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박찬길 기자] 중국이 1회 충전 주행거리 400km 이상 전기차 보조금 지급 기준 신설을 추진한다. 주행거리가 길어지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시장 축소 및 삼원계 배터리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

4일 한국광물자원공사 희유금속 더 프라임 특집호에 따르면 중국정부는 1회 충전 주행거리에 따른 전기차 보조금 지급 기준을 변경을 검토 중이다. 전기차 주행거리에 따라 보조금을 차등 지급함으로써 업계에 주행거리 연장을 독려한다는 취지다.

현행 보조금 지급 기준은 100km 이상 150km 미만⋅150km 이상 250km 미만⋅250km 이상으로 구분된다. 한국의 국고보조금과 지자체보조금처럼 중앙정부 보조금과 지방정부보조금으로 나뉜다. 지방정부보조금이 한국처럼 지방마다 다른 것도 동일하다. 다만 지방정부 전기차 보조금은 없어질 예정이다.

중국이 1회 충전 주행거리 400km 이상 전기차 보조금 지급 기준을 신설한다. 사진은 국내에 도입된 중국 BYD 전기버스.(사진=썬코어)

전기차 보조금 정책 조정안은 주행거리 기준을 높여 장거리 주행 전기차 생산을 독려한다. 300km 이상 400km 미만 전기차의 경우 1대당 보조금을 4만5000위안(약 738만원)까지, 400km 이상 전기차는 5만위안(약 820만원)까지 보조금을 지급한다. 전액 중앙정부 보조금이다.

주행거리가 짧은 150km 미만 주행거리 전기차는 보조금을 지원하지 않는다. 현행 보조금 기준 상 주행거리가 100~150km 미만인 전기차는 중앙정부 2만위안(약 327만9000원)⋅지방정부 1만위안(베이징 기준, 약 163만 9500원)을 지급받는다.

검토중인 보조금 조정안이 실현될 경우 중국 내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삼원계 배터리 중심으로 변화할 전망이다. 중국 전기차 업계는 제조 난이도가 낮고 안전성이 높은 LFP 배터리를 주로 사용한다. 그러나 LFP 배터리는 에너지밀도가 낮아 전기차 주행거리를 늘리는 데 적합하지 않다.

업계는 1회 충전 주행거리 300km 이상의 차량을 만들기 위해선 NCM ‘6:2:2’ 비율(이하 NCM622) 배터리를 제조해야 하는 것으로 평가한다.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니켈⋅코발트⋅망간(NCM) 등 삼원계 배터리는 에너지밀도가 높다.

NCM622 양극활물질의 1g당 용량은 170~180mAh이다. LFP는 150mAh로 용량 차이가 크다. 전압도 NCM 양극활물질이 더 높다. 1g당 배터리 에너지양(Wh)으로 봤을 때 차이가 더 커진다.

중국은 지난 2016년 안전성 확보를 명분으로 삼원계 배터리 탑재 전기버스를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했다. 당시 업계는 기술 수준이 부족한 중국이 자국 배터리 산업을 살리기 위해 이 같은 조치를 취한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중국이 발표하는 ‘신에너지자동차 추천목록’ 내 자동차 배터리 업체 중 해외 대형 배터리 제조업체는 일본 AESC가 유일하다. 이 업체는 현재 중국 업체가 인수를 추진 중이기 때문에 목록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중국이 검토중인 전기차 보조금 지급 기준 변경은 자국 내 삼원계 배터리 산업이 기술력을 갖췄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중국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현재 중국의 NCM622 배터리 제조 수준은 한국과 비슷하다”며 “현재 기술로 충분히 300~400km를 주행하는 삼원계 전기차 배터리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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