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김효정 기자] 2018년 새해, 저마다 희망찬 미래를 계획하는 시기다. 그런데 상당수 국민들의 관심은 가상화폐(혹은 암호화폐)에 쏠려있다. 언론 매체 마다 온통 가상화폐 전망과 시세를 쏟아내고 있다. 독자들의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 매체도 매일 관련 기사를 업데이트 한다.

정보통신(IT) 전문매체 입장에서 가상화폐와 그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은 상당히 매력적인 취재 아이템이다. 향후 무궁무진한 응용분야에서 블록체인 기술이 활용될 것이다. 금융업계는 물론이고, KT와 같은 이통사에서도 내부 주요 전산시스템을 블록체인 기반으로 바꾸기 위해 태스크포스팀을 꾸린 상태다. 블록체인 기술의 큰 축인 가상화폐에 대한 전세계적인 관심은 당연한 것이다. 이에 대한 투자는 과거 구글이나 페이스북에 비유할 수 있다고 본다. 희망적이다.

문제는 투자가 아닌 투기다. 일확천금을 노리는 우리나라의 가상화폐 투기 열풍은 새해 분위기를 씁쓸하게 만든다. 기자 역시 "내가 아는 사람의 지인이 1달여 만에 1억원을 벌었다더라", "200만원을 1천만원으로 불렸다" 등 주변의 경험담을 자주 듣곤 한다. 그리고 20년 가까이 빠듯한 월급쟁이 생활을 해 온 자신의 급여생활에 허탈감을 느끼기도 했다.

딱 거기까지다. 상대적으로 일찍 가상화폐 정보를 접하고 취급해 왔지만 투기를 할 생각은 없다. 가상화폐, 아니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한 가상화폐의 미래가치는 투자를 하기에 충분하다. 만약 기자가 가상화폐에 투자를 한다면 기술력과 시가총액, 해당 코인과 연계한 프로젝트 등의 정보를 수집해서 장기적인 투자를 할 것이다. 가상화폐 역시 성장가치가 있는 'IT 기술주'로 보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이미지 (이미지=더머클)

10일(현지시간) 투자의 귀재로 불리우는 워런 버핏이 가상화폐 시장의 붕괴를 경고했다. 그는 "가상화폐 관점에서 볼 때 '나쁜 결말'로 귀결될 것이라는 점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라며 "우리는 그 어떤 가상화폐에도 투자하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 투자할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워런 버핏 같은 올드스쿨형 투자자의 말을 추종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그는 IT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고, 관련 투자 기회를 놓친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IT를 잘 모르기 때문에 기술주에 투자하지 않는다"라고 자주 말해왔지만, 애플이나 알리바바에 더 투자하지 않은 것을 후회한다고 번복하기도 했다.

물론 버핏이 CEO로 있는 투자회사 버크셔해서웨이는 애플의 4대 주주기도 하다. 다만 버핏은 애플을 성장주로 보지 않고, 스마트폰을 만드는 제조업체인 '가치주'로 생각하고 있다. 심지어 그는 초창기 IT기업에 대한 투자를 반대했고, 애플이나 구글, 페이스북 투자가 너무 위험하다고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그리고 이미 성장한 이후에 관련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이러한 그의 성향으로 볼 때, 현재 성장주인 가상화폐에 대한 그의 발언은 독설에 가깝다. 아마도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등이 안정기에 접어들면 가치주로 평가, 매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기자 개인적으로는 가상화폐가 성장주와 같다고 본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현재 우리나라에 부는 가상화폐에 대한 '나쁜 열풍'이다. 충분한 정보도 없이 '누가 떼돈을 벌었다더라'라는 소문으로 너나 할 것 없이 거래소에서 가상화폐를 구매한다. 그게 몇십만원 수준의 소액일지라도, 이 정도면 투기다.

현재 우리나라 정부는 가상화폐에 대한 이상 투기 현상을 감지하고, 강력한 규제안을 내놓았다. 가상화폐를 둘러싼 사기는 물론, 시세조정 세력까지 등장했다. 정부가 하려는 것은 이러한 나쁜 사람들로 부터 국민을 보호하려는 것이다. 투기로 인한 나쁜 결말을 막자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IT전문기자로서 조언을 하자면, 규제당국인 정부가 가상화폐에 대한 선입견을 버렸으면 한다. 투기에 대한 규제가 아니라, 기술 자체에 대한 규제에 초점이 맞춰진다면 그것이야 말로 대한민국 IT산업에 나쁜 결말을 초래할 것이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태우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