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미국)=디지털투데이 홍하나 기자] “Are you UBER?(우버가 맞나요?)”

# 미국의 서쪽에 위치한 로스앤젤레스(LA)의 그리피스 천문대. 오후 9시가 되자 입구에는 우버를 기다리기 위해 사람들이 줄지어 서있다. 또 호출한 승객을 기다리는 우버 차량들도 가득하다. 한국인 관광객 A씨는 그리스피 천문대에서 호텔을 가기위해 스마트폰으로 우버를 호출했다. 드라이버와 매칭이 되고 몇 분이 지나자 한 차량이 다가왔다. “Are you UBER driver? (우버 운전자입니까?)"라고 확인한 후 탑승해 목적지까지 무사히 갔다. 

전 세계적으로 교통문제가 가장 심한 로스앤젤레스는 택시보다 우버, 리프트 등 차량호출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상용화되어 있다. 지난해 미국의 일간지 USA 투데이에 따르면 세계에서 교통 체증이 심한 도시 1위로 로스앤젤레스가 꼽혔다.  

우버 이용 화면 (사진=캡쳐)

로스앤젤레스에서 우버, 리프트 서비스는 관광지에서 더욱 돋보인다. 영화 라라랜드 촬영지로 유명한 LA의 그리피스 천문대에는 이곳까지 오는 순환버스를 제외하고는 이용할 수 있는 교통 수단이 없다. 관광객들에게는 순환버스가 교통이 불편한 LA에서 호텔까지 데려다주는 길잡이가 되어주진 않는다. 

때문에 관광객들은 구경을 마치는 시간대인 오후 8시에서 9시가 되면 우버, 리프트를 호출한다. 우버, 리프트는 앱에 들어가 목적지를 입력한 뒤 호출, 결제까지 모두 앱 안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드라이버(운전자)와 별 다른 의사소통이 필요 없다. 게다가 택시보다 30~40% 가량 저렴하다. 

또 지도 상에서 운전자의 위치를 알 수 있으며 도착지까지 가는 여정을 모두 실시간으로 지도에서 확인할 수 있다. 호출 직전 드라이버의 정보와 대략적인 가격정보까지 알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 2009년 설립된 우버는 78개국 600개 이상의 도시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다. 지난 2016년 기준 우버의 누적 예약은 200억달러 수준으로 전년대비 두배 이상 증가했다. 더불어 전세계적으로 매일 약 1500만 번의 운행이 이뤄지고 있다. 현재 우버의 시가총액은 720억 달러(약 78조 5520억원)를 넘어섰다.

우버, 풀러스 비교 (자료취합=디지털투데이)

한국의 우버는? “풀러스? 럭시?...없다!”

# 금요일 오전 2시 강남. 역 근처에서 회식을 한 B씨는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택시를 잡았다. 택시 기사들에게 목적지가 ‘영등포구’라고 밝히자 거절당한 B씨는 또 다른 택시를 잡았으나 승차거부를 당했다. 결국 B씨는 한 시간 뒤 ‘더블’을 외친 뒤에야 겨우 택시를 타고 집에 갈 수 있었다. 

우리나라는 우버, 풀러스, 럭시 등의 서비스보다 택시가 상용화되어 있다. 하지만 버스, 전철 외에는 택시의 대체제가 없어 택시들의 '승객 골라 태우기'는 연일 문제가 되고 있다. 이때문에 몇 년 전부터 택시의 대체 교통 수단을 마련하기 위해 콜버스, 우버, 풀러스, 럭시가 출시됐으나 기존의 택시업계와 정부의 규제로 인해 현재 서비스를 접었거나 고전하고 있다. 

특히 국내 카풀 서비스 풀러스와 럭시는 지난해 말까지 주목을 받다가 유권해석 문제로 인해 현재 서비스 운영이 원활하지 못한 상황이다. 두 기업은 지난해 11월 유연근무제를 고려해 출퇴근 시간 선택제 개념을 24시간으로 확장한 동시에 서울시와 국토부, 택시업계의 반발에 부딪혀 현재까지 정부의 유권해석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논란은 정부가 유권해석을 미루면서 기존의 서비스까지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지 못하는 상황이다. 위법 논란이 일자 서비스의 주체인 드라이버들의 활동성이 위축된 것이다. 두 기업이 지난해 11월 시간선택제를 내놓으면서 사실상 24시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나 드라이버가 활동하지 않아 탑승객과 드라이버의 매칭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를두고 업계에서는 현재 두 서비스의 이용률이 기존 대비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우버도 우리나라에서만 맥을 못 추고 있다. 우버는 지난 2013년 국내에 우버X 서비스를 도입했으나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을 위반했다는 서울시의 제재로 인해 2년 만에 국내서 철수했다. 이후 우버 블랙, 우버 이츠 등의 서비스를 국내 속속 출시했으나 고전하고 있다. 

우버 (사진=테크크런치)

소비자 후생 위해 한국형 우버 나와야 할 필요 있어 

택시 업계는 현재 카풀의 서비스 확장을 필사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특히 택시보다 저렴한 비용의 카풀앱으로 인해 생계의 위협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택시업계의 어려운 사정에도 불구하고 진화하는 IT기술과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은 막기가 힘들다. 

게다가 승객 골라 태우기 등의 문제 해결이라는 숙제도 남아있다. 따라서 택시업계가 기존 업계와의 상생 방안 마련과 자체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한 인터넷 서비스 업체 관계자는 “아직 택시 이용률에 비해 카풀 서비스의 이용률은 턱없이 낮다. 카풀 서비스를 활성화해도 택시 업계에 당장에 큰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 사이 택시업계는 체질개선과 함께 서비스 경쟁력을 갖추고 상생의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이상적인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4차산업혁명시대에서 핵심 서비스로 꼽히는 라이드셰어링(카풀) 서비스 유니콘 기업이 국내에 없다면 향후 규제 개선이 됐을 때 글로벌 기업이 시장을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미국에서는 우버, 중국에서는 디디추싱, 동남아시아에서는 그랩이 무섭게 크고 있다. 하루빨리 한국형 우버 서비스를 육성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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