 누구나 가상화폐 거래내역을 확인할 수 있지만, 최종 거래자를 파악하기 어렵다. 하지만 리액터 프로그램에 가상화폐 지갑 주소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해당 지갑의 모든 거래 로그를 분석해, 거래소에서 환전하는 최종 거래자가 누구인지 찾을 수 있다.

그렇다면 포렌식 솔루션은 블록체인이 보장하는 익명성을 해치는 것일까. 미국에서는 가상화폐 거래실명제를 실시하고 있지만 정확한 거래내역은 파악하기 힘들다. 레빈 CRO는 “실명제만으로 거래자의 행위까지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포렌식 솔루션을 이용하면 자동으로 거래자가 비트코인으로 어떤 작업을 하는지 확인해 범죄를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시간으로 트랜잭션(거래)을 모니터링 해 거래자가 범죄를 저지르는지 아닌지를 판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레빈 CRO는 익명성을 침범한다는 관점보다 범죄를 예방하고, 거래소의 투명성을 높이는 데 일조하는 기술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리액터는 워너크라이, 페이다 랜섬웨어 등 랜섬웨어에 포함된 가상화폐 지갑 주소를 분석해, 랜섬웨어 악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체인널리시스는 유럽경찰조직 유로폴 등 국제법 집행 기관과 제휴했다.  아울러 리액터를 통한 추정 자료는 덴마크 법정에서 증명 자료로 쓰이고 있다.

21일 서울 금천구 가산동 인섹시큐리티 사무실에서 조너단 레빈 체인널리시스 CRO는 디지털 포렌식 솔루션인 ‘리액터’에 대해 설명했다.

리액터는 대화형 조사 도구로 조사 결과에 주석을 달고 메모도 남길 수 있다. 조직 내에서 데이터를 공유해 동시 조사도 가능하다. 이외 트랜잭션 통계 표시, 트랜잭션 상세 분석(시각화) 등의 기능이 있다.

레빈 CRO는 “현재 비트코인과 비트코인캐시만 분석 가능하다”며 “분석 가능한 가상화폐 개수를 9월까지 13개로 늘리고, 올해 말까지 30개 이상 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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