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러스(미국)=디지털투데이 홍하나 기자] “나이가 드는 것과 장애를 걱정하지 않는 날이 오길 바란다. 더불어 엔젤렉스 로봇이 안경처럼 일상적인 제품이 됐으면 한다”
6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리스에서 개최된 솔리드웍스 월드 2018에서 공경철 서강대 기계공학과교수 겸 SG로보틱스 대표는 웨어러블 로봇 엔젤렉스와 워크온 수트를 선보였다.
약 15년간 웨어러블 로봇을 연구해 온 공 교수는 지난해 2월 SG로보틱스를 설립, LG전자에 30억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현재 세브란스 병원과 기타 국내 병원들과 제휴를 맺었다. 하반신 마비 혹은 근육 약화로 걷기 힘든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엔젤렉스, 워크온 수트가 세상밖으로 나오게 됐다.
엔젤렉스는 근육이 약화된 노인들, 워크온 수트는 완전 마비 장애인들이 타겟층이다. 엔젤렉스는 자동모션 인식 기능 기술로 별도의 조작없이 움직일 수 있으며, 워크온은 버튼 조작으로 움직일 수 있다.
엔젤렉스 상용화에 대해 공 교수는 “걷기 힘든 노인들이 수월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훈련을 해야 한다. 실제로 연습을 해본 분들의 평이 좋았으나 제품화로 가려면 과정이 짧고 간단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간단하지 않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성능이 좋은 연구용 시제품을 만들었다. 하지만 제품은 성능보다 안전성이 중요하다. 넘어져도 망가지지 않고 안전한 것이 제품으로서 더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공교수는 새롭게 디자인 된 워크온 수트(WalkON Suit)도 공개했다. 약 1년 1개월만의 연구 끝에 탄생한 워크온 수트는 2016 사이배슬론에 참가하여 유명해진 SG로보틱스의 대표적 로봇이다. LG전자의 스마트웨어러블 기술이 접목, 증강현실(AR) 안경을 착용하고 화면을 통해 로봇을 조작할 수 있다.
공 교수는 “하반신 완전 마비 상태인 경우 웨어러블 로봇을 착용하고 있어도 하반신 느낌이 없기 때문에 땅이 미끄럽진 않는지 발의 방향은 맞는지 등 본능적으로 땅을 보게 된다”면서 “따라서 착용자가 디스플레이를 계속 볼 수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증강현실 안경이 시야를 확보해준다”고 설명했다.
SG로보틱스는 엔젤릭스의 설계, 검증, 통신, 데이터 관리, 3D프린팅 등 개발 및 제작 전 단계에서 다쏘시스템 솔리드웍스 프로그램을 사용했다. 공 교수는 “솔리드웍스 프로그램 자체가 워낙 직관적인 인터페이스여서 전문가가 아닌 사람들도 빠른 시간 내 적응해 사용할 수 있다”면서 “회사 직원들에게도 한두시간 알려줬더니 사용할 정도”라고 말했다.
공 교수는 “모든 학생들과 회사 직원들이 밤낮으로 과로를 하고 있다. 하지만 장애인이나 노인분들이 직접 회사에 와서 함께 무언가 하면 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보람찬 중압감이 크다”면서 “돈을 벌기 위해 무조건 회사에 목매는 것이 아니라 보람에 취해있다”고 고백했다.
공경철 교수의 진심어린 마음이 닿은 것인지 발표를 듣고 찾아온 사람들도 꽤 있다고 한다. 공 교수는 “말을 하지 않아도 전달되는 메시지가 있어서 그런지 행사의 세션이 끝나고 나이드신 아버님이 찾아오셨다. 자식이 하반신 마비로 태어났다며 울음을 터뜨리셨다. 이밖에도 다양한 사연을 가지신 분들이 찾아와 사연 보따리를 풀어놓으신다”고 전했다.
공 교수는 “웨어러블 로봇은 재활 전용 외에도 향후 게임, 헬스케어 등 활용 분야가 무궁무진하다. 결국 범용성 가진 하드웨어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다만 개인적인 목표로 재활 전용 로봇으로서의 완성을 이뤄내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