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가 퀄컴에게 브로드컴의 인수·합병(M&A)제안에 대해 협상을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브로드컴은 2주 전, 퀄컴에게 2차 인수 제안을 하면서 1차 제안 때보다 금액을 올렸지만 퀄컴 이사회는 이를 거절한 적 있다.

2차 제안때 브로드컴은 퀄컴에 인수 가격을 1210억 달러(한화 약 132조원)로 제시했다. 작년 11월, 브로드컴이 퀄컴에 처음으로 제안했던 인수 가격은 1050억 달러(한화 약 115조원)이다. ISS가 퀄컴에게 브로드컴과의 인수합병 협상에 대해 나서라고 권고함에 따라 정보기술(IT) 업계 사상 최대규모의 M&A 협상이 이뤄지게 될 지 주목된다.

ISS는 지난 16일(현지시각) 보고서를 통해 다음달 6일 열릴 예정인 퀄컴 주주총회에서 브로드컴이 제안한 퀄컴의 이사 후보 6명 중 4명에게 투표하라는 제안을 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1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퀄컴 이사회는 이사 11명으로 구성돼 있다. 브로드컴이 제안한 이사 후보 6명 중 4명에게만 투표할 경우에도 이사 과반을 차지하지는 못한다. 만약 브로드컴 이사 후보 6명 모두에게 표결하면 퀄컴 이사회가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ISS는 4명에게만 투표하라고 권고한 것이다.

ISS는 보고서를 통해 4명에게만 투표할 경우 퀄컴 이사회 내 과반을 차지하지는 못하지만 합리적인 합의에 이를 수 있다고 이를 권장했다. ISS는 브로드컴의 주당 82달러 인수 제안이 퀄컴의 미래 가치보다 높지 않을 수 있지만 협상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브로드컴은 퀄컴에게 2차 인수 제안을 하면서 1차 제안 때보다 금액을 올렸지만 퀄컴 이사회는 결국 이를 거절했다.

이때, 콥스 퀄컴 회장은 혹 탄 브로드컴 최고경영자(CEO)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퀄컴 이사회는 브로드컴이 제안한 안이 퀄컴을 과소평가한 것으로 본다”며 “만장일치로 거부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어 “퀄컴 이사회는 브로드컴과의 논의를 통해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한 모든 옵션을 찾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브로드컴의 제안은 퀄컴의 기업 전망을 고려했을 때 낮은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퀄컴 측은 브로드컴에 면담을 제안했다. 이에 따라 퀄컴은 브로드컴에 대한 인수 합병의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는 않았다.

퀄컴에 두 번이나 인수를 제안 했지만 거부당했던 브로드컴은 이후, 현금을 확보하고 나섰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그룹과 씨티, 도이체방크, JP모건체이스, 모건스탠리 등 월가 은행들은 브로드컴의 퀄컴 인수를 지원하기 위해 최대 1000억 달러(108조4000억 원)를 신용 대출해주기로 합의했다.

한편, ISS는 퀄컴이 네덜란드 자동차 반도체 전문기업 NXP 인수를 마무리할 경우 더 유리한 위치에 설 것으로 예상했다.

NXP를 380억 달러(한화 약 40조 6000억원)에 인수할 계획인 퀄컴은 9개 승인 대상 중에서 중국을 제외한 8개 대상에서 승인을 받은 상태다.

사진=퀄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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