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홍하나 기자] 한국공인중개사협회가 오는 31일 네이버, 직방, 다방 등 대형 부동산 플랫폼에 매물을 제공하지 않는 '매물 셧다운 캠페인'을 진행한다. 이와 함께 오는 27일 한방 TV 광고를 시작, 자체 제작한 부동산 앱 '한방'의 힘실어주기에 나선다.

특히 이번 한방 TV 광고는 지난해와 달리 젊은층을 겨냥해 제작한 것이서 기존의 대형 부동산 플랫폼 이용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몰리고 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자체 제작한 부동산 앱 ‘한방’의 TV 광고를 오는 27일부터 대대적으로 실시한다. 약 25억원의 예산을 들여 제작한 한방의 TV 광고는 20~30대를 겨냥해 만들어졌다. 

한방은 협회에서 네이버, 직방, 다방 등 기존 부동산 플랫폼에 대응해 2016년 12월 출시한 부동산 앱이다. 협회에 가입한 공인중개사들은 한방에 매물을 무료로 올릴수 있다.

한방 TV CF 장면 (사진=캡쳐)

협회가 TV 광고를 집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협회는 약 19억을 들여 TV 광고를 집행했다. 연예인 이시영을 광고모델로 발탁,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공익광고의 분위기를 연출, 타겟층도 40대 이상으로 맞췄다. 하지만 이후 약 19억이라는 거액의 광고집행비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했다는 업계의 비난을 받았다.

협회는 이번 TV 광고를 직방, 다방의 타겟층과 같이 20~30대를 겨냥해 만들었다. 세 편의 시리즈로 구성된 한방의 TV 광고를 종편, 케이블TV, 모바일 등 다양한 채널에서 접할 수 있도록 했다. 광고의 내용은 한방 앱의 사용자경험(UX), 사용자인터페이스(UI) 위주로 소개된다. 협회는 TV 광고를 부동산 성수기인 2, 3, 4월과 8, 9, 10월로 나눠 집행한다. 

협회의 이번 TV 광고 집행은 네이버, 직방, 다방을 겨냥해 제작된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에는 공익광고의 분위기로 네이버 부동산을 겨냥했다면 이번에는 대형 부동산 플랫폼의 타깃층을 모두 공략했다.

직방과 다방은 원룸 중심의 매물을 소개하는 부동산 플랫폼으로 시작했다. 때문에 광고모델도 아이돌 가수나 인기 배우 등 젊은 연예인들을 발탁했다. 네이버 부동산은 직방, 다방보다 높은 연령대를 타겟층으로 삼고 있으나 시장선점 비율이 높아 모든 연령대의 이용자를 고루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한방에서는 이번 TV광고와 리뉴얼을 통해 세 플랫폼의 타겟층을 모두 공략하려는 전략을 취했다.

앱리뉴얼 내용으로 한방 앱의 UX, UI 개선뿐만 아니라 가상현실(VR) 등 신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기능을 탑재했다. 또 일반 이용자들도 공인중개사를 직접 선택해 매물을 내놓을 수 있는 서비스도 새롭게 선보인다. 4월부터는 국토교통부와의 협업으로 전자계약시스템도 연동된다.

왼쪽부터 직방, 다방 TV 광고 (사진=각 사)

기존 부동산 플랫폼에 당분간 매물 제공안해...업계에서는 "우려"

한방에 힘을 실어주는 배경으로 협회는 기존의 네이버, 직방, 다방 등 대형 플랫폼들의 갑질 횡포, 광고비 등을 꼽았다. 대형 플랫폼에 의존하지 않고 독자적인 힘을 기르겠다는취지다. 협회는 오는 31일부터 네이버, 직방, 다방 등 부동산 플랫폼에 매물을 제공하지 않는 ‘매물 셧다운 캠페인’을 진행한다. 셧다운 캠페인은 한시적으로 진행된다.

사실 이번 매물 셧다운 캠페인에 대해 공인중개사 회원들의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회원들은 네이버, 다음, 직방, 다방 등 대형 플랫폼을 대체할 수 있을지, 한방의 독자력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현재 모바일, PC 부문 부동산 플랫폼 시장의 선두주자는 네이버, 직방, 다방 정도로 꼽힌다. 이밖에 호갱노노, 두꺼비세상(피터팬의 좋은방 구하기)이 바짝 추격하고 있다. 협회에서 제작한 한방은 사실상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2017 모바일 및 PC 부동산 플랫폼 월활동자수(MAU) (자료취합=디지털투데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미 네이버, 직방, 다방 등 주요 플랫폼을 통해 수입을 벌어들이고 있는 공인중개사들이 캠페인에 얼마나 참여할지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현재 한방의 시장 영향력이라면 셧다운 캠페인에 참여한 공인중개사들이 이전보다 수입을 벌어들이기 어려워 도중에 이탈할 확률이 크기 때문이다.

협회에서도 초반에는 고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곧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 믿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미 지난해 대대적인 TV 광고과 마케팅에도 불구하고 실패의 쓴맛을 봤기 때문에 끝까지 긴장을 놓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한방의 이번 행보에 대해 “한방은 공인중개사협회가 자체적으로 앱을 만들었기 때문에 허위매물 관리, 문제를 일으키는 공인중개소에 대한 이용자 중심의 대응이 기존 플랫폼보다 부족할 것”이라면서 “또 이미 시장을 선점한 네이버, 직방, 다방과의 큰 차별화 전략을 취하지 않는 한 판뒤집기는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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