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정명섭 기자] 정부가 미래 산업으로 손꼽히는 바이오 분야의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국가 연구데이터를 신약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신약개발에 소요되는 시간, 비용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기 위한 ‘인공지능(AI)+빅데이터 활용 차세대 신약개발 플랫폼 구축’을 추진한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글로벌 바이오 강국 실현을 위한 ‘바이오경제 혁신 전략 2025’ 및 연구데이터의 체계적 공유, 활용을 위한 ‘연구데이터 공유, 활용’ 전략의 선도 프로젝트다.

글로벌 의약품 시장은 연 1200조원 규모의 거대 시장이다. 향후 연 4~7% 내외의 성장이 기대되는 유망 시장으로도 손꼽힌다.

이는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산업인 반도체, 자동차, 조선 시장 합계(약 1100조원)를 넘는 규모다. 2021년에는 최대 1조5000억 달러(한화 약 1800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하나의 글로벌 신약 창출을 위해 10년에서 15년의 오랜 시간과 1조원 이상의 막대한 비용을 투자해야 하며, 성공확률도 매우 낮다는 것이 그간 글로벌 진출에 높은 진입장벽으로 작용했다.

이로 인해 국내 제약사는 글로벌 기업에 비해 영세한 편이고, 이는 낮은 연구개발 투자로 이어져 고부가가치 신약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는 연구개발(R&D)을 통해 축적된 연구데이터 및 병원 진료정보 등의 우수한 의료데이터를 다량 보유하고 있어, 이에 AI를 적용하면 신약개발의 시간과 비용을 단축해 국내 신약개발 역량이 한 단계 도약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신약개발은 ‘후보물질 발굴 → 전임상시험 → 임상시험 → 시판’의 크게 네 단계로 구분된다.

후보물질 발굴 및 전임상시험 단계에서는 실험결과, 논문자료 등의 연구데이터가 주로 활용되며, 연구데이터를 학습한 AI는 최적의 후보물질을 제시해 후보물질 탐색 비용을 줄이고, 실험결과를 효과적으로 예측하여 전임상시험 단계에서의 시행착오를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후보물질 발굴 시 50여만건 국가연구개발사업 데이터 활용

과기정통부는 별도의 법령 제·개정 없이 가이드라인 마련 만으로 공유·활용이 가능한 연구데이터를 활용해 단기에 성과 창출이 기대되는 후보물질 발굴 단계의 프로젝트를 우선 추진하기로 했다.

후보물질 발굴에 사용되는 연구데이터는 그간 국가연구개발사업을 통해 약 50여만 건이 축적돼 있다.

이를 활용해 평균 5년이 소요되는 후보물질 개발 기간을 최대 1년까지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과기정통부는 내다보고 있다.

앞으로 올해 2월 사업공고를 거쳐 올해 상반기 내 화학(연)을 중심으로 AI 전문기업·연구소, 신약개발 연구자가 참여하는 사업 컨소시엄을 구성, 플랫폼 개발에 착수한다.

개발된 플랫폼은 AI 학습 및 연구자를 통한 검증 작업을 거쳐 연구자·기업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내년 중 공개할 계획이다.

이 플랫폼은 결국 제약사 및 병원 등이 활용해야 하는 만큼, 현장 수요자 중심의 전문 컨설팅 그룹을 구성해 개발 과정에서 사용자의 목소리를 상시 반영할 계획이다.

신약개발 단계별 활용 방안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올해 상반기에 국가 AI 활용 신약개발 전략 발표

과기정통부는 향후 후보물질 발굴 단계 뿐 아니라 신약개발의 모든 단계에서 인공지능·빅데이터를 활용한 국가적 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며, 우선 선도 프로젝트를 통해 성공모델을 창출해 민간·범부처로 확산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관계부처와 공동으로 ‘국가 AI 활용 신약개발 전략’을 올해 상반기 내 마련해 4차산업혁명위원회 산하 ‘헬스케어 특별위원회’에서 발표할 계획이다.

정병선 과기정통부 연구개발정책실장은 “제약산업 후발주자인 우리나라가 글로벌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인프라인 인공지능·빅데이터 활용이 필수적으로, 관계부처와 협업해 국가적 신약개발 역량 제고를 위해 전폭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데이터 활용한 바이오 선도 프로젝트 추진 방안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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