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정명섭 기자] 유료방송시장에 인수합병(M&A) 바람이 불면서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가운데 케이블TV사들의 동향에도 관심이 몰린다. 업계 일각에서는 SK텔레콤과 CJ헬로 인수 무산 이후 케이블TV업계는 자구책 마련에 나섰으나, M&A 외에 별다른 해답은 찾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유료방송업계는 LG유플러스발 유료방송시장 인수합병(M&A)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발단은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부터다. CJ헬로 측은 조회공시로 지분 매각이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으나 업계는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라는 시선으로 CJ헬로를 주시하고 있다.

CJ헬로는 2016년 SK텔레콤과의 M&A 무산 이후 독자생존을 위한 노선을 걸어왔다. 실제로 2016년 12월 경남지역 케이블업체 하나방송 인수를 선언하고, 지난해 2월 SK텔레콤의 이동통신 서비스와 자사의 초고속인터넷 상품을 묶은 동등결합 상품을 출시했다. TV 스틱에 이어 뷰잉이라는 OTT 서비스와 무제한 반값 요금제 출시 등 알뜰폰 부문에서도 공격적인 영업에 나선 것도 모두 위기 극복의 일환이었다.

그러나 내부안정화를 다지고 있는 와중에 다시 M&A설에 휘말렸다. 특히 업계 1위 CJ헬로가 최종 출구 전략으로 M&A 카드를 꺼내들었을 것이란 추측에 업계의 충격도 적지 않다. 케이블TV업계의 미래가 그만큼 어둡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료방송업계 관계자는 “CJ헬로가 비록 지분 매각 사실을 공식 부인했으나 업계 안팎으로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는 아니다”라며 “설령 M&A설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이미 한 차례 여파를 겪은 CJ헬로가 내부 결속력 차원에서도 언급하는 것이 조심스러웠을 것”이라고 전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현 상황에서 케이블TV업계가 위기를 타개할 대안은 M&A 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이미 유료방송 시장점유율은 IPTV에게 추격을 허용하고 있다.

유료방송 시장점유율 변동 추이.

케이블TV 가입자 줄고, IPTV 가입자 늘고 있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해 말 발표한 ‘2017년 상반기 유료방송 가입자 수 및 시장점유율’에 따르면 케이블TV 가입자는 1392만7203명으로 시장점유율은 45.76%였다. 이는 2016년 하반기 대비 가입자는 7만2382명이 줄었고, 점유율 1.04%포인트가 하락한 수치다.

반면 IPTV는 2016년 하반기 대비 가입자 수가 늘어 1331만3864명을 기록, 시장점유율 43.71%를 차지했다. 점유율은 또한 같은 기간 1.19%포인트 늘었다. 이로써 케이블TV와 IPTV의 점유율 격차는 2%포인트로 좁혀졌다.

SK텔레콤-CJ헬로 인수 무산 이후인 2016년 10월, 케이블TV업계는 가입자 감소, 매출 하락, 투자 정체 등을 극복하기 위해 ‘원케이블’ 전략에 나섰다. 당시 올해 2월 평창동계올림픽을 기점으로 디지털 전환을 완료한다는 목표는 올해 상반기로 연기됐다. ▲스마트홈 ▲사물인터넷 ▲올 IP 시스템 등 당시에 내세웠던 신규 솔루션 도입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오히려 홈IoT 부문은 이동통신사에게 주도권이 넘어갔다.

SK텔레콤과의 동등결합 상품 출시는 이동통신 서비스와 케이블TV의 초고속인터넷 결합에 그치고, KT와 LG유플러스가 아직 동참에 소극적이어서 가입자 이탈을 막는 대안이 되진 못했다.

여기에 IPTV 서비스에 이동통신사가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 적용이 확대되면서 기술적 격차도 점차 벌어지고 있다.

한 케이블TV사에서 임원까지 지낸 한 관계자는 “케이블TV업계가 원케이블을 외쳤으나 뚜렷한 협업 성과는 없는 상황”이라며 “현재 상황으로서 M&A를 통한 구조조정 밖에 대안이 없는 답답한 상황이다. 가입자, 매출 하락으로 인수가가 더 떨어지기 전에 M&A를 추진하고 싶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유료방송업계는 LG유플러스발 유료방송시장 인수합병(M&A)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발단은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부터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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